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935년 12월 《신조선》(新朝鮮)에 발표.
12
종소리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14
의지할 가지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15
고비 사막을 걸어가는 낙타탄 행상대에게나
16
아프리카 녹음속 활 쏘는 토인들에게라도,
17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18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20
황혼아 내일도 또 저-푸른 커-텐을 걷게 하겠지
22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보다
25
1939년 《문장》에 발표. 《육사시집》에 수록.
39
1937년 12월 《자오선(子午線)》에 발표.
41
여기저기 흩어져 마을이 구죽죽한 어촌(漁村)보담 어설프고
42
삶의 틔끌만 오래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매였다.
44
밤마다 내 꿈은 서해(西海)를 밀항(密航)하는 「짱크」와 같애
45
소금에 절고 조수(潮水)에 부프러 올랐다.
46
항상 흐렸한밤 암초(暗礁)를 벗어나면 태풍(颱風)과 싸워가고
47
전설(傳說)에 읽어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48
그곳은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비쳐주도 않았다.
50
그리운 지평선(地平線)을 한숨에 기오르면
51
시궁치는 열대식물(熱帶植物)처럼 발목을 오여쌋다
53
다 삭아빠즌 소라 깍질에 나는 붙어 왔다.
54
머-ㄴ 항구(港口)의 노정(路程)에 흘러간 생활(生活)을 드려다보며
93
무지개같이 황홀(恍惚)한 삶의 광영(光榮)
96
1946년 《육사시집(陸史詩集)》에 수록.
102
그냥 인드라의 영토(領土)를 날아도 다닌다오
104
처음은 정녕 북해안(北海岸) 매운 바람속에 자라
105
대곤(大鯤)을 타고 다녔단 것이 일생(一生)의 자랑이죠
106
계집을 사랑커든 수염이 너무 주체스럽다도
107
취(醉)하면 행랑 뒷골목을 돌아서 다니며
108
복보다 크고 흰 귀를 자조 망토로 가리오
109
그러나 나와는 몇 천겁(千劫) 동안이나
110
바루 비취(翡翠)가 녹아나는 듯한 돌샘가에
111
향연(饗宴)이 벌어지면 부르는 노래란 목청이 외곬수요
113
그만 그는 별 계단(階段)을 성큼성큼 올라가고
114
나는 촛불도 꺼져 백합(百合)꽃밭에 옷깃이 젖도록 잤소
116
1940년 7월 《인문평론(人文評論)》에 발표.
128
1941년 4월 《문장(文章)》에 발표.
148
1941년 4월 《문장(文章)》에 발표.
150
노랑나비도 오쟎는 무덤 우에 이끼만 푸르러라.
152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154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156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소리
158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들리라
160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우에 이끼만 푸르리라.
165
때로 백조를 불러 휘날려 보기도 하건만
166
그만 기슭을 안고 돌아누워 흑흑 흐느끼는 밤
168
자주빛 안개 가벼운 명상(暝想)같이 나려 씌운다
170
1946년 《육사시집(陸史詩集)》에 수록.
193
1938년 7월 《비판(批判)》에 발표.
195
앞 내ㅅ강(江) 쨍쨍 얼어 조이던 밤에
197
강(江)건너 하늘끝에 사막(沙漠)도 다은곳
201
그만 어느 모래ㅅ불에 떨어져 타 죽겠소.
202
사막(沙漠)은 끝없이 푸른 하늘이 덮여
204
밤은 옛ㅅ일을 무지개보다 곱게 짜내나니
206
내가 부른 노래는 그 밤에 강(江)건너 갔소.
208
1941년 12월 《춘추(春秋)》에 발표.
210
해월(海月)처럼 게을러 은(銀)빛 물결에 뜨나니
214
기약(期約)없이 흩어진 두 낱 넋이었어라
215
젊은 여인(女人)들의 잡아 못 논 소매끝엔
217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 때마다
218
잊었던 계절(季節)을 몇 번 눈 우에 그렷느뇨
219
차라리 천년(千年) 뒤 이 가을밤 나와 함께
224
1940년 《인문평론(人文評論)》에 발표.
