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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나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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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젊은 畵家 A의 눈물의 한 방울
 
 

1. 첫째

 
3
사랑하시는 C 先生님 어린 心情에서 업시 솟아오르는 업는 늣김의 한 마듸를 올리나이다.
 
4
時間이란 시내가 흐르는 대로 우리 人生은 그 우에서 배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마음 압흔 이나 가슴 쓰린 이나 幸福의 頌歌를 놉히 외우는 이나 成功의 謳歌를 길게 부르짓는 사람이나 이 時間이란 시내에서 배놀이하지 안는 사람이 누구입니?
 
5
오늘 이 편지를 先生님 올리는 이 젊은 A도 時間이란 시내에 一葉片舟를 워 노코  모르는 浦口를 向하여 둥실둥실 갑니다.
 
6
어한 이는 快走하는 汽船을 탓스며 어한 이는 놉다란 돗을 달고 順風에 밀리어 갑니다.  어한 이는 밋구녕 어진 거루배를 이리 뒷둥 저리 뒤둥 위태하게 젓고 갑니다.
 
7
어한 배에서는 하품하고 기지개켜는 소리가 들리입니다.  어한 배에서는 장고를 두드리고 푸른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어한 배에서는 븕으레한 情話의 소근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한 배에서는 女子의 애는 울음 소리가 납니다. 어한 배 속에서는 蜀루가 춤을 추고 어한 배 속에서는 놀음의 코구는 소리가 납니다.
 
8
그러나 이 A의 탄 배에서는 무슨 소리가 들리는 줄 아십니까? 없는 憂鬱과 悲憤과 失望과 苦痛과 怨望이 뭉텡이가 되고 덩어리가 되어 듯는 이의 귀ㅅ구멍을 틀어막은 듯이 다만 하는 머리 압흠이 잇슬 이외다.
 
9
나와 가튼 배를 워 가튼 자리를 지내가는 배가 몃 백 몃 천이 잇습니다. 그들은 다만 서로 바라보며 긔막혀 웃을 이외다. 그리고 서로 눈물 지을 이외다.
 
10
先生님. 이 배가 가기는 갑니다. 한 시간에 五 里를 가거나 단 一 里를 가거나 가기는 갑니다. 그러나 그 배가 뒤거름칠 리는 업슬 터이지요. 가기만 하는 배는 우리를 실어다. 무엇을 하랴 할가요? 흐르는 時間은 말이 업고 이 업스매 다만 一定한 規則대로 가기는 가겟스나 업고 말업는 時間이란 시내 우에 이 A는 무슨 波紋을 그리어 노하야 할가요.
 
11
새벽 서리찬 바람에 차르럭 찰삭 어노는 어여 물결입니? 아츰 저녁 멀리 밀려왓다 멀리 밀려가는 밀물의 스르렁거리는 물결입니? 초생달 갸웃두름하게 비추인 푸르럿다 희엿다 하는 한 波紋입니? 어튼 저는 무슨 波紋이던지 그 時間이란 시내 우에 그리어 노하야 할 것이외다. 하다 못 하여 시컴한 물결 우에 푸-하게 일어나는 거품일지라도 냄겨 노코야 말 것이외다.
 
12
先生님. 그 波紋을 그리랴 하나 그릴 수가 업습니다. 한울의 바람은 넘우 장하고 몰려오는 물결은 넘우 힘이 잇습니다. 因襲이란 물결이 이 작은 片舟를 몰아낼 와 肉迫하는 環境의 모든 시컴한 물결이 가랴 하는 이 A라는 쪽으마한 배를 집어삼키랴 할  닷을 감아라 노를 즈어라 가랴고는 합니다마는 方向을 定하랴 하나 팔에 힘이 弱하고 가랴 하오나 나를 이어 나아가게 하는 힘잇는 發動機를 갓지 못하엿습니다. 그나 그입니? 어 에는 暴雨가 내려붓고 어한 에는 狂風이 몰려와 간신히 댓동거리는 이 작은 배를 사정업시 푸른 물결 속에 집어너랴 합니다.
 
