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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Milo Winter 삽화, The Aesop for Children (1919)】왜가리 한 마리가 아침 먹이를 찾으려고 시냇가를 거닐다가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작은 물고기는 먹을 만하지 않다며 지나치고, 제법 살이 오른 물고기마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외면한다. 그러는 사이 물고기들은 깊은 곳으로 사라지고, 결국 왜가리는 작은 달팽이 한 마리로 아침 식사를 대신한다. 이 이야기는 지나치게 까다롭게 고르다가는 좋은 기회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한다.
어느 맑은 아침, 왜가리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시냇가를 천천히 거닐고 있었다. 길고 가느다란 목을 곧게 세우고 뾰족한 부리를 앞으로 내민 채, 맑은 물속을 유심히 살폈다. 시냇물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고 있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 아침 왜가리는 유난히 먹이를 까다롭게 골랐다. 작은 물고기들이 바로 앞을 지나갔지만, 왜가리는 부리를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속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런 작은 물고기들은 먹지 않겠어. 나 같은 왜가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보잘것없는 먹이야.”
얼마 뒤에는 제법 살이 오른 어린 농어 한 마리가 왜가리 가까이로 헤엄쳐 왔다. 손쉽게 잡아먹을 수 있는 거리였지만, 왜가리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크고 훌륭한 먹이를 기다리기로 하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런 물고기를 먹으려고 부리까지 벌릴 수는 없지!”
그러는 사이 해가 점점 높이 떠올랐다. 아침 햇살이 따뜻해지자 얕은 물가에서 헤엄치던 물고기들은 시원한 깊은 물속으로 옮겨 갔다. 왜가리는 뒤늦게 먹이를 찾으려고 물속을 이리저리 살폈지만, 조금 전까지 눈앞에 가득하던 물고기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왜가리는 배가 고파 견딜 수 없었다. 그때 물가에서 아주 작은 달팽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물고기들을 하찮게 여기던 왜가리는 이제 작은 달팽이 한 마리라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결국 왜가리는 그 작은 달팽이로 아침 식사를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지나치게 까다롭게 고르거나 더 좋은 것만을 기다리다가는 눈앞의 좋은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 지나친 욕심과 높은 기대에 사로잡히기보다 현재 주어진 기회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