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람들이 즐겨 만들어 먹는 요리.

유럽에는 프랑스 요리를 비롯하여 영국 요리, 이탈리아 요리, 에스파냐 요리 등 각국의 기후·풍토·산물· 민족성 ·사회성 등에 따라 제각기 특징이 다른 요리가 있다.

독일은 사방이 다른 나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 주변국들의 영향을 받아 요리의 종류가 대단히 많다. 옛날에는 독일의 영토가 현재보다 훨씬 넓었었기 때문에 독일 요리 중에는 지금은 다른 나라 영토가 된 지방의 이름이 붙은 것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전통적인 독일 요리의 특징은 경제적이면서 합리성을 띤 가정 요리가 많은데, 돼지 지방을 정제한 반고체의 기름인 라드를 쓰는 방법에 있다. 18세기경까지의 독일 은 기후와 지리적 조건이 식생활에 크게 영향을 끼쳐, 겨울철에는 야채류가 부족해서 마른 콩이나 양배추· 오이 등을 소금 에 절여 보존하였고, 소· 돼지 등의 사료도 부족하여 이들의 고기를 햄· 소시지 등 보존이 가능한 것으로 가공하는 기술이 발달되었다. 소금에 절인 고기를 이용해서 만드는 요리나 소시지 등은 우리 나라의 김치처럼 조상들의 생활의 지혜로서 생겨난 것으로 문화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독일 사람들은 하루에 한 번은 반드시 소시지를 먹는데, 각 지방에서 수많은 종류의 소시지 가 생산된다. 옛날에는 같은 지방에서도 고깃간에 따라서 제각기 다른 맛의 소시지를 만들어 냈다.

독일에는, 또 사슴· 멧돼지· 산토끼·들새 종류, 그 밖의 야생 동물 의 요리가 많다. 이들 고기는 냄새를 없애기 위하여 술에 1 주일 정도 담가 두었다가 베이컨을 넣거나 여러 가지 향신료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조리한다. 야생 동물 요리 중에는 조리법이 매우 까다롭고 번거로운 것도 있으나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지금도 꽤 많은 편이다. 특히, 산토끼찜 요리는 사랑받고 있다. 이것들은 옛날 성주들이 사냥한 짐승을 요리하여 잔치를 벌인 데서 연유한다고 한다.

북해 나 발트해 등 바닷가 가까운 지역에서는 생선 요리를 즐겨 먹는다. 재료로서는 가자미나 청어가 많이 쓰이며 훈제 뱀장어도 그들이 좋아하는 식품 가운데 하나이다. 절인 청어를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야채로 감아서 다시 초에 담근 것을 롤몹스라 하여 맥주 안주로서는 최고로 치고,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아침의 해장 음식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메기 훈제도 널리 보급되어 있으며, 북쪽에서는 메기 수프와 메기 젤리 등이 이용된다.

바다가 없는 중· 남부 지방에서는 대개 하천이나 호수에서 잡은 민물 고기 를 먹는다. 제철에 나오는 채소나 콩에 고기를 곁들여 삶는 아인토프라는 냄비 요리는 매우 인기가 있는데, 여기에는 주로 소· 돼지·양고기를 사용한다. 버섯이 많이 나는 가을에는 버섯 요리도 즐긴다.

또, 독일의 향토 요리에는 야채와 과일을 고기 속에 넣어 찐 것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감자는 가장 많이 쓰이는 식품으로, 빵· 케이크· 오믈렛 · 국수까지도 감자로 만든다. 독일에서 감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식료품으로, 독일 주부들은 감자로 무척 다양한 요리를 한다. 남쪽에서는 예전부터 밀가루를 쓰는 경향이 있으나, 북쪽에서는 하루에 한 번은 감자를 어떠한 형태로든 식탁에 올리는 풍습이 있다. 감자 요리는 대개 고기나 생선 요리에 곁들여지는 것이지만 감자로 과자를 만들기도 한다. 감자를 갈아서 물기를 없앤 다음 달걀을 섞어 라드 로 팬케이크처럼 굽고, 여기에 사과잼을 얹어 먹는 것으로 라이베쿠헨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의 요리와 마찬가지로 독일 요리도 나폴레옹 시대부터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여 특징 있는 세계적인 요리가 되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소시지류, 돼지 다리를 소금 절임하여 연하게 익힌 아이스파인, 사와크라트, 고기를 덩이째로 포도주· 식초· 맥주 등에 4~5일 동안 담갔다가 이것을 라드로 굽고 다시 삶은 사와브라텐, 고기를 라드로 잘 구운 다음 야채와 함께 천천히 삶는 조치 등은 독일의 대표적인 요리들이다.

독일 요리는 프랑스 요리처럼 세련된 것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영양이 풍부하고 실용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