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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신화 별전 【 가담항설의지식창고 】 2026.10.31. 17:02 (2026.10.31. 17:02)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 독수리가 이어 준 사랑

■  
올림포스의 신들이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붙잡힌 모습을 구경하던 날, 헤르메스는 사랑의 여신에게 품은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그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낙담한 헤르메스의 사정을 알게 된 제우스는 독수리를 보내 아프로디테의 신발을 가져오게 한다. 신발을 찾아온 여신과 헤르메스는 마침내 만나고, 독수리는 하늘의 별자리가 된다. 두 신 사이에서는 훗날 헤르마프로디토스가 태어난다.
목   차
[숨기기]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 독수리가 이어 준 사랑
 
 
 

개요

 
올림포스의 신들이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붙잡힌 모습을 구경하던 날, 헤르메스는 사랑의 여신에게 품은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그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낙담한 헤르메스의 사정을 알게 된 제우스는 독수리를 보내 아프로디테의 신발을 가져오게 한다. 신발을 찾아온 여신과 헤르메스는 마침내 만나고, 독수리는 하늘의 별자리가 된다. 두 신 사이에서는 훗날 헤르마프로디토스가 태어난다.
 
 
 

제1장. 헤르메스가 사랑의 여신에게 마음을 빼앗기다

1.1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헤파이스토스의 그물에 붙잡히다
 
올림포스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는 아내 아프로디테가 전쟁의 신 아레스와 몰래 만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태양신 헬리오스가 두 신의 만남을 목격하고 알려 준 것이었다. 분노한 헤파이스토스는 곧장 그들을 찾아가지 않았다. 대신 눈에 거의 보이지 않으면서도 누구도 끊을 수 없는 그물을 만들었다. 그는 침상 둘레에 그물을 치고, 멀리 떠나는 척하며 집을 비웠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스스로 덫에 걸려들기를 기다린 것이다.
 
헤파이스토스가 떠났다는 말을 들은 아레스는 서둘러 아프로디테를 찾아왔다. 두 신이 침상에 눕자 교묘하게 감춰 두었던 그물이 순식간에 조여 들었다. 팔과 다리가 묶인 두 신은 아무리 몸부림쳐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돌아오자마자 그 모습을 확인하고 올림포스의 신들을 불렀다. 자신이 당한 모욕을 알리고, 아레스에게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것이었다.
 
포세이돈과 아폴론, 헤르메스를 비롯한 남신들이 몰려와 문턱에 섰다. 여신들은 부끄러워 집에 머물렀다. 모여든 신들은 발 빠른 아레스가 다리를 저는 헤파이스토스의 솜씨에 붙잡힌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 사이에 선 헤르메스도 침상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다른 신들이 덫의 정교함을 이야기하는 동안, 그의 눈길은 황금빛 아프로디테에게 머물렀다.
 
그물에 묶인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를 신들 앞에 드러내는 헤파이스토스
 
 
1.2 아폴론의 물음에 헤르메스가 마음을 드러내다
 
신들의 웃음이 그치지 않자 아폴론은 곁에 선 헤르메스를 돌아보았다. 제우스의 명령을 전하는 헤르메스는 재치 있는 대답으로도 이름난 신이었다. 아폴론은 그를 놀리듯 물었다.
 
“헤르메스여, 저렇게 튼튼한 그물에 묶이더라도 황금빛 아프로디테와 함께 누울 수 있다면 좋겠느냐?”
 
주위의 신들은 헤르메스의 대답을 기다렸다.
 
헤르메스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아폴론이여, 그물이 세 배나 많아도 좋겠습니다. 모든 신과 여신이 지켜보아도 아프로디테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뜻밖의 대답에 신들은 또 한 번 크게 웃었다. 헤르메스도 그 웃음을 피하지 않았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아름다운 여신에게 끌리는 마음만큼은 숨기지 않은 셈이었다. 아폴론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고, 헤르메스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포세이돈만은 웃지 않았다. 그는 헤파이스토스에게 두 신을 풀어 달라고 청하며 아레스가 치를 배상금을 보증했다. 헤파이스토스가 그물을 거두자 아레스는 트라케로 달아났고, 아프로디테는 키프로스의 파포스로 향했다. 모여든 신들도 하나둘 흩어졌다. 헤르메스는 다시 평소의 길로 나섰지만, 아폴론의 질문 앞에서 드러낸 마음을 잊지 못했다. 신들의 웃음 속에 지나간 순간이 그에게는 오래 남았다.
 
