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로 만들어 도금한 통일신라 시대의 불상. 보물 제284호. 높이 38.2㎝, 대(臺) 높이 8.7㎝. 육계에서 대좌(臺座)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이 불상은, 우리 나라 금동 불상 으로는 큰 편으로 출토된 장소는 알 수 없다. 얼굴은 알맞게 살이 쪘고 유난히 좁은 이마, 오무린 입, 감은 눈과 얼굴 전체에 나타난 미소가 매우 친근한 인상을 풍긴다. 머리 는 나발(螺髮)인데 많이 마모되었고 그 위에 팽이 같은 육계가 높이 솟아 마치 '연가 칠년명 불'과 같은 격식이다. 대의(大衣)는 오른쪽 어깨에서 약간 흘러내릴 듯이 걸쳤고, 주름은 허리 아래에서부터 표현하여 아랫배를 조금 내밀고 서 있는 듯하다. 허리 부분에 있는 띠 매듭 모양의 표시는 군의(裙衣)라기보다는 대의 속에 대각선으로 입었던 내의로 추측된다. 손의 모습은 일반적인 형식과 달리 오른손은 여원인(與願印)을 취하고, 왼손은 손가락을 앞쪽으로 내밀고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있다. 대좌는 아랫부분이 8각으로, 각 면에는 안상(眼象)이 있고, 그 위에 8엽 단판 앙련(八葉單瓣仰蓮) 받침과 8엽 복판 복련(八葉複瓣覆蓮) 받침이 있는데, 이러한 대좌 형식은 전형적인 통일 신라 시대의 것이다. 서울 성북구 간송 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