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8년 프랑스 2월 혁명의 영향으로 3월에 베를린과 빈에서 일어난 봉기 및 독일 연방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정치적 혁명. 독일 3월 혁명이라고도 한다. 1848~1849년에 걸쳐 진행되었던 독일 혁명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시민 혁명으로, 국내 민주화의 요구와 함께 국제 문제가 주요 논쟁점이 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독일의 3월 혁명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하여 당시 독일 의 상황과 그 주변 정세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나폴레옹 전쟁 후 1814년에 열린 빈 회의에 의하여 독일에는 각각 주권을 가진 35개의 영방 국가와 4개의 자유시로 이루어진 독일 연방이 세워졌다.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독일 연방의 지도적 역할을 하였으며, 그 정책은 반동적인 오스트리아 재상 메테르니히에 의하여 대표되었다. 이러한 상황이었으므로, 빈 회의 이후 1848년까지 독일 연방 각 국이 내세우고 주장하였던 것은 분열된 국가의 통일과 각 영방 국가의 자유 확대였다. 이러한 정치 운동을 주도한 것은 라인 지방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적 부르주아 계층이었다. 이들은 1830년대 중기 이후 산업 혁명의 발전과 함께 대두된, 경제적 힘은 지니고 있었지만 정치적으로는 아직 아무 권리도 갖지 못한, 그래서 권력을 추구하고 지향할 수밖에 없는 계층이었다. 이러한 부르주아지 뒤에는 아직 완전한 기반을 갖추지는 못하였지만 프롤레타리아트가 있었으며, 이 두 계급 사이에 공화주의를 내세우는 민주주의자들인 프티 부르주아 지식인들이 있어 당시의 정치 운동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하였다. 또 하나의 중요한 상황은 민족 문제였다. 폴란드인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던 프로이센에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보다는 다민족 국가였던 오스트리아의 경우가 더욱 심각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 프랑스의 2월 혁명을 계기로 하여 독일에 3월 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1848년 3월 13일 반동적인 빈 체제의 중심지인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시민들의 봉기가 일어났다. 시민 봉기의 수습에 실패한 수상 메테르니히 는 사임하고, 런던으로 망명하였다. 무기를 탈취하여 무장한 시민들 앞에 황제 페르디난트 1세는 검열 폐지와 출판 자유를 인정하기로 하였으며, 헌법을 제정할 것을 약속하였다. 시민 봉기를 시작으로 하여 여러 민족의 연합체이던 오스트리아 제국은 헝가리·북이탈리아 등 각지에 민족주의 운동이 일어나 붕괴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프로이센도 3월 18일 수도 베를린에서 실업자들을 포함한 대규모의 군중 집회를 비롯하여 시민 소요가 일어났으며, 이 사태는 시가전으로까지 번져 나갔다. 마침내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는 라인 지방의 상업 부르주아지 캄프하우젠을 총리로 한 자유주의 내각을 세웠으며, 헌법 제정과 의회 소집을 약속하였다. 독일 연방의 다른 영방 국가에서도 시민들의 운동 및 폭동이 일어났으며, 각 군주는 자유주의적 개혁을 약속하였다. 이러한 사태와 함께 독일 민족의 통일 운동 도 크게 고무되었다. 5월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국민 의회 가 성립되었고, 독일 전국에서 대표들이 모여, 통일 독일 의 헌법 제정을 협의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당시 독일은 아직도 봉건 세력이 강하였고, 부르주아지의 힘은 약하였다. 그런데다가 제휴하여 혁명을 이끌어 온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 가 혁명 과정에서 갈등을 드러내며 격렬하게 대립하였다. 어려움에 처한 채 프롤레타리아의 세력 증대가 두려워진 부르주아지는 혁명이 진행되는 도중에 전제적 권력과 타협하고 말았다. 한편, 오스트리아에서는 반혁명이 진행되어 6월 북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군이 승리를 거두었다. 10월에는 빈에서 혁명 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하였다. 이어 11월 베를린 에서도 헌법 제정 의회가 군대에 의하여 해산되었다. 이를 11월 반혁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크푸르트 국민 의회에서는 독일 통일책에 대하여 의견 대립이 발생하였다.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독일을 통일하려는 대독일주의와,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독일 민족만의 나라를 만들려는 소독일주의 가 격렬하게 대립하게 되었던 것이다. 여러 차례에 걸친 협의 끝에 1849년 3월 의회는 민주적인 독일 헌법을 만들고, 프로이센 국왕을 독일 황제로 추대할 것을 의결하였다. 의회 대표가 베를린으로 가서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에게 독일 황제의 관을 바쳤다. 그러나 철저한 정통주의자였던 왕은 국민에게서 제왕의 관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으며, 그런데다가 오스트리아와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여 독일의 통일 시도는 실패하였으며, 국민 의회는 거의 붕괴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1849년 5월에서 7월에 걸쳐 라인 지방에서 민주적인 독일 헌법을 지지하기 위하여 시민과 노동자의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모두가 프로이센 군대에 의하여 진압되었다. 무력에 의한 진압 속에서도 헝가리에서만은 계속 완전 독립을 부르짖으며, 코슈트를 수석으로 하는 임시 혁명 정부를 중심으로 저항을 계속하였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오스트리아가 러시아에 원조를 청하여 1849년 10월 헝가리를 완전히 평정하였다. 이로써 2여 년에 걸쳐 치열하게 추구되었던 독일의 혁명 운동은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