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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수의 세상이야기     【오문수의 지식창고】 2019.01.04. 14:17 (2019.01.04. 14:17)

'왕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리마

 
[남미여행기 3]리마 구시가지에서는 잉카제국 정복자 피사로의 흔적을 엿볼수 있어
필자의 오랜 소망 중 하나는 남미여행이었다. 다른 지역은 배낭과 패키지 여행을 통해 대부분 다녀왔지만 남미여행을 선뜻 나서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멀고 경비가 많이 들기도 하지만 소매치기와 강도를 만났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직접 들었기 때문이다. 하여 여행사가 모집한 자유배낭여행팀과 함께 33일간(11.9~12.12)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후기를 작성한다. - 기자말
 
▲ 리마 중심가인 아르마스 광장 인근에 있는 리마 대성당 모습. 스페인 출신 정복자 피사로가 직접 초석을 놓은 성당으로 그의 미라도 안치되어 있다 ⓒ 오문수
 
LA공항에서 랜덤체크를 당해 일행보다 하루 늦게 페루 리마행 비행기를 탄 필자의 비행기가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에 부드럽게 착륙했다. 배낭을 걸머진 관광객이라고 여겨서일까, 입국신고서만 받고 바로 통과다.
 
페루!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겠다고 다짐했던 나라다. 안데스산맥, 사막, 정글, 잉카유적, 식민지시대의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특히 고대 잉카제국의 수도인 쿠스코와 잉카인들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마추픽추는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아닌가?
 
공항 직원이 안내해준 택시를 타고 일행이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호텔로 향하는 도로 주변에 보이는 건물들은 후미진 모습이다. 마치 실크로드 주변도시 건물처럼 칙칙한 모습이다. 약간은 실망스런 마음이 들어 생각에 잠겨있는데 택시운전사가 말을 건다.
 
▲ 페루 수도 리마 뒷골목에서 관광객들에게 그림을 그려주는 길거리 화가 모습 ⓒ 오문수
 
▲ 대통령궁 인근 골목 모습 ⓒ 오문수
 
"어디서 오셨어요?"
"한국에서 남미 여행왔어요."
"아! 그래요. 요즈음 한국인들의 페루 방문이 늘어났어요. 제 차가 한국 자동차인데 오래됐지만 성능도 괜찮고 특별한 고장 없이 잘 굴러다녀요. 한국 차는 오래 전에 페루에 상륙했지만 일본차는 몇 년밖에 안됐어요."
 
보아 하니 한국산 중고 자동차인 것 같았지만 잘 굴러다니고 성능도 좋다는 말이 반가웠다. 신호에 걸려 정지해 있는 동안 양옆을 바라보니 정말 한국산 자동차가 여러 대 보였다.
 
▲ 페루 수도 리마의 경찰순찰차는 한국산이었다. 자부심을 느꼈고 이렇게 먼곳까지 와서 국위를 선양하는 이들이 애국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문수
 
심지어 경찰이 사용하는 순찰차도 한국산이다.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한국 제품을 파는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호텔이 가까워질수록 건물 모습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옛 정취를 간직한 유럽의 대도시 같은 모습이다.
 
 
정복자의 흔적 남아있는 구도심과 화려한 모습 자랑하는 신도심
 
페루는 남한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128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면적을 가졌고 수도 리마는 남미 태평양 연안 중심도시이다. <다음백과사전>에 의하면 리마는 페루 해안 사막에 둘러싸여 있으며 바로 곁에는 안데스 산맥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리마 중심부는 태평양 연안항구인 카야오에서 내륙으로 약 13㎞ 떨어진 곳, 리막 강 남쪽 기슭에 있다.
 
교외 지역이 사방으로 확장되어 있지만, 동쪽은 안데스 산맥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열대지대에 있지만, 근해인 페루(훔볼트) 해류의 냉각효과 때문에 평균기온이 겨울에는 약 17℃, 여름에는 약 24℃로 온난한 기후를 나타낸다. 상당히 습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연평균강우량은 25~50㎜에 지나지 않는다.
 