아폴론의 질문에 웃으며 대답하는 헤르메스와 지켜보는 신들
 
 
1.3 아프로디테가 헤르메스의 구애를 거절하다
 
그날 이후 헤르메스는 올림포스와 인간 세상을 오가면서도 자꾸 아프로디테를 떠올렸다. 제우스의 명령을 전하고 길 잃은 나그네를 인도하는 일은 늘 하던 그대로였으나, 어느 곳에서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운 바람을 만나도 사랑의 여신이 생각났다. 그는 마침내 아프로디테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누구보다 말솜씨가 뛰어난 신이었으므로, 이번에도 진심을 말하면 마음이 닿으리라고 기대했다.
 
헤르메스는 여신을 만난 자리에서 가벼운 농담 대신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나는 수많은 길을 알고 있지만, 그대에게 닿는 길만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프로디테는 그의 말을 듣고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대의 재치와 날랜 발걸음이 모든 것을 얻어 주지는 않아요.”
 
그녀는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전했다. 사랑을 관장하는 여신이라 해도 누군가의 청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없었다.
 
헤르메스는 더는 말을 보태지 못했다. 늘 상대의 마음을 읽고 웃음을 끌어내던 그가 처음으로 대답을 잃은 듯했다. 그는 아프로디테에게서 물러나 홀로 길을 걸었다. 발에는 여전히 날개가 달려 있었지만, 걸음은 전에 없이 무거웠다. 아름다움에 이끌려 시작된 구애는 거절로 끝났고, 헤르메스는 자신에게 남은 길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 채 올림포스를 바라보았다.
 
헤르메스의 구애를 거절하며 돌아서는 아프로디테
 
 
 

제2장. 제우스의 독수리가 사랑의 길을 열다

2.1 제우스가 시름에 잠긴 헤르메스를 가엾게 여기다
 
아프로디테가 구애를 거절한 뒤, 헤르메스는 전과 달리 말수가 적어졌다. 그는 제우스의 명령을 전하려 산과 바다를 넘었고, 길을 잃은 사람을 만나면 여전히 길을 알려 주었다. 신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오래 머물지 않았고, 혼자 먼 곳을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늘 재치 있는 말로 신들을 웃기던 헤르메스가 달라진 모습을 아버지 제우스가 눈여겨보았다.
 
제우스는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이미 헤르메스가 아프로디테에게 마음을 두었고, 그의 구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다. 어느 날 헤르메스는 궁전의 계단에 앉아 한참 동안 말없이 구름을 바라보다가 다시 전령의 일을 하러 떠났다. 제우스는 아들이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구보다 자유롭게 길을 오가던 아들이 사랑 앞에서는 발걸음조차 무거워진 듯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의 낙담한 모습을 가엾게 여겼다. 그는 아프로디테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대신, 두 신이 다시 만날 기회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하늘 높이 독수리 한 마리가 넓은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제우스는 새를 부르며 조용히 손짓했다. 그 무렵 헤르메스는 자신의 일에 따라 멀리 이집트로 향하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어떤 계책을 세우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궁전 계단에 앉아 시름에 잠긴 헤르메스를 지켜보는 제우스
 
 
2.2 제우스가 독수리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기다
 
제우스의 부름을 받은 독수리가 올림포스의 궁전 앞에 내려앉았다. 날카로운 부리와 강한 발톱을 지닌 새는 날개를 접고 신들의 왕을 올려다보았다. 제우스는 아프로디테가 아켈로오스강에서 몸을 씻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가에는 여신이 벗어 둔 옷과 신발이 있을 터였다. 그는 독수리에게 그곳으로 날아가 아프로디테의 신발 한 짝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그 신발을 이집트의 아미타오니아에 있는 헤르메스에게 전해라.”
 
제우스는 독수리가 신발을 가져가면 아프로디테가 그것을 찾으러 나설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신이 먼 이집트까지 찾아온다면 헤르메스에게도 다시 마음을 전할 기회가 생길 터였다. 독수리는 곧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로 솟구쳤다. 제우스는 새가 구름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다. 그가 기대한 것은 아프로디테와 헤르메스가 다시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헤르메스는 이집트의 아미타오니아에서 맡은 일을 마치고 잠시 쉬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벌써 다음 목적지로 떠났겠지만, 그날은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아프로디테에게서 들었던 거절의 말을 떠올렸다가 고개를 저었다. 올림포스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 시각 독수리는 이미 아켈로오스강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작은 신발 한 짝이 뜻밖의 만남을 가져올 참이었다.
 
