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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천기철의 섬산행
◈ 15. 뜨거운 사랑과 은혜 품은 아름다운 섬
자은도는 목포에서 서북쪽 해상 41.3km 지점에 있다. 면적 52.18km2, 해안선 길이 56.8km, 2014년 기준, 1,307개 가구 인구 2,444명이며, 국내 3,000여 개의 섬 중 13번째로 큰 섬이다. 자은도의 북서쪽에서 남서쪽에 이르는 해변은 해수욕장이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래해변이다.
【남도여행대가 천기철의 섬산행】 자은도 두봉산
뜨거운 사랑과 은혜 품은 아름다운 섬
 
 
글 사진 · 천기철 해남 주재기자
 
 
 
 
자은도는 목포에서 서북쪽 해상 41.3km 지점에 있다. 면적 52.18km2, 해안선 길이 56.8km, 2014년 기준, 1,307개 가구 인구 2,444명이며, 국내 3,000여 개의 섬 중 13번째로 큰 섬이다. 자은도의 북서쪽에서 남서쪽에 이르는 해변은 해수욕장이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래해변이다.
 
2019년 4월 4일 압해도 송공리에서 암태도 오도항으로 연도되는 천사대교가 완공되었다. 덕분에 연도교로 이어진 여덟 개의 섬(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자라도, 박지도, 반월도, 추포도)을 하루 만에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자은도는 천사대교로 연결된 섬 중에서는 가장 북쪽에 위치하며, 섬 중앙에 자리 잡은 두봉산(斗峰山·363.8m)은 이름만큼이나 수려하여 천사대교의 다리로 연결되는 섬 중에서 아름답기로 으뜸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교통로
 
임진왜란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을 따라 참전했던 병사 두사춘(斗四春)은 남의 나라에 와서 싸우다가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탈영하여 전국 각지를 전전하다가 자은도에 도착했다. 도착하여보니 섬의 지형지세가 모난데도 없고 평탄할 뿐 만 아니라 사람들의 인심이 좋고 난세에도 생명을 보전하기에 좋은 섬이었다.
 
두사춘이 숨어있던 곳은 두봉산 자락의 천혜방(天惠房)이라는 작은 동굴이었다. 이후 원정군이 회군하자 그도 자은도를 떠나면서 무사히 은신하게 된 것을 감사히 여겨 “이 굴이 내 생명을 구해준 굴이다. 하늘이 나를 구해준 굴이니 굴의 이름을 천혜방(天惠房)이라 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하여 온다. 또한, 두사춘은 자신을 숨겨준 자은도 사람들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베풀어 준 뜨거운 사랑(慈)과 은혜(惠)를 못 잊어 섬 이름을 자은도(慈恩島)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자은도의 진산(鎭山)인 두봉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교통로에 위치하였다. 자은도와 북쪽 증도 사이의 해협은 한반도 남쪽과 중부를 잇는 매우 중요한 항로였다. 자은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두봉산의 정상에 오르면 서남해를 침입하는 왜적들의 동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두봉산은 인근 섬의 산들의 높이가 100~300m에 불과한 데 비해, 고도가 높고(363.8m) 정상부가 벼랑을 이루고 있어 뱃사람들의 눈에 잘 띄어 항해할 때 이정표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을 것이다.
 
고려 우왕 3년(1377년)부터 조선 세종 23년(1441년)까지 이곳에 수군영이 위치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해로를 확보하기 위해 섬 북쪽에 많은 일본인들이 자은도민을 강제로 동원하여 땅굴 진지를 만든 흔적이 남아 있다.
 
면소재지인 구영리(舊營里)는 조선시대 당시 수군영(水軍營)이 있던 자리다. 기록에 따르면 종사품 벼슬의 관리가 수군 400여 명을 거느렸다. 막사는 두봉산 북서쪽의 성재봉(225m·두모산) 아래에 있었고, 현재 자은초교가 있는 곳이 병사들의 훈련장이라고 전해온다. 지금도 성재봉 부근에는 돈대 규모의 성터가 남아 있고, 도자기 조각들이 많이 발견된다.
 
 
 
 
산 이름에 대한 재밌는 전설
 
자은도의 면소재지 구영리 뒷산 성재봉에 구영봉화대(舊營烽火臺)가 위치한 것도 자은도에서두봉산의 조망이 가장 뛰어난 탓이었을 것이다. 자은도 사람들이 말봉산이라 하고, 암태도 사람들이 되봉산이라 부르는 두봉산(斗峰山)과 승봉산(升峰山)의 산 이름에 대한 재밌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아득한 옛날 태고 때 천지가 생성되던 때에 자은땅이 모두 물속에 잠겨 있었다. 이때 한 말(斗, 두) 가량의 땅 덩어리가 솟아 있었다가 세월이 흘러 점점 바닷물이 줄고 육지가 형성되어 높은 산을 이루어 두봉산(斗峰山)이 되고, 바로 옆 암태도에는 두봉산보다 조금 작은 한 되(升, 승) 가량의 땅 덩어리가 솟아 있었는데, 이것은 나중에 승봉산(升峰山)이 되었다고 전한다.
 
지금도 두봉산과 승봉산의 산정의 바위에는 조개껍질이 발견되어 이 두 산의 생성설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마도 두 산의 이름은 자은도에 피신한 당시, 한자에 해박한 두자춘이 명명한 지명일 것이다. 두봉산은 두봉(斗峰)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두(斗)+봉(峰, 옛날 산이라는 개념)+산(山) 이다. 승봉산(升峰山)은 승봉(升峰)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승(升)+봉(峰)+산(山)이다.
 
