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선사 문화(先史文化)의 맨 나중 단계. 석기와 청동기를 함께 사용했던 시대, 즉 금석 병용 시대(金石倂用時代)의 문화로 기원전 3600년 무렵부터 기원전 3200년 무렵까지 계속되었으며, 나일강 하류의 게르제 유적과 관련이 있어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상·하 이집트의 거의 중간에 위치한 게르제가 그 대표적인 유적이다.

이집트 문화는 바다리 문화·아무라 문화· 게르제 문화의 순서로 이어진다. 지역적으로는 아무라 문화보다 남북쪽으로 확대되어 갔다. 아무라 문화 말기에 변화를 이룩한 촌락 공동체는 대규모의 관개 공사가 이루어지자 농업 생산력은 커지고 마을은 도시로 발전하여, 기원전 4000년 무렵 후반에 노모스(nomos)의 중심이 되는 도시 가 만들어졌다.

게르제 문화의 특징으로는 검붉은 물감 으로 그림을 그려 겉면을 장식한 엷은 황색 토기, 동물 이나 물고기의 모양을 한 팔레트, 돌을 자르는 데 연마재 와 더불어 사용한 원통형 송곳, 배 모양의 곤봉, 부싯돌 로 만든 칼 및 야금술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이 시대 말기에는 토기·돌판·돌 등에 씌어진 상형 문자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왕의 권력을 나타내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고자 한 왕들이 만든 것이다. 이 시기에 서아시아와 접촉한 결과 흙벽돌로 된 벽을 오목하게 판 벽감을 만들어 꽃병이나 장식품을 진열하였고, 원통 도장, 특정한 장식의 문양 소재 및 토기 형태가 등장했다. 무덤은 직사각형을 이루었고 벽은·납·자수정 따위의 원료 외에 수메르의 도장도 수입 되었는데, 이러한 것들로 미루어 건조물이나 미술의 소재 등에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국가 통일의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도시는 전투에 대비하여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마침내 강력한 제1왕조가 나타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