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24호) 경상 북도 경주시 남산동(南山洞)에 위치한 통일 신라 시대의 석탑 2기. 형식을 달리하면서 동서로 대립해 있는 특수한 탑으로 불국사의 동서 쌍탑을 연상케 한다. 동탑의 높이는 7.04m, 서탑의 높이는 5.55m이다.
동탑은 전형적인 신라 양식의 석탑과는 달리 벽돌 석탑[塼石塔]의 형식을 취하였다. 넓은 2중 지대석(地臺石) 위에 8개의 돌덩이로 직육면체의 단층 기단(基壇)을 만들고, 그 기단 위에 3단의 네모난 굄을 마련하여 3층의 탑신부를 받치도록 하였다.
3층의 탑신부는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는데 표면에는 조각이 없다.
옥신과 옥개석은 올라갈수록 작아지고, 옥개석의 받침은 초층부터 5·5·4단이고 낙수면은 일반 석탑 양식과는 달리 초층에서부터 7·6·5단의 층을 형성하였다. 상륜부는 노반만 남았을 뿐 나머지는 없어졌다.
서탑은 2중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를 세운 전형적 신라 석탑의 양식을 보여 준다.
하대석(下臺石)과 하층 기단 면석(面石)을 1장의 돌로 만들어 모두 4장으로 구성하고, 상층 기단 면석에는 각 면 2주의 탱주(撑柱)를 표시하여 구분하였으며, 그 안에 팔부중상(八部衆像)을 1구씩 양각하였다.
이 팔부중은 모두 앉아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뱀으로 된 관을 쓰고 있는 마후라상(摩喉羅像), 머리가 3개에 팔이 8개인 아수라상(阿修羅像) 등이 입에 염주를 물었거나, 여의주 또는 금강저를 들었거나 합장을 한 모습 등을 하고 있다.
이 팔부중 조각은 신라 시대 중기 이후에 등장하기 시작한 보기 드문 조각으로, 석탑의 연대를 밝히는 것은 물론 팔부중 조각 양식의 계보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