|
배부른 여우
【페리 인덱스 24번】 굶주린 여우가 떡갈나무 구멍에 목동들이 남겨 둔 빵과 고기를 발견한다. 좁은 구멍으로 들어가 음식을 모두 먹은 여우는 배가 부풀어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지나가던 다른 여우는 들어갈 때처럼 몸이 다시 홀쭉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숲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우는 오래된 떡갈나무 곁을 지나다가 나무 구멍 안에서 풍겨 나오는 음식 냄새를 맡았다. 목동들이 그곳에 빵과 고기를 넣어 두고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었다.
나무 구멍은 매우 좁았지만 몹시 배가 고팠던 여우는 몸을 가늘게 움츠려 그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여우는 빵과 고기를 발견하자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고, 마침내 남아 있던 음식을 모두 먹어 치웠다.
배를 가득 채운 여우는 만족하며 밖으로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배가 크게 부풀어 있었기 때문에 좁은 구멍을 통과할 수 없었다. 여우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힘껏 잡아당겼지만, 불룩해진 배가 구멍에 걸려 꼼짝하지 않았다.
나무 안에 갇힌 여우는 걱정스러운 소리로 낑낑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다른 여우가 울음소리를 듣고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나무 구멍 안에서 그렇게 울고 있느냐?”
갇힌 여우가 대답했다.
“목동들이 남겨 둔 빵과 고기를 먹으려고 들어왔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부푸는 바람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사정을 들은 다른 여우가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의 몸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야겠구나. 배가 다시 홀쭉해지면 들어올 때처럼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 거야.”
배부른 여우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억지로 빠져나오려 하지 않았다. 결국 배가 다시 줄어들어 몸이 들어올 때처럼 가늘어질 때까지 나무 구멍 안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마침내 어려움을 풀어 준다. 아무리 애를 써도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곤경이라면 조급하게 몸부림치기보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 또한 눈앞의 먹을 것을 지나치게 탐하면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곤경에 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