올림포스 궁전에서 독수리에게 임무를 내리는 제우스
 
 
2.3 독수리가 아프로디테의 신발을 훔쳐 이집트로 날아가다
 
아켈로오스강에는 햇빛이 부서져 반짝였고, 강변의 나무들은 물가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맑은 물에 몸을 씻으며 잠시 쉬고 있었다. 향기로운 옷과 장신구는 물기 닿지 않는 곳에 놓였고, 고운 신발도 가까운 바위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지나갔다.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가 강 위를 한 바퀴 돌더니 급히 날개를 접으며 내려왔다.
 
새는 아프로디테가 미처 손을 뻗기도 전에 신발 한 짝을 발톱으로 움켜쥐었다.
 
“거기 서라!”
 
여신이 외쳤지만 독수리는 이미 물가를 벗어나 높이 솟구쳤다. 아프로디테는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도둑맞은 것은 신발 한 짝뿐이었지만, 신의 전령처럼 거침없이 날아가는 독수리의 모습은 보통 새와 달랐다. 여신은 서둘러 옷을 갖춰 입고 독수리가 향한 곳을 살폈다.
 
독수리는 강을 뒤로하고 먼 땅을 향해 쉼 없이 날았다. 바다를 건너 이집트의 아미타오니아에 이르자 그곳에 있던 헤르메스를 찾아 내려왔다. 헤르메스는 독수리의 발톱에 매달린 신발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독수리는 그의 발치에 신발을 내려놓았다. 헤르메스는 신발을 집어 들고 살펴보다가 아프로디테의 것임을 알아차렸다. 제우스의 독수리가 그 신발을 자신에게 가져왔다는 사실을 깨닫자,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무언가 꾸몄음을 짐작했다. 독수리는 다시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갔다.
 
아켈로오스강에서 아프로디테의 신발을 낚아채 날아오르는 독수리
 
 
 

제3장. 두 신의 인연이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다

3.1 신발을 찾아온 아프로디테가 헤르메스와 만나다
 
아프로디테는 독수리의 자취를 따라 이집트의 아미타오니아에 이르렀다. 신발 한 짝을 들고 있는 헤르메스를 보자 걸음을 멈췄다.
 
“어째서 내 신발이 그대에게 있지요?”
 
헤르메스는 여신을 보자 반가웠지만 먼저 신발을 내밀었다.
 
“제우스의 독수리가 가져왔습니다. 뒤늦게 아버지의 뜻을 짐작했지요.”
 
여신은 신발을 받으며 그를 살폈다.
 
헤르메스는 예전처럼 재치 있는 농담을 늘어놓지 않았다.
 
“그대가 내 구애를 거절한 일을 기억합니다. 신발을 돌려주며 무엇을 요구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프로디테는 그 말을 듣고 물었다.
 
“그대도 내가 이곳에 올 것을 알고 있었나요?”
 
헤르메스는 고개를 저었다.
 
“독수리가 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대를 다시 만나니 기쁩니다.”
 
여신은 제우스가 이 만남을 마련했음을 깨달았지만, 곧장 떠나지는 않았다.
 
두 신은 이집트의 밝은 하늘 아래 함께 걸으며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헤르메스는 여행길에서 본 나라들을 이야기했고, 아프로디테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다가 때로 웃음을 지었다. 처음의 거절 이후 두 신 사이에 놓였던 거리가 조금씩 좁아졌다. 그날의 만남을 계기로 헤르메스는 마침내 아프로디테와 관계를 맺게 되었다고 전한다. 아켈로오스강에서 사라진 신발 한 짝이 먼 땅에서 두 신의 인연을 다시 이어 준 것이었다.
 
이집트에서 신발을 건네는 헤르메스와 마주 선 아프로디테
 
 
3.2 헤르메스가 독수리를 하늘의 별자리로 올리다
 
아프로디테와의 만남이 이루어진 뒤, 헤르메스는 자신을 도운 독수리를 떠올렸다. 그 새가 아니었다면 강가의 신발이 먼 이집트까지 날아올 일도, 아프로디테가 자신을 찾아올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제우스가 보낸 사자가 어디로 돌아갔는지 하늘을 살폈다. 독수리는 여전히 높은 곳을 날며 구름 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헤르메스는 손을 들어 새를 불렀고, 독수리는 원을 그리며 천천히 내려왔다.
 
“네가 나를 위해 먼 길을 날아주었구나.”
 
헤르메스는 독수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새는 강한 날개를 접었다 폈을 뿐 말이 없었다. 헤르메스는 그 수고를 잠깐의 칭찬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누리게 된 행운을 기억할 수 있도록 오래 남을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는 독수리를 높은 하늘의 별들 사이에 놓았다. 그곳에서 새는 날개를 활짝 펼친 모습으로 밤하늘에 빛나게 되었다.
 