두 산은 봉(峰)+산(山)이 결합되었으므로 봉우리 두봉(斗峰), 승봉(升峰)으로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당연하게 물에 잠긴 두 산이 한 말과 한 되로 보였다면 산이라는 개념보다는 자그마한 봉우리라는 개념이 더 어울릴 것이다.
 
두봉산 산행은 면소재지인 구영리의 구영저수지에서 시작된다. 면사무소 앞의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00m쯤 가면 구영저수지 왼쪽으로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이 안내도 바로 옆으로 곧바로 두봉산으로 진입하는 임도가 나있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면, 묵은 임도가 시작된다. 무선기지국을 통해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곧바로 임도길을 오르면 능선의 헬리포트장에 닿는다.
 
 
환상적인 조망의 암릉능선
 
무선기지국을 지나 자그마한 암릉을 오르고, 칙칙한 숲속을 10여 분 접어들면 구영저수지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만난다. 삼거리에서 성재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철도의 폐목으로 만들어진 상당히 가파른 계단길이다. 숨을 헐떡거리며 오르는 등산로는 20여 분 정도 이어진다. 허물어진 봉화대 산성의 축대를 오르면 꽤 넓은 성제봉 봉화대 성터(구영 봉화대 산성터)가 나타난다. 울창한 숲이 없던 시절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던 봉우리였다.
 
구영 봉화대 산성터는 봉화대를 지키기 위하여 축성한 산성터로 추정된다. 봉화대 산성터 동북쪽 끝 조망이 좋은 곳에 두봉정(斗峰亭)이 세워져 있다. 잠시 숨을 돌리기 좋은 정자다. 정자 위에 올라서면 자은도 북쪽 해안의 아름다운 둔장해변이 내려다보인다. 멀리 임자도와 증도, 지도도 보인다.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능선으로 내려간다. 성제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주능선은 한껏 고도를 낮춘다. 이정표가 없다면 하산로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내리막길이 길다. 우거진 낙엽 활옆수림 서어나무숲과 조릿대숲이 시작된다. 20여 분 어두침침한 편편한 능선길을 기분 좋게 따라 오르면 벤치가 설치된 널찍한 안부 대율재에 도착한다. 대율리에서 면사무소가 있는 구영리로 넘어가는 재다.
 
면사무소에서 두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지름길이다. 이곳에서 서쪽 하산길을 따르면 자은초교 밑 저수지 방면으로 내려설 수 있다. 다시 능선을 따라 오른다. 10여 분 동안 고도감을 높여가면 순간, 앞이 확 트이며 마치 청동기 시대의 유물 같은 고인돌 쉼터가 나타난다. 멀리 자은도의 동북해변의 한눈에 보이고, 두봉산의 웅장한 암릉 능선이 바로 앞으로 우뚝 솟아있다.
 
이후로 자연쉼터에서 시작되는 약 1km 구간이 두봉산 산행의 백미다. 암반 위로 이어지는 능선길 어디서나 조망이 뛰어나다. 등산객의 안전을 돕기 위하여 설치된 철봉을 부여잡고 암릉으로 오르면 약 40분 동안 등산로 내내 동서남북으로 수려한 다도해가 펼쳐진다. 다도해의 주옥같은 섬들을 조망하며 암봉에 오른다.
 
오른쪽으로 해남반도, 진도, 장산도, 하의도, 팔금, 안좌, 암태도, 도초도, 우이도, 비금도, 흑산도, 홍도, 다물도, 대둔도, 송도가 보인다. 날씨가 맑은 날은 제주도도 보인다고 한다. 왼쪽으로는 임자도, 사옥도, 지도, 증도, 무안 해제반도, 병풍도, 대기점도, 선도, 매화도 등이 보인다. 멀리 영광 불갑산과 구수산도 보인다.
 
 
 
 
급경사 암릉 하산길
 
정상으로 오르기 전 전망 좋은 암릉에 오르면 올라왔던 두봉산의 웅장한 서쪽 암릉 너머로 자은도의 서쪽 해안이 내려다보인다. 정상에는 산불감지 CCTV가 설치되어 있으며, 정상석이 설치된 지점은 조망이 좋지 않다. 정상이 민둥산인 시절에는 신안군의 산 중 가장 뛰어난 조망을 가진 산이었다.
 
정상에서 터진목을 따라 내려가면 동쪽 유천리 일대의 염전과 개간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건너 암태도의 아기자기한 산자락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동쪽으로 영광 불갑산, 구수산, 무안 승달산, 목포 유달산, 해남 흑석산, 두륜산, 달마산, 장흥 제암산, 천관산이 도열해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순천 조계산, 광양 백운산까지도 보인다. 한동안 머무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두봉산 최고의 조망처다.
 
정상 삼거리에서 두사춘이 머물렀다는 동굴인 천혜방을 거친 유천리 코스와 도명사로 내려가는 두 코스로 길이 갈리는데, 하산은 급경사 바위 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도명사 방면이 무난하다. 산길이 다소 험하기는 해도 면소재지가 있는 구영리로 가려면 이 코스가 제일 편하다. 길을 따르자 초반부터 절벽이 앞을 막는다. 난간과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도 머리가 쭈뼛해질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어느 정도 암릉 경험이 있는 등산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산행할 수 있다.
 
상쾌한 기분으로 뾰족한 암봉에 올라서서 뒤쪽을 바라보면 뒤로 조금 떨어진 곳에 두봉산의 바위산이 솟아 있다. 20분 정도 바위 지대를 통과하면 산길은 다시 숲으로 내려간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왼쪽 도명사 방면의 산길이 나타난다. 습지대를 지나 쉬엄쉬엄 걸어가면 산행의 날머리 도명사에 닿는다.
 
 
【출처】사람과 산 (www.sansan.co.kr)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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