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29호) 전라 북도 김제시 금산사 심원암에 있는 고려 시대의 석탑. 재질은 화강암이며 높이 4.5m이다.

심원암 북쪽 산꼭대기 부근에 위치한다.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형태로, 상륜부(相輪部)의 일부는 없어졌다.

신라 이후의 전형적 형태를 따르고 있으나, 기단면석(基壇面石)의 탱주(撑柱) 수와 옥개석 받침 수의 감소, 옥개석의 끝이 뒤로 구부러져 있는 점 등 고려 시대 석탑의 특색도 지니고 있다.

기단부는 여러 개의 장대석으로 구축된 지대 위에 놓여져 있는데, 하층 기단은 하대(下臺)· 중석(中石)·갑석(甲石) 들의 나비가 거의 같아 위축된 형식이다. 이들은 모두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석재로 이루어졌다. 중석은 각 면이 우주 와 탱주로 양분되었고 갑석 윗면에는 극히 약한 경사가 있으며 약식화된 1단의 굄을 두어 상층 기단을 받치고 있다. 상층 기단 중석은 4장의 판석(板石)으로 되어 있는데, 2면에는 우주와 탱주가 있는 판석을 세우고, 나머지 2면에는 탱주만 있는 판석을 끼웠다. 갑석은 크기가 다른 2장 판석으로, 밑에는 중석과 잇닿은 자리에 낮은 받침이 있고 윗면에 굄이 표시되었다. 탑신은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으나, 1층 옥신은 2면은 우주 가 있는 판석이고 다른 2면은 면석(面石)만을 끼웠다. 2층 이상의 옥신에는 네 우주만이 표시되었다. 옥개석은 넓고 추녀 밑이 곡선을 그리며 뒤로 구부러져 있는 점이 특이한데, 이는 고려 시대 석탑의 독특한 양식이다. 받침은 각층 4단이며 나비가 좁아 추녀 밑이 넓다. 낙수면(落水面)은 경사가 급하고 전각(轉角)의 반전은 추녀 밑을 따라 평행하다. 상륜부(相輪部)는 노반(露盤)만 있고 다른 부분은 없어졌다. 각부의 줄어든 비율이 작아 전체의 형태가 높아 보여 안정감이 없다. 석재의 전체적인 모양새도 규칙성이 없으며, 조각 도 얕고 희미하게 새겨 형태를 알 수 없지만, 산속 깊이 자리잡고 있어 상륜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손상되지 않고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었고 시대적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석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