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광역시 동구 공산동 팔공산 남쪽 봉우리 관봉의 정상에 있는 통일 신라 시대의 석불상. 보물 제431호로 지정되었으며 높이 4m이다. 대좌와 불상이 하나의 화강석으로 조각된 좌불상이다.

관봉은 다른 말로 갓바위라고도 하는데, 이 불상의 머리 위에 갓을 쓴 것과 같은 모양의 자연 판석이 올려져 있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머리는 짧게 자른 체발을 하였으며, 부처의 정수리에 상투처럼 솟은 육계가 뚜렷하다. 얼굴은 둥글고 풍만하지만, 반달형의 눈썹 아래 눈은 눈꼬리가 약간 위로 치켜올라가 날카로우며, 알맞게 솟은 코와 굳게 다문 입에서 흘러나오는 자비로운 미소가 전체적으로 잘 조화되어 있다. 코 끝에서 입 가장자리까지 팔자(八字)로 깊이 패어 있으며, 눈썹 과 눈썹 사이의 이마 한가운데에 부처의 32상 가운데 하나로 눈썹 사이에 난 흰 터럭인 백호가 뚜렷하게 새겨진 것이 특징적이다. 귀는 길게 늘어져 어깨까지 닿아 있고 굵고 짧은 목에는 삼도가 새겨져 있다. 어깨는 다소 치켜 올라간 듯이 보이지만 넓고 반듯하여 당당한 느낌을 주며, 가슴 도 발달하여 건장하다. 손은 투박하지만 정교하며, 항마촉지인을 한 듯한 손 모양을 하고 있지만 왼손바닥 안에는 조그만 약항아리를 든 것이 분명하여 약사 여래 좌상으로 보인다. 다리는 오른발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발을 오른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앉은 결가부좌 자세를 하였는데 그 비율도 격식에 맞고 조각 수법도 훌륭하다. 몸에 달라붙은 법의는 옷주름이 선각으로 평행을 이루면서 다소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비교적 유려한 모양이다. 불상을 받치고 있는 대좌는 4각형이나 앞과 양 옆으로 옷자락이 내려와 대좌를 덮은 모양이다. 앞면에만 3가닥의 옷주름이 처리되어 있는데, 이는 경상 북도 군위 삼존 석굴의 본존불의 대좌 형식과 비슷하다.

머리 위에 얹힌 두께 15㎝의 얇은 자연 판석은 본래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불상의 동쪽 계곡에 있는 선본사 사적기에 따르면, 원광의 제자 의현 대사가 죽은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조성한 미륵 보살 이라 하나, 이것은 불상의 형태이어서 확실하게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석조 여래 좌상은 전체적으로는 풍만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굳은 얼굴 표정과 형식화된 옷주름 등에서 9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이므로 신라 중기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