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타령의 전반부는 양반 가사 이상의 漢詩와 故事 투성이의 雜文이고
후반부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십분 살린 名詩라고 한다.

1

새타령

2

산림비조 뭇새들은 농춘화답 짝을 지어

3

쌍거쌍래 날아든다 공기적동 공기뚜루룩

4

수꿈 소떵 가가갑술이 날아든다

5

야월공산 깊은 밤에 두견새는 슬피 운다

6

오색채의를 떨쳐입고 아홉아들 열두딸을

7

좌우로 거느리고 상평전 하평전으로

8

아주 펄펄 날아든다 장끼까투리가 울음 운다

9

꺽꺽꾸루룩 울움 운다 저 무슨 새가 울음 우는고

10

저 뻐꾹새가 울움 운다 꽃은 피어서 만발하고

11

잎은 피어서 욱어진데 청계변으로 날아든다

12

이 산으로 가도 법국 저 산으로 가도 법국

13

법법국 법국 좌우로 날아 울음 운다

14

저 무슨 새가 우는고 야월공산 저믄 날에

15

저 두견이 울음 운다 이 산으로 오며 귀촉도

16

저 산으로 가며 귀촉도 짝을 지어서 울음 운다

17

저 괴꼬리 울음 운다 황금갑옷 떨쳐 입고

18

양류청청 버드나무 제 이름을 제가 불러

19

이리로가며 꾀꼬리루 저리로가며 꾀꼬리루

20

머리 고이 빗고 시집가고지고 게알가가감실 날아든다

21

저 할미새 울음 운다 무곡통한섬에 칠푼오리해도

22

오리가 없어 못 팔아먹는 저 방정맞은 할미새

23

경술년 대풍시절에 쌀을 양에 열두말해도

24

꿂어 죽게 생긴 저 할미새 이리로 가며 팽당그르르

25

저리로 가며 팽당그르르 가가감실 날아든다

26

저 머슴새 날아든다 초경 이경 삼사경에

27

사람의 간장 녹이려고 이리로 가며 붓붓

28

저리로 가며 붓붓 이리 한참 날아든다

29

저 비둘기 울음 운다 나의 춘흥 못 이기어

30

수피들기 <남ㄱ 게> 앉고 암피들기 땅에 앉아

31

콩 한 줌을 흩어주니 숫놈은 물어 암놈 주고

32

암놈은 물어 숫놈 주지 주홍 같은 입을 대고

33

궁글궁글 울음 운다 저 무슨 새가 우는고

34

오색단청 때저구리 연년묵은 고목나무

35

버레 하나 얻으려고 오르며 딱따그르

36

내리며 딱따그르 이리 한참 울음 울고

37

저 가마귀 울음 운다 아랫녘 갈가마귀

38

윗녘 떼가마귀 거지중천 높이 떠서

39

까옥까옥 울음 운다 소상강 떼기러기

40

장성갈재 넘으려고 백운을 무릅쓰고

41

뚜루룩 너울너울 춤을 춘다

42

저 종달새 울음 운다 춘삼월 호시절에

43

한 길을 오르려 종지리 두 길을 오르며 종지리

44

아주 펄펄 노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