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에 있는 고려 시대에 세워진 모전7층 석탑.

이는 정암사의 적멸 보궁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회녹색 석회암 으로 길이 30~40㎝, 돌을 깎아 두께 5~7㎝의 크고 작은 벽돌처럼 보이는 모전석을 만들어 정교한 수법으로 쌓은 탑이다. 그다지 큰 편은 아니며 옥개 우각 추녀 밑의 상향이나 청동제 상륜의 투각 수법 그리고 탑 앞에 있는 배례석에 새겨진 연화문이나 안상문 등이 고려 시대적인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전체 높이는 9m이며 탑 꼭대기의 불꽃 모양 장식 아래 있는 청동으로 만든 장식인 상륜의 높이는 1.7m이다.

경사가 급한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대지를 만들고 그 곳에 나비가 3.04m인 지대석을 놓았는데, 모를 죽인 화강석으로 6단을 쌓고, 모전석으로 탑신을 받치기 위한 받침을 한 단 만들었으며, 그 위에 모전석으로 15단을 쌓아 나비 1.78m, 높이 1.03m의 사각형 초층 옥신을 만들었다. 옥신 남면 중앙에는 화강석으로 외부 나비 65㎝, 높이 70.5㎝, 내부 나비 41㎝, 높이 59㎝의 감형의 방광을 짜고 그 가운데 1장의 판석을 세워 문짝을 만들었는데, 가운데를 움푹 파내어 세로줄을 새기고 그 가운데 철로 만들어진 문고리를 달아서 두 짝 문을 나타내었다.

옥신은 차례로 덜어가는 비율이 낮아서 전체적으로는 낮고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옥개석(지붕돌)은 비교적 넓은 편이며, 일부 윗부분의 추녀에는 처마 끝에 달아서 바람에 흔들려 소리가 나게 하는 경쇠인 풍경이 남아 있다. 옥개석 아랫면의 받침은 1층은 7단이고, 층이 올라갈수록 1단씩 줄어들어 7층은 1단으로 되어 있으며,

낙수면의 층단도 1층은 9단인데 역시 층이 올라갈수록 1단씩 줄어들어 7층은 3단으로 되어 있다. 불탑의 탑신 위에 서 있는 쇠붙이 구조인 상륜부는 거의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데,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네모난 기와지붕 같은 노반이 있고 그 위에 모전석을 2매 얹었으며, 그 위에 청동으로 꽃 모양이 투각된 오륜을 차례로 덜어 가면서 올렸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복발·보륜·병형을 순서대로 얹었는데, 끝에는 풍령이 달렸으며 병형의 목에서 나온 4개의 철쇄는 4층 옥개까지 늘어지게 하였다. 또한 탑의 맨 꼭대기에는 수연형이 얹혀 있다.

이 탑이 세워지게 된 동기에 대하여 자장 율사와 관계된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 오고 있다.

643년에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신라로 돌아오는데, 자장 율사의 신앙심에 감동한 서해 용왕이 마노석을 동해의 울진포를 통하여 갈래산에 몰래 숨겨 두었다가 자장 율사가 그 곳에 정암사를 짓자 그 돌로 탑을 세우도록 하였다. 그래서 전쟁이 없고 날씨가 고르며 나라가 복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기원하면서 이 탑이 세워지게 되었는데, 마노석으로 쌓았다고 하여 탑의 이름을 마노탑이라 하고, 그 돌이 물길을 통하여 운반되었다는 의미에서 앞에 수(水)자를 붙여 수마노탑으로 지었다는 것이다.

이 석탑은 현재 보물 제410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지정될 당시에도 각 층마다 모전석이 일부 없어지거나 손상되어서 보수가 불가피하였다. 그래서 1972년에 탑을 전부 해체한 다음 보수하여 다시 복원하기로 하고 수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보수하는 과정에서 3층 옥신부터 기단부 사이에서 5개의 탑지석이 발견되었고, 기단부의 맨 아랫부분에서는 청동합·은제 외합·금제 외합 등의 사리장엄구도 발견 되었다.

탑지석과 사리장엄구를 분석한 결과, 이 탑은 1770년·1778년·1874년 등 조선 시대 말기까지 여러 번 보수되었고, 현재 남아 있는 모습은 1653년에 보수하여 새로이 세운 것임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