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에 있는 고려 시대의 석탑. 보물 제27호. 기단부는 화강암, 탑신부는 점판암으로 이루어진 높이 2.18m의 육각 다층 석탑이다. 원래는 금산사의 봉천원(奉天院)에 있던 것을, 현재의 금산사 경내 대적광전(大寂光殿) 왼쪽에 옮겼다고 한다.
기단부(基壇部)는 6각형의 화강암 석재 3단이 놓이고, 각 면에는 사자가 양각되었다. 그 위에 6각형의 점판암 석재가 2장 놓였고, 아래는 복련, 위는 앙련이 조각되었다. 그 사이에 중석(中石)을 끼웠던 자리가 있을 뿐 현재는 아무것도 없는데, 이곳은 탑신부(塔身部)를 받치기 위한 연화 대석(蓮花臺石)이 있었던 자리임을 알 수 있다. 탑신부는 층마다 6각형으로 현재 제일 윗부분의 2층만이 남아 있고, 그 밖의 옥신(屋身)은 없어졌으며, 옥개석(屋蓋石)은 11층까지만 남아 있다. 옥신의 각 면에 우주가 새겨져 있고, 면석의 가운데에는 좌불상이 선으로 새겨져 있다. 옥개석의 추녀 밑은 수평이고 윗면의 경사는 극히 완만하며 전각(轉角)에서의 반전이 뚜렷하다. 옥개석의 아랫면에는 받침이 있고 이 중심에 용과 풀꽃무늬가 선으로 새겨져 있다. 옥개석의 아래위에 홈이 패어 있는 것은 옥신을 돌 하나로 만들지 않고 각 면마다 1장씩의 판석으로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상륜부(相輪部)는 없어졌으나 화강 석재로 보충하였다.
대개 석탑을 화강암으로 만드는 데 비하여 이 석탑은 특수한 석재를 사용한 점에서 색다르며, 각 층의 체감 비율이 완만하고, 새겨진 조각이 섬세하면서도 우아하다. 탑신 굄대의 연화문이나 각 층 옥신과 옥개석 각 면의 조각 수법 등을 살펴볼 때 고려 초기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