225
어느 사막의 나라 유폐된 후궁(后宮)의 넋이기에
227
칠색(七色) 바다를 건너서 와도 그냥 눈동자에
231
그 적은 포효는 어느 조선(祖先) 때 유전이길래
232
마노(瑪瑙)의 노래야 한층 더 잔조우리라.
233
그보다 뜰 아래 흰나비 나즉이 날아올 땐
234
한낮의 태양과 튜립 한 송이 지킴직하고
236
1941년 1월 《人文評論(인문평론)》에 발표.
245
오롯한 사념(思念)을 기폭(旗幅)에 흘리네
256
1940년 5월 《문장(文章)》에 발표.
258
불개는 그만 하나밖에 없는 내 날을 먹었다
259
날과 땅이 한줄 우에 돈다는 그 순간(瞬間)만이라도
260
차라리 헛말이기를 밤마다 정녕 빌어도 보았다
261
마침내 가슴은 동굴(洞窟)보다 어두워 설레인고녀
262
다만 한 봉오리 피려는 장미(薔薇) 벌레가 좀치렸다
263
그래서 더 예쁘고 진정 덧없지 아니하냐
264
또 어데 다른 하늘을 얻어 이슬 젖은 별빛에 가꾸련다.
266
1946년 《육사시집(陸史詩集)》에 수록.
267
모든 별들이 비취계단(翡翠階段)을 나리고 풍악소래 바루 조수처럼
268
부푸러 오르던 그밤 우리는 바다의 전당(殿堂)을 떠났다
269
가을 꽃을 하직하는 나비모냥 떨어져선 다시 가까이 되돌아 보곤
270
또 멀어지던 흰 날개우엔 볕ㅅ살도 따겁더라
271
머나먼 기억(記憶)은 끝없는 나그네의 시름속에 자라나는
272
너를 간직하고 너도 나를 아껴 항상 단조한 물껼에 익었다
273
그러나 물껼은 흔들려 끝끝내 보이지 않고 나조차
274
계절풍(季節風)의 넋이 가치 휩쓸려 정치못 일곱 바다에 밀렸거늘
275
너는 무삼 일로 사막(沙漠)의 공주(公主)같아 연지(脂)찍은 붉은 입술을
276
내 근심에 표백(漂白)된 돛대에 거느뇨 오―안타까운 신월(新月)
277
때론 너를 불러 꿈마다 눈덮인 내 섬속 투명(透明)한 영락(玲珞)으로
278
세운 집안에 머리 푼 알몸을 황금(黃金) 항쇄(項鎖) 족쇄(足鎖)로 매여 두고
279
귀ㅅ밤에 우는 구슬과 사슬 끊는 소리 들으며 나는 일흠도
280
모를 꽃밭에 물을 뿌리며 머―ㄴ 다음 날을 빌었더니
281
꽃들이 피면 향기에 취(醉)한 나는 잠든 틈을 타
282
너는 온갖 화판(花瓣)을 따서 날개를 붙이고 그만 어데로 날러 갔더냐
283
지금 놀이 나려 선창(船窓)이 고향(故鄕)의 하늘보다 둥글거늘
284
검은 망토를 두르기는 지나간 세기(世紀)의 상장(喪章)같애 슬프지 않은가
285
차라리 그 고은 손에 흰 수건을 날리렴 허무(虛無)의 분수령(分水嶺)에
286
앞날의 기(旗)빨을 걸고 너와 나와는 또 흐르자 부끄럽게 흐르자
288
1945년 《자유신문》에 발표. 1946년 《육사시집》에 수록.
305
1945년 《자유신문》에 발표. 1946년 《육사시집》에 수록.
313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約束)이여!
316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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