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의 팔레스타인 남서부에 있는 가자 지구의 중심이 되는 도시. 먼저 가자 지구(Gaza Strip)를 살펴보면, 이는 면적 약 363㎢에 인구 약 55만(1990년 현재)이 되는 지역이다. 이러한 규모의 가자 지구는 해안선의 길이 가 40㎞, 평균 나비가 8㎞로 지중해 연안에 위치하며,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 내린 땅덩이이다. 이 가자 지구의 중심 도시인 가자는 지중해 해안에서 약 5㎞ 떨어져 있으며, 고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중해와 이집트를 이어 주는 중요한 무역 중계지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자는 4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오래된 도시로, 고대 이집트의 문헌에는 군사적인 요지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구약 성서에는 이스라엘인과 블레셋인의 침입과 갈등이 있었던 곳, 설화적인 삼손의 활약이 펼쳐졌던 곳으로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집트와 시리아를 이어 주는 교통의 요지로서 가자는 예로부터 아시리아· 이집트·페르시아·오스만 투르크 등 여러 세력의 침입과 지배를 받아 온 분쟁의 땅이었다. 그러다가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에는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이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번화한 문화를 누리던 이 지역은 한때 파괴되어 번성하던 도시의 모습을 잃기도 하였지만, 로마인들에 의해 다시 건설되었다. 그 뒤 영국 세력에 의해 장악되었던 이 지역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영국의 위임 통치에서 벗어났다. 이러한 고난 많은 역사 속에 이 지역은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유대·아랍 두 민족 사이의 치열한 분쟁의 중심지가 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소요가 끊일 날 없었다. 이 국제적인 소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침내 1947년 UN 총회가 열렸으며, 그 결의에 따라 팔레스타인 분할 통치가 결정되었다. 그리하여 가자시와 그 주변은 아랍 쪽으로 편입되었다. 1948년의 치열한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의 격전지가 되었던 가자시를 포함한 지중해 연안의 가자 지구는 1949년에 체결된 아랍· 이스라엘 휴전 협정에 의하여 아랍에 속하게 되었다. 이 전쟁이 끝난 후 많은 아랍 난민이 이스라엘을 탈출하여 그 곳으로 모여들었으며, 그 결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랍 난민촌에 살게 되었다. 이 난민촌이 이루어진 뒤 이스라엘 에 대한 아랍인들의 민족적 감정은 더욱 날카로워졌으며 거칠어졌다. 이스라엘에 접해 있는 이 지역은 그 뒤 팔레스타인과 아랍 게릴라 투쟁의 거점으로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지가 되었다. 1956년 수에즈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이 곳을 점령하였으나, 1957년 다시 이집트의 영토가 되었다. 그러나 1967년에 일어났던 중동 전쟁으로 하여 이 지역 은 시나이 반도와 함께 이스라엘이 다시 점령하였다. 그 뒤, 1993년 9월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PLO)와 이스라엘 은 이스라엘 점령지의 잠정적인 자치에 관한 원칙에 합의하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1994년 5월 가자와 예리코에서 잠정 자치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