밤이 되자 하늘에 독수리의 형상이 나타났다. 여행자들은 길을 가다 별들을 올려다보았고, 바다를 건너는 뱃사람들도 그 빛을 바라보았다. 별이 된 독수리는 자신에게 맡겨졌던 기묘한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헤르메스는 먼 나라로 소식을 전하러 갈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프로디테의 신발 한 짝을 물고 날아오던 날처럼, 독수리는 여전히 두 날개를 넓게 펼친 채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별들 사이로 날아오르는 독수리를 올려다보는 헤르메스
 
 
3.3 두 신의 이름을 이은 헤르마프로디토스가 태어나다
 
세월이 흐른 뒤,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두 신의 모습을 고루 닮았다. 얼굴에는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이 어려 있었고, 눈빛과 몸짓에서는 헤르메스의 생기 넘치는 기운이 엿보였다. 두 신은 자신들의 이름을 합쳐 아이를 헤르마프로디토스라고 불렀다. 그 이름에는 아버지 헤르메스와 어머니 아프로디테의 흔적이 함께 남았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트로이아 근처의 이다산에서 자랐다. 산속 동굴과 샘 주변에는 님프들이 살았고, 물의 님프인 나이아데스가 아이를 길렀다. 숲에는 바람이 불고 물길은 바위 사이를 흘렀다. 아이는 나무 그늘 아래를 거닐며 샘의 소리를 듣고, 햇빛이 비치는 산등성이를 바라보았다. 님프들은 그에게 꽃이 피는 자리와 맑은 물이 솟는 곳을 알려 주었다. 그러는 사이 그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열다섯 살이 되자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익숙한 이다산 너머의 세계를 보고 싶어졌다. 그는 자신을 길러 준 님프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길을 떠났다. 낯선 강과 새로운 땅을 찾아다니는 일이 그에게는 두려움보다 기쁨을 주었다. 발걸음은 뤼키아를 지나 카리아를 향했고, 그곳에는 아직 그가 알지 못하는 맑은 샘이 기다리고 있었다.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이름을 이어받은 소년의 새로운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다산에서 어린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돌보는 나이아데스들
 
 

 
 

【출전】

 
1. 호메로스(Homeros), 『오디세이아(Odysseia)』 제8권, 266~366행
헤파이스토스가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를 그물에 가두는 사건, 아폴론의 질문과 헤르메스의 대답, 포세이돈의 중재를 다룬다. 제1장 1.1~1.2절의 주요 출전이다.
2. 히기누스(Hyginus), 『천문학(De Astronomia)』 제2권 16장, 「독수리자리(Aquila)」
헤르메스의 구애와 아프로디테의 거절,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의 신발 탈취, 이집트에서의 만남, 독수리의 별자리 유래를 다룬다. 제1장 1.3절부터 제3장 3.2절까지의 핵심 출전이다. 다만 이 내용은 독수리자리의 유래에 관한 여러 전승 중 하나로 소개된다. 이 전승에서는 사랑에 빠진 인물로 헤르메스 외에 아나플라데스라는 이름도 언급되지만, 독수리가 신발을 가져간 대상은 헤르메스로 기록되어 있다.
3. 디오도로스 시켈로스(Diodoros Sikelos), 『역사총서(Bibliotheke Historike)』 제4권 6장 5절
헤르마프로디토스가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나 두 부모의 이름을 결합한 이름을 얻었다고 기록한다. 또한 그가 태어날 때부터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함께 지녔다는 전승도 소개한다. 이는 살마키스와 결합한 뒤 모습이 변했다는 오비디우스의 이야기와 차이를 보인다.
4. 오비디우스(Ovidius), 『변신 이야기(Metamorphoses)』 제4권, 285~388행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출생과 이다산에서의 양육, 열다섯 살에 고향을 떠나 뤼키아와 카리아를 여행하는 과정, 살마키스와의 만남을 다룬다. 제3장 3.3절의 출전이며, 후속 이야기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 – 하나가 된 두 사람」과 연결된다.
 
 
 

【창작·재구성 안내】

 
이 이야기는 서로 다른 고대 문헌에 전하는 사건을 하나의 연속된 서사로 재구성한 것이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그물에 붙잡힌 사건은 『오디세이아』에, 제우스가 독수리를 보내 헤르메스의 사랑을 돕는 사건은 히기누스의 『천문학』에 근거한다. 다만 두 사건의 시간적 연결과 등장인물의 대화·심리 묘사는 문학적 창작이다. 또한 독수리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두 신의 만남과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출생이 직접 연결된다는 기록은 없으며, 이 부분도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재구성하였다.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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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