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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놀이터 ::【거제문화원의 지식창고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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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 I. 6. 학동 백야시
백 년 전만 해도 학동고개를 지날 때면 사시나무 떨듯 떨어야 했습니다. 늑대를 비롯하여 사나운 짐승들이 우글거리는 무시무시한 길이었기 때문이지요. 구천계곡을 잇는 구불구불 고갯길은 밤낮없이 걸어도 못다 넘었습니다. 그런 만큼 들짐승에 물려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살아서 고갯길을 내려온 사람들도 거의 초주검 상태였습니다.
학동 백야시
 
 
백 년 전만 해도 학동고개를 지날 때면 사시나무 떨듯 떨어야 했습니다. 늑대를 비롯하여 사나운 짐승들이 우글거리는 무시무시한 길이었기 때문이지요. 구천계곡을 잇는 구불구불 고갯길은 밤낮없이 걸어도 못다 넘었습니다. 그런 만큼 들짐승에 물려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살아서 고갯길을 내려온 사람들도 거의 초주검 상태였습니다.
 
그런 일이 잦자 학동고갯길은 죽음을 각오해야만 넘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마을 이장이 말했습니다.
 
“소문에, 학동고갯길에 요물이 산다는군요. 백 여시가 둔갑을 부려 마을 사람들을 홀린다는데 우리가 그 증거를 찾아 봅시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습니다. 사나운 늑대나 짐승을 그냥 두면 안 됩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 잡아내야 합니다.”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번번이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잘 잡히겠소?”
 
이장의 끈질긴 설득에 마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지요. 때려잡을 도구들을 챙겨서 학동 고갯길에서부터 사방으로 샅샅이 뒤져나갔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여럿이 조를 짜 같이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기왕에 나선 길이니 들짐승이든, 날짐승이든 사람을 해치는 요물을 때려잡겠다는 각오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몇 날 며칠을 아무리 뒤져도 요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딘가 깊숙이 숨어버린 걸까요? 그러던 어느 날, 깊은 숲에서 군데군데 핏자국과 짐승의 털이 뭉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의 핏자국이라느니, 아니라느니 의견이 분분했고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때 멀찍이 서 있던 노인이 다가왔습니다. 털을 자세히 보더니 말했습니다.
 
“이것은 분명 개털이오. 아주 오래전에 이 마을에 백 년 묵은 하얀 개가 있었소. 그 개 짖는 소리가 흡사 늑대와 여우가 울부짖는 소리처럼 들려 사람들이 두드려 패고는 마을 밖으로 내쫓아버린 적이 있소. 그 개가 원한을 품고 요물, 백야시가 되었나 봅니다. 알고 보면 그 개도 참 가엾습니다.”
 
털 하나로 백 년 전에 쫓겨난 개라고 단정 지은 노인은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리저리 휘둘리지 말고 요물을 물리칠 비법을 일러주었습니다.
 
“길이가 5m 정도인 막대기를 머리에 올리고 가면 절대 대들지 못할 겁니다. 저 요물은 자신보다 크면 숨고, 작으면 달려 듭니다. 그러하니 꼭 이 방법을 쓰기 바라오. 그래야 단번에 물리칠 수 있습니다. 요물이 된 저 개는 사람의 간과 심장만 꺼내 먹기 때문에 무엇보다 머리를 훌쩍 뛰어넘어야 사람을 홀릴 수가 있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학동 고갯길을 들어설 때마다 5m 막대기를 머리에 이고 올랐습니다. 그렇게 한 탓인지 정말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할 수가 있었고, 편하게 일을 보러 고갯길을 넘나들었습니다.
 
그로부터 한참 후 학동고갯길을 오르내리던 사람들이 고마움을 표시하려 그 노인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 노인을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 노인을 백년 된 하얀 개의 주인이라 생각했습니다. 학동고갯길에서 매번 불상사가 끊이질 않는 데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니 하늘에서도 걱정이 되어 잠시 나타난 거라 믿었답니다.
 
아직도 학동고갯길을 혼자 넘어가면 백야시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대요.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머리 위로 높이 올리고 가던 작대기를 퉁퉁 두드리며 백야시를 밀어내는 시늉을 합니다. 죽이지 않고 쫓기만 하는 것은 노인이 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알아챘기 때문이지요.
 
 
 
-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거제문화원 2020년 12월)
【문화】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 I. 5. 까마귀섬, 소병대도
• I. 6. 학동 백야시
• I. 7. 산방산과 삼신굴
(2024.09.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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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