13
아아, 先生님. 그나 그이 아니외다. 어한 는 어두운 밤이 됩니다. 울멍줄멍하는 怒한 波濤가 다만 시컴한 暗黑 속에서 이리 고 저리 니다. 한울에는 希望의 별 하나 보이지 안습니다. 저-쪽 어구에 희미하게 비추이는 알 가튼 燈臺의 박어리는 불도 질 가 잇습니다.
 
14
그러나 저는 가럅니다. 약하고 힘업는 두 팔 두 다리로 저-보이지 안는 浦口를 向하여 形形色色의 波紋을 그리면서 가기는 가럅니다. 오늘에 그리어 노흔 波紋의 한 幅이 來日에 그리일 波紋을 나코 來日에 그리어 노흔 波紋의 한 幅이 모래의 그것을 나하 저- 浦口에 이를 에는 大洋으로 나아가는 힘있는 여울 물결 우에 거룩하고 다운 成功의 波紋을 그리려 합니다.
 
15
아아, 그에는 暗黑에 날는 미친 波濤나 업는 暴風 暴雨나 밀려오는 因襲의 물결이나 모든 環境의 그 모진 波濤가 거룩하고 다운 波紋 하나는 지워 버리지 못할 것이며 삼키어 버리지 못할 것이지요. 이 적은 一葉片舟는 그 가 되어 바위에 부듸처 어지거나 물결에 씻기어 살아지거나 저는 다만 죽어가는 목구녕 속으로라도 넘치는 歡喜와 북바치는 깃븜으로 永生의 노래를 불을 것이외다.
 
 

2. 돌재

 
17
오늘은 왼 일인지 日氣가 前에 보지 못하게 陰沈합니다. 답답한 心思와 沈鬱한 感情을 陽氣잇고 淸澄하게 하랴 애를 썻스나 그것은 失敗하엿습니다.
 
18
아츰에 밥을 먹은 저는 열두 시가 되도록 濕氣찬 방바닥에 누어 잇섯습니다. 오고가는 空想이 어한 는 저를 웃키더니 어한 는 울리더이다. 저의 젊은 안해는 五色 조희로 바른 반지그릇을 엽해 노코 별 가튼 두 눈을 박어리며 저의 입고 나아갈 두루막이 을 달고 잇섯나이다. 저는 저의 안해를 볼 마다 불상한 생각이 납니다. 나히 젊은 안해의 고생살이를 생각할 마다 저의 心情은 왼 일인지 쓰립니다. 제 엽헤 안저 잇는 그 젋은 안해가 果然 저의 理想을 체우는 안해는 아니외다. 사랑과 사랑이 結合하여 된 夫婦가 아니외다. 自覺잇는 愛人과 自覺잇는 愛人의 調和잇는 사랑은 아니외다. 그는 무엇을 밋고서 나의 안해가 되엇스며 무슨 覺醒을 가지고 나를 사랑하는지 알 수가 업습니다. 愛人과 愛人이 서로 맛나는 것이 가장 큰 大膽한 일이라 하면 愛人도 아니요 愛人도 아닌 이 두 사람의 서로 結合된 것도 危殆하게도 大膽한 것이외다. 危殆한 짓을 가티 한 이 A도 불상한 勇者이지마는 그것을 只今지 아지 못하는 저의 젊은 안해도 어리석은 勇者이외다. 우리 두 사람이 果然 圓滿하게 愛의 카락을 두 몸에 얽어 노핫습니? 强大한 勢力을 두 사람의 붉은 피 속에 부어 주는 것이 무엇입니까?
 
19
그러나 어린 자식은 절더러 "압바 압바" 합니다. 그리고 저의 안해더러는 "엄마 엄마" 합니다. "엄마 압바"라 불으는 그 소리를 들을 마다 아지도 못하게 저의 마음은 하여지며 어느 틈엔지 가운 귀여움이 저의 가슴을 채웁니다. 어린애가 웃으면 저도 웃습니다. 그러면 저의 안해도 웃습니다. 저의 안해의 웃는 눈은 반듯이 나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20
철업는 아이가 재롱부려 웃을 는 저의 웃음과 저의 안해의 웃음소리는 보이지 안는 공중에서 서로 얼크러져 입을 마춥니다. 그 에는 모든 불평 모든 고통이 그 방안에서 내기어 버립니다.
 
