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대승 경전 가운데 여래장 사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전. 우리 나라에 많이 전파되어 집안에 있는 여성 불교 신자들이 믿음으로 따라야 할 지침서가 되어 주었던 불교 경전이다. 모두 1권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의 제목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이다. 이 제목의 뜻은 승만부인 일승의 대방편을 널리 전파하기 위하여 사자후한 것을 기록하여 둔 경전이라는 뜻이다.

대승 경전 가운데 부처가 능가산에서 대혜 보살을 위하여 말한 가르침을 모은 책인 《능가경》과 《대승기신론》과 더불어 신라 때부터 많이 이용된 불교 경전이다.

안흥 법사에 의하여 우리 나라에 처음 전해졌다. 안흥 법사가 당시 중국의 수나라로부터 들여온 이래 집에 있는 남자 신도인 유마 거사가 신통력으로 병을 가장하고 문병을 오는 사람에게 대승을 설법하는 내용으로, 특히 문수 보살과의 문답으로 유명한 《유마경》과 더불어 집에 있는 신도들을 위해 불교를 널리 알리는 대표적인 경전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또한, 진덕 여왕의 이름이 승만이었다는 사실을 미루어 볼 때 승만경이 초기 신라 불교에 대단한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승만경을 한문으로 번역한 것은 3가지가 있는데, 제2역과 제3역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많이 활용하는 것은 제2역이다. 제2역은 436년 유송의 구나발타라가 번역한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이다.

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승만 부인은 인도의 사위국왕 프라세나지트와 말리카 부인 사이에서 출생한 왕녀였다. 뒤에 승만 부인은 야요쟈국의 우칭왕과 혼인하여 부처 앞에서 설법하여 주장하고, 부처 승만의 설법 내용이 참되다고 인정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의 제1장은 승만 부인의 부모가 불법에 귀의한 자신들의 충만함을 자신의 딸에게도 들려 주기 위하여 부처의 큰 공덕을 칭찬하고 감탄하는 내용을 글로 써서 전해 주게 한다. 승만 부인이 부모의 글을 전해 받고 기뻐서 소리내어 읽다가 참된 부처의 모습을 접하고, 부처로부터 미래에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예언을 받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경의 내용은 승만 부인이 부처님 앞에서 불법을 설법하면 부처님이 이를 승인하는 형식이다. 모두 15장 중에서 제3장·제7장·제9장·제10장은 10줄 정도로 매우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4장인 섭수장과 제5장인 일승장은 대체로 긴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제2장인 십수장의 10대 서원과 제3장인 3 대원의 불법을 깨닫는다는 것의 진실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전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기까지로 시작되는 10대 서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늘부터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는다. 둘째, 존장에 대하여 교만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 셋째, 사람들에게 화내지 않는다. 넷째, 다른 사람의 재물과 지위를 시기하지 않는다. 다섯째, 내가 지니고 있는 것에 인색하지 않는다. 여섯째, 나 자신만을 위해 재산을 모으지 않는다. 일곱째,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이익을 주되, 나를 위하여 이익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여덟째, 고독하거나, 감금되어 있거나, 병마에 시달리거나, 불의의 재난을 당하거나,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생들을 모른 체 하지 않는다. 아홉째, 새나 짐승을 잡아서 팔거나, 키워서 잡거나, 부처의 계에서 벗어난 이를 외면하지 않고 그를 옳은 길로 인도한다. 열 번째, 불법을 잘 따르고, 불법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것을 요약하면 3 대원이 된다. 즉, ①모든 삶에서 불법의 지혜를 얻는다. ②불법의 지혜를 얻어 모든 중생들에게 설법한다, ③몸과 마음을 모두 바쳐서 불법을 따른다, 등이다. 또한, 이 경에는 불교의 참된 교법은 오직 하나뿐이며, 이는 절대 진실한 것이라는 일승 사상과 여래장 사상을 밝히고 있다. 삼승의 모든 가르침은 모두 일승으로 통하며, 번뇌에 둘러싸여 있는 중생의 본성은 원래 깨끗하고 순수하여 부처와 같으므로 이를 여래장이라고 한다. 이 여래장에 의해서 생사 윤회의 세계도 열반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승만경에 대하여 우리 나라의 해설서로는 신라 시대의 유명한 승려인 원효가 지은 《승만경소》 2권이 있다. 원효는 자신이 쓴 책에서 자주 승만경의 구절을 인용하였고, 승만경의 사상은 후대 불교의 한 종파로서, 어려운 불경에 의하지 않고 이심 전심의 묘법으로 좌선에 의하여 자기를 구명하고 본성을 깨달으려고 한 선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