리마에는 페루 인구의 30%인 889만명이 살고 있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돌아보고 나서 얻은 결론이지만 인구 구성에서 백인은 소수다. 원주민인 인디오(45%)와 원주민과 백인의 혼혈인 메스티조(35%)가 80%를 차지하고 백인은 15%에 불과하다.
 
길거리에는 작은 키에 땅딸막한 몸집과 커피색 얼굴빛,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원주민 여성들이 많이 보였다. 피는 못 속이는가 보다. 몽골리안의 후손이어서인지 이질감이 들지 않고 친근감이 들었다.
 
남미의 옛 중심가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인다. 식민제국주의자들이 군대(Army)를 주둔시킨 후 광장을 만들고 통치를 위해 대통령궁과 대성당을 만들었다. 그래서 남미의 대부분 국가의 옛 중심에는 군대가 주둔했던 광장의 의미를 지닌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이 있었다.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싼 한편에는 리마 대성당이 있다. 스페인 정복자 피사로가 1534년 리마를 수도로 정하고 1535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해 페루에서는 가장 오래된 대성당이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은 건축에 관심이 많은 피사로가 직접 초석을 놓은 것으로 유명하며 그의 미라도 안치되어 있다.
 
리마에서 필자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종교재판소 박물관이었다. 가이드북과 리마지도를 펼쳐들고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빙빙 돌기만 했다. 거리에는 관광객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유명한 명소를 찾으려면 경찰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신원을 믿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절하다.
 
▲ 이교도 원주민이나 개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살륙한 처형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종교재판소 박물관 모습 ⓒ 오문수
 
경찰에게 가이드북에 나오는 종교재판소 박물관 사진을 보여주며 알려달라고 하자 핸드폰으로 검색하던 경찰이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는데 알아들을 수 없다. "어디서 왔느냐?"는 물음에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자 그가 보여준 한글번역기에는 "보수공사 중입니다"라는 글이 보였다. 낭패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정문이라도 보기위해 갔더니 사진으로 본 종교재판소 박물관이 보인다.
 
종교재판소 박물관은 종교재판이라는 미명하에 순박한 원주민이나 개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살육하고 박해한 고문과 처형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곳이다. 모든 종교의 근본은 사랑 아닌가? 스페인을 비롯한 식민주의자들은 종교라는 이름하에 용서받지 못할 역사적 범죄를 범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간 원주민들의 명복을 빌었다.
 
▲ 리마 신도심 "사랑의 공원"에는 두 남녀가 부둥켜 안고있는 조각상이 있다. 이곳에서 키스하면 헤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 청춘남녀들의 키스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 오문수
 
▲ "사랑의 공원"에 페루 공연단 일행이 찾아와 포즈를 취해줬다 ⓒ 오문수
 
택시를 타고 신시가지인 라르꼬(Larco)거리로 갔다. 큐피드 상이 보이는 길 건너에 '사랑의 공원(Parque del Amor)'이 보이고 드넓은 태평양이 펼쳐졌다. 두 남녀가 부둥켜안고 키스하는 조각상으로 유명한 공원에는 연인들이 많이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페루 젊은이들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 첫 키스를 하면 헤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여기저기서 키스하는 장면이 보인다.
 
▲ "사랑의 공원" 인근에서 행글라이더 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 리마 시민들 ⓒ 오문수
 
▲ 리마 신도시"사랑의 공원" 바로 아래에는 태평양 파도가 몰아치는 해변이 있다. ⓒ 오문수
 
산책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니 복합쇼핑몰이 나왔다. 각종 고가브랜드 제품, 레스토랑, 게임센터, 극장, 볼링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널려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행글라이더들의 비행이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기류를 타고 한 바퀴 돌기도 하고 자유자재로 하늘을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작성】 오문수 oms114kr@daum.net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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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