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남도 거창군 거창읍에 있는 통일 신라 시대의 석조 여래 입상. 보물 제377호. 전체 높이 3.7m, 불상 높이 2.75m.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불상이다. 통일 신라 후기인 9세기경에 많이 만들어진 거대한 불상들과 함께 이 시기 불상 조각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머리는 소라 껍데기처럼 빙빙 비틀린 부처의 머리털 형태이고, 육계는 아주 작아 거의 무시되었으며, 몸에 비해 크고 둥근 얼굴을 하고 있다. 이목구비를 보면 부은 듯한 눈을 반쯤 뜨고 있으며, 은근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입은 전체적인 표정을 부드럽게 만든다. 굵고 짧은 목에는 3도(三道)가 선으로 간단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귀는 길다. 머리 부분에 비해 가슴은 빈약한 듯한데, 몸에 붙어 흘러내리는 옷자락 속으로 몸의 굴곡을 상세하게 나타냈다. 두 팔은 몸에 딱 붙어 있어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오른손은 늘어뜨려 옷자락을 잡고 왼손은 배에 대고 있는데, 집게손가락을 펴고 엄지와 가운뎃손가락은 마주 대고 있다. 어깨에 걸친 법의는 몸에 붙어 흘러내리는데, 팔에 옷자락이 휘감겨 있으며, 배에 표현된 U자 모양 옷주름은 다리까지 내려와 있다. 양 다리에도 긴 타원형의 옷주름이 묘사되어 있다. 앞부분 법의의 아랫단은 V자 모양으로 끝나고, 옆면에서는 S자 모양으로 주름을 잡았다. 특히, 법의 아래로 보이는 군의( 치마)의 세로줄 주름은 신라 불상의 특징이다. 불상 이 서 있는 대좌는 지금은 윗부분만 보이는데, 8개의 겹꽃잎을 가진 연꽃 무늬가 매우 힘 있게 조각되어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 불상이 만들어진 시기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르다. 통일 신라 때 유행한 불상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일 신라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표현이 단조롭고, 몸 전체의 균형도 맞지 않으며, 훗날 만들어 얹은 것으로 보이는 커다랗고 둥근 천개 등을 볼 때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