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 한산도는 옛 거제 땅이었다 - 송재식
한산도는 1,200여 년 동안 거제의 땅이었다.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에는 명진현에 속했으며 조선시대에는 둔덕면에 속하였으나 1,900년 진남군이 설치되면서 한산면과 가조도가 진남군에 편입되었다. 1909년에 진남군이 용남군으로 개칭되면서 용남군 소속 가조리를 분리하여 가조면이 되었고, 일제강점기인 1914년 3월 1일에 용남군과 거제군을 통합하여 통영군을 설치하였으며 통영군 서부면을 거제면으로 개칭하였고 이때부터 거제는 통영군 소속으로 있었다. 1929년 4월 1일 가조면은 폐지되면서 통영군 사등면 창호리로 환원되었다. 1953년 1월 1일 통영군에서 거제군으로 복군되었으나 이때 한산도를 가져오지 못하고 통영군 소속으로 남겨진 아쉬움이 있다.
▶ 1200여 년 동안 거제의 땅이었던 한산도
《통영시지》(1999) 및 한산면 홈페이지에도 한산면 지역은 원래 거제 땅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949년 4월 27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거제도민은 복군을 요망한다’는 제목으로 ‘1914년 당시의 총독부로부터 국내의 행정기구를 축소·간소화시킨다는 명목으로 거제도를 육지와 가장 가까운 통영군에 합병했고, 현재 거제 사람들은 한결같이 거제도 복군을 갈망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 기사는 당시 경상남도 초대 도의원에 이어 제2대 경남도의회 의장직을 맡게 된 진석중 의원과 제2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채오(李采五) 의원에 의해 제2대 국회 제14회 제31차 국회 본회의(1952년 11월 27일) ‘시군의 설치와 군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 중 ‘통영군 행정구역 변경안’ 의결까지 이끌게 된다. 당시 이 안의 쟁점은 거제 군의 복군에 원래 거제 땅이었던 한산도를 비롯한 부속 섬을 포함시키느냐와 한산도가 거제군에 포함되면 통영의 정체성을 우려한 통영 지역민의 반발이 강력해 쉽게 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거제 출신 이채오 의원은 이 안건의 목적은 원래 거제 땅이었던 한산도를 통영에 포함시키느냐 마느냐가 아닌 거제군 복군이었으며, 한산도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상 거제에도 매우 중요한 섬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1952년 12월 12일 대통령령 제271호로 거제군 설치법이 공포되고 이듬해인 1953년 1월 거제군은 현재의 행정구역으로 독립하게 된다.
70년 가까이 통영시의 관할구역으로 굳혀진 한산도를 비롯한 거제의 옛 섬들을 다시 거제 행정구역으로 편입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되돌려받지 못한 거제의 옛 섬들은 거제와 함께한 역사와 인연이 더 깊은 만큼 우리가 반드시 알고 지켜야 할 역사다. 그렇지 않으면 한산(閑山)은 거제 사람들에게 한산(恨山)으로 기억될 뿐이다.1)
- 거제 역사의 남겨진 이야기 (거제문화원, 2023년 12월)
1) 거제신문(http://www.geojenews.co.kr) 2022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