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1977 러시아 출신의 미국 소설가. 시인· 평론가· 곤충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러시아 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서 깊은 집안에서 태어나 10대에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으나, 혁명으로 모든 것을 잃고 1919년 서 유럽으로 망명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혁명 전 자유주의적 의회 민주당의 지도자였는데, 베를린에 정착한 후 1922년 군중 집회에서 다른 사람을 보호하다가 우파 보수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 나보코프는 러시아를 떠나기 전 시집 《시》(1916)와 《두 갈래 길》(1919)을 출판했으며, 1922년 최고의 성적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뒤 20여 년 간 독일과 프랑스 에서 살면서 러시아어와 독일어로 8편의 소설과 시를 썼다. 1940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 1945년에는 미국에 귀화했으며, 1958년 이후에는 스위스에 거주하였다. 그는 나비 수집가로도 유명한데, 미국에 망명한 곤충학자의 이야기를 쓴 에피소드식 소설 《프닌》을 발표하기도 했고, 곤충학에 관한 논문을 18편이나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주한 후로는 뛰어난 영어로 작품을 발표하였다. 1955년에 발표된 《로리타》는 그의 최고의 걸작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인데, 미모의 어린 소녀에 대한 나이 든 남자의 성도착적 집착을 그렸다. 1969년에 발표한 《아다》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그의 초기 작품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모두 들어 있으며, 러시아어와 프랑스어· 영어가 섞여 있어 아주 난해한 작품이다. 1967년에 발표한 《기억하여 말하라》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성장기를 담은 자서전이다. 나보코프는 일생 동안 집을 갖지 않았으며, 1959년부터 살았던 스위스의 호텔방에서 죽음을 맞았다. 나보코프 소설의 주제는 여러 가지 비유로 보여 주지만, 예술 그 자체의 문제이다. 그는 예술의 문제를 다양한 패러디를 구사해 보여 주며, 이것은 그의 소설의 중요한 기법이 되었다. 그는 소설 외에도 여러 가지 비평서를 남겼다. 나보코프 에 대한 평가는 나라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났다. '반동적 망명자'나 '문학적 속물주의'라는 아주 낮은 평가를 받는가 하면, '정상의 수준이며 최고의 위치 확보' 또는 ' 대중 사회를 지배하는 당'이라는 격찬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