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북도 전주시 동서학동에 있는 통일 신라 시대의 산성. 사적 제294호이다. 돌로 쌓아 만든 산성으로 나비가 340㎝이고, 높이가 120㎝이며, 둘레 길이 가 약 5,300m이다. 산의 이름을 따서 고덕 산성이라고 불리며, 또한 901년에 견훤이 이 산성을 쌓았다고 하여 견훤 산성 이라고도 불렸다. 임진왜란 때 전주 부윤 이정란이 왜군을 막기 위하여 이 산성을 고쳐 쌓았다. 그 뒤 조선 시대 숙종(재위 1674~1720) 때 부근에 있던 위봉 산성에 이어 두 번째로 진이 설치되었다. 이것을 1811년(순조 11)에 관찰사 이상황이 다시 고쳐 쌓고 남고진을 두었다. 당시 이 성은 전주의 남동쪽에서 남원·순창으로 가는 길인 두 갈래 길을 좌우로 두고 내려다보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성 안에는 진장이 머무르던 관청과 창고· 화약고 따위가 있었으며, 여기에는 화약이 4,320근, 활·궁기(弓機) 각 50개, 노시(弩矢) 1만 개, 장창 100자루, 군량미 6,006섬 등이 항상 준비되어 있었고, 산성 별장 1명, 장관(將官) 22명, 군졸 1,340명 등이 항상 머물러 있었다. 남쪽과 북쪽에는 군사를 지휘하는 사람이 올라서서 지휘할 수 있도록 높은 곳에 돌로 쌓아 둔 대가 있으며, 문은 동쪽과 서쪽에 있다. 또 서쪽에는 암문이 하나 있었으며, 동서남북에는 각각 포루(砲樓)가 하나씩 있었다. 지금은 돌로 쌓아 만든 시설이 대부분 허물어져 있고, 천경대·만경대·억경대의 세 봉우리가 천연의 요새를 이루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이 봉우리들에는 군사 지휘관이 올라설 수 있는 대가 있었는데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각각 약 10m이다. 성 안에는 원래 네 곳의 연못과 25개의 우물이 있었으며, 민가도 100여 채가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관성묘·남고사를 비롯하여 서문 터 옆에 남고진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남고진 사적비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