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에 제작된 통일 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금동 관음보살 입상. 보물 제927호. 높이 18.1㎝.

도금색이 찬연하고 제작 수법 또한 우수한 보살상으로, 광배와 대좌가 없어졌고 얼굴이 약간 손상되었지만,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머리에는 높은 삼면 보관을 쓰고 있는데, 그 중앙에 아미타불이 새겨져 있고 왼손에 정병을 든 것으로 보아 관음보살임을 알 수 있다. 원만한 얼굴에 섬세한 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루어 부드럽고 자비로운 인상을 준다. 귀는 어깨 바로 위까지 길게 늘어져 있으며, 목에는 삼도(三道)가 선명하다. 상체는 벌거벗었으나 가슴에는 큼직한 목걸이와 달개〔瓔珞〕로 장식되었다. 이 달개는 양다리 위로 U자형의 곡선을 이루며 흐르는 군의를 배에서 묶는 구실을 하는 동시에 장엄하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여기에 어깨를 두르고 아래로 물결 모양을 이루며 흘러내린 천의가 부드러움과 생동감을 더해 주고 있다. 팔찌를 한 오른손은 굽혀 어깨까지 들어올렸고, 왼손은 비스듬히 아래로 늘어뜨려 정병(淨甁)을 잡고 있는데, 팔목을 안쪽으로 살짝 굽혀 자연스럽고 유연한 모습을 보이며, 가는 허리는 가슴을 풍만하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허리를 한쪽으로 튼 삼굴(三屈) 자세와 비스듬히 놓인 왼발의 모습 등에서 사실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화려하고 섬세한 장신구와 군의를 표현하고 있는 점 등에서, 통일신라 시대 불상 양식을 엿볼 수 있다. 보살상의 뒷면에는 광배 를 부착하였던 흔적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