21
오늘도 남향한 창에는 해빗이 하게 드는데 철업는 어린 자식은 방 한구퉁이에서 자막대기를 가지고 몽실몽글한 두 다리를 쭉 벗고서 무엇이 그리 재미잇는지 코소리를 쌔근쌕근하며 작난을 하고 잇슬  답답한 감정이 공연히 저의 상을 흐리게 하엿스나 근지러운 살과 부들어운 입김을 가진 저의 안해가 고요한 沈黙을 가는 바늘노써 바느질 할 제 왼일인지 눈을 감은 저의 全身의 모든 官能은 힘을 일흔 것가티 노곤하여젓나이다.
 
22
잠들지 안흔 나의 정신은 昏膿한 가운대 저저 잇슬  나의 안해는 무엇을 생각하엿는지 "여보셔요 날이 점점 치워오는데 月給 되거든 어린애 모자 하나 사오셔요" 하엿습니다. 이 말을 듯는 저는 듯고도 못 들은 체하엿습니다. 그리고 속마음으로는 "畵具도 살 것이 잇고 冊도 좀 사야 할 터인데 어린애 모자는 천천히 사지" 하며 안해의 말에 공연한 씸징이 낫습니다. 그 씸증은 決코 안해의 말이 不當한 말이나 어린아이의 모자를 사다주는 것이 앗가워 그리한 것이 아니라 經濟의 壓迫을 當하여오는 저는 돈이란 소리를 들을 마다 싸아오고 싸아오는 不平이 空然히 조튼 感情도 얼크러 털여 버립니다.
 
23
저의 안해는 여러 번 그런 일을 말하면서도 저의 대답하지 안는 것이 무안한 듯이 한참이나 아무 소리가 업다가
 
24
"왜 남의 말에 대답이 업소" 하엿습니다. 나는 여전히 말대답이 없시 들어누어 잇섯습니다. 안해는  다시
 
25
"어린애 모자 하나 사다주기가 무엇이 그리 어려워서" 하더니 아모 소리도 업시 다 매인 두루막이를 툭툭 털어 저의 누어 잇는 다리 우에 툭 던젓습니다.
 
26
자막대기를 가지고 작난하든 어린애는 모자 소리를 듯드니,
 
27
"모자? 응 엄마" 하고 벙긋벙긋 웃으면서 저의 안해를 쳐다보며 달려듭니다.
 
28
이것을 본 저의 안해는 토라젓든 얼굴을 다시 고치엇든지
 
29
"글세 이것 좀 보시우 모자 모자 하는구료" 하며 아모 말업시 두 눈 우에 팔을 언고 누어 잇는 저의 가슴을 가만히 연하고 부들어웁게 흔들엇습니다. 저의 안해의 매매한 손가락이 저의 옷 우에서 지락어릴 에 저의 皮膚 미트로 지내가는 가늘은 神經은 무엇에 醉한 듯한 感覺을 저의 피결 속에 傳하는 듯하엿습니다.
 
30
저는 다만
 
31
"왜 이리 구챤한" 하고 팔치로 안해의 손을 툭치며 다시 돌아누엇습니다. 제가 本來 神經質임을 아는 저의 안해는 족음도 노여워하는 긔색이 업시 다만 생글 읏으면서 가장 노한 듯이
 
32
"고만두구려 어서 옷이나 입고 나아가요. 대낮에 들어누어 잇는 것이 갑갑해 못 견듸겟구려" 하는 목소리는 웬일인지 마음 弱한 저의 그짓 노여워함을 오래 가게는 못하엿습니다. 저는 다만 벌덕 일어나며 안해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
 
33
"엥 그 등쌀에 누어 잇슬 수가 잇셔야지 두루막이 어소" 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빙글에 웃었습니다. 저의 안해도 웃음이 도는 얼굴에 거짓 노여움을 석그면서
 
34
"그것 아니고 무엇이오" 하며 방바닥에 노혀 잇는 저의 두루막이를 가르첫습니다.
 
