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3월 독일의 베를린에서 일어난 반란. 반란을 이끌었던 W. 카프의 이름을 따서 카프 반란 이라고 한다. 카프는 공화 정치에 반대하고 황제 정치를 지지하는 우익 성향을 지닌 정치가로, 군인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제1차 세계 대전 후 전쟁에서 패한 독일은 매우 혼란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1919년 혼란 속에서 선거가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 바이마르 공화국이 선포되었다. 노동자 출신의 에베르트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사민당과 민주당이 연립으로 정부를 구성하였으며, 7월에는 바이마르 헌법이 공포되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바이마르 공화국 의 앞길은 매우 험난하였다. 공화국은 전쟁에서 패하여 생긴 결과물이었다. 독일 국민의 대다수는 전쟁에서의 패배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국민의 불만 속에서 전쟁의 책임과 패배의 원인을 묻는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한 책임은 혁명을 일으킨 사회주의 세력에게 돌아갔다. 그리하여 과거의 제국을 지지하는 우익 세력과 공화국을 지지하는 좌익 세력은 충돌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전국에서 공화주의에 반대하는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카프 반란이 일어났다. 카프 반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에르하르트가 이끄는 여단의 해산이었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베르사이유 조약이 맺어졌는데, 독일의 국방부는 연합국의 요청으로 에르하르트 여단의 해산을 명령하였다. 이러한 조치가 내려지자, 독일의 장교들은 울분을 느꼈다. 이들은 제국 시절에 황제 를 모시고 강한 독일을 이끌었던 사람들로, 독일이 공화국 으로 바뀌었을 때부터 반대해 왔었다. 특히, 국방군 제1 군단 사령관인 뤼트비츠 장군은 해산 조치에 거세게 항의하다가 체포되어 지위를 빼앗겼다. 그러자 카프는 뤼트비츠와 함께 군인들을 모아 반란을 일으켰다. 1920년 3월 13일 에르하르트 여단은 군사를 이끌고 베를린으로 들어왔다. 국방 장관 노스케는 이를 막기 위해서 군이 출동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군은 명령을 거부하였다. 에베르트 정부는 드레스덴으로 피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프와 뤼트비츠는 베를린을 점령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였다. 이들은 제정의 부활을 선언하고, 베르사이유 조약에 반대하였다. 에베르트 정부 는 이들에게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정부는 할 수 없이 다시 슈투트가르트로 피하였다.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민주당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들에게 협력하지 않았다. 군과 우익 정당도 반란자들로부터 등을 돌렸다. 결국 카프 정부는 사민당이 지휘한 총파업에 의해서 붕괴되었다. 즉, 반란은 4일 만에 실패하였으며, 3월 17일 반란자들은 베를린을 탈출하여 노르웨이로 망명하였다. 한편, 1,20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으킨 총파업은 도시의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총파업은 민주화와 기간 산업에 대한 사회화 를 요구하는 등 8개 조항을 에베르트 정부와 체결하고 나서야 중단되었다. 카프 반란은 신생 공화국 정부의 허약함과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준 사건으로, 이후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