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 대전 중 소련이 많은 폴란드 군인들을 죽인 사건. 카틴 학살이라고도 한다.

1940년 봄 소련의 스몰렌스크 서쪽에 있는 카틴숲에서 약 4,400여 명의 폴란드 군인들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몰래 저질러졌고, 3년 뒤인 1943년 4월 13일 독일이 발견하였다. 1939년 소련과 독일은 '독·소 불가침 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에 따라 두 나라는 서로 침략하지 않기로 하였고, 소련의 국경선은 커즌선에서 정해졌다. 커즌선 동쪽은 폴란드 땅으로, 소련은 폴란드 지역의 일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소련은 폴란드 지역의 일부를 차지하자, 그 지역에 있던 수천 명의 군인들을 체포하여 포로 수용소에 가두었다. 1941년 독일은 독·소 불가침 조약을 깨뜨리고 소련을 침공하였다. 소련은 영국에 망명하고 있던 폴란드 정부에게 서로 힘을 모아 독일과 싸울 것을 제안하였고, 폴란드 정부는 이를 승낙하였다. 이에 따라 먼저 폴란드 군대를 만들기로 하였다. 폴란드 장군인 부아디수아프 안데스는 폴란드 군대를 만들면서, 1939년 소련에 체포 된 수천 명의 폴란드 군인들을 자신의 부대로 보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소련은 폴란드 군인들의 대부분은 만주로 도망갔다고 알리고, 448명만을 부대로 보내 주었다. 1942년 폴란드 군대는 적은 인원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만주 로 도망갔다고 하는 군인들에 대해서는 의문으로 남았다. 그 뒤 1943년 4월 13일 독일은 스몰렌스크 근처의 카틴숲에서 1만 여 명에 이르는 폴란드 군인의 시체를 발견하였으며, 이 사건은 소련이 저지른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1943년 초 소련과 스탈린그라드에서 싸우다가 패한 독일은 이 때 국민들에게 전쟁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을 호소하고 있었다. 독일의 선전부장인 P.J. 괴벨스는 적당한 선전 자료를 찾고 있다가 이 사건이 터지자, 영국·미국 등 연합군측이 소련 에 대항하여 싸울 것을 주장하였다. 궁지에 몰린 소련은 이 사건이 1941년 7월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하였을 때 독일군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카틴숲 사건을 놓고 소련과 독일은 크게 대립하였다. 영국에 있던 폴란드 망명 정부는 국제 적십자사에 사건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소련 정부에게는 행방 불명된 나머지 포로들의 생사(生死)를 알려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소련은 폴란드 망명 정부와 외교 관계를 끊었다. 그러나 사건을 조사해 본 결과, 소련이 폴란드 군인들을 학살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 미국은 독일과 싸우는 데 소련과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에 말려들지 않았다. 영국· 미국은 폴란드 정부를 설득하여 소련과 화해할 것을 제의하였지만, 폴란드 정부는 이를 거절하였다. 그러나 폴란드 정부는 아우슈비츠에서 대량 학살을 계속하는 독일에 대해서도 계속 저항하였다. 한편, 이러한 국제 정세 로 인하여 이 사건을 선전으로 이용하려던 괴벨스의 공작은 실패하였다.

이 사건은 제2차 세계 대전 후인 1951~1952년 미국 의회에서도 조사한 일이 있는데, 학살당한 폴란드 군인은 4,400여 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뒤 1989년 소련 비밀 경찰(KGB)이 저지른 것임이 소련 당국에 의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