35
저는 다만 무안한 가운대도 웃으운 생각이 나서 아모 말이 업시 두루막이를 입고
 
36
"지금 몃 시나 되엇슬고?" 하며 혼자말을 하고는 모자를 집어 썻습니다.
 
37
저는 밧갓으로 나아왓습니다. 젊은 안해와 정에 겨운 싸움을 하고 나아온 저의 마음은 밧가테 나아와서 비롯오 그 時間에 일어난 歷史가 그리웁고 愛着하는 생각이 낫습니다. 새로운 空氣와 푸른 한울이 거의 공연히 센틔멘탈한 心情을 녹이며 부들어웁게 하여줄  웬일인지 반웃음과 반노여움을 석근 저의 젊은 안해의 얼굴과 그의 表情을 말할 수 업시 저의 마음을 魅醉케 하는 듯하엿습니다.
 
38
저는 저의 친구를 차저 MW社로 向하여 오면서 생각하는 것은 저의 안해이엇스며 그 안해가 청하든 어린 자식의 새 모자이엇습니다. 저는 月給을 타거든 모자를 사다주리라 하엿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마음을 깃거웁게 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어머니 된 젊은 안해의 마음을 질거웁게 하여주리라 하엿습니다.
 
 

3. 셋재

 
40
MW社에 왓습니다. D,H, W,C는 서로 바라보며 무슨 걱정인지 하고 잇섯습니다. 웬일인지 그 넓지 못한 방안에서는 검푸른 근심의 그늘이 오락가락 하엿습니다. 저는
 
41
"웬일들이야 무슨 걱정 들엇나?" 하엿습니다. 얼굴 검은 D,H는
 
42
"그러치 안하도 자네를 기다리엇네. 그런게 아니라 N C의 안해가 알는다는 긔별이 왓는데 本來 구차한 그 사람이 어케 근심을 하겟나 그래서 오늘 N C의 집지 가 볼가하고 자네를 기다리든 터인데"
 
43
"무엇야? N C의 안해가?"
 
44
"그래"
 
45
"그것 안되엇네그려 그러면 언제 가랴나? 車費들은 準備 되엇나?"
 
46
"그것은 내가 준비하엿서"
 
47
"그러면 가보세그려" 저는 다만 친구의 불상한 처지에 동정하는 마음을 견듸지 못하엿습니다. N C의 집은 시골입니다. 더구나 閑寂한 村입니다. 그의 생활은 富裕럽지 못하고 貧困합니다. 그는 지금 자긔의 손으로 農事를 지읍니다. 아츰에 괭이 메고 논으로 갑니다. 저녁이면 실음업시 자긔 집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그는 박박하는 鍮경 미테서 알 가튼 책을 봅니다. 그러고 詩를 씁니다. 그의 詩는 先生님도 보신 바가 잇겟지요마는 참으로 完璧을 일운 것이 적지 안습니다. 저는 N C의 閑寂한 生活을 부러워합니다. 족음도 不平이 업시 족음도 變함이 업는 그의 구든 信仰 안에 살아가는 것을 저는 부러워합니다.
 
48
저는 그의 눈물을 못 보앗습니다. 그의 한숨이 저의 귀를 서늘하게하지 못하엿습니다.
 
 

4. 넷째

 
50
사랑하시는 先生님, 사람의 눈물이 잇다고 하면 이러한 경우에 우지 안는 사람은 업슬 것이지요? 만일 참으로 그 눈물이 눈물이라 하면 이와 가튼 눈물이 참눈물이겟지요.
 
51
오늘 저녁이외다. 저의 세 사람은 N C의 사는 시고을에 왓습니다. 停車場에서 十 里를 걸어 들어올 제 저의 세 사람은 참으로 共通된 意識 共通된 感情을 머리 속과 가슴속에 품고 잇섯습니다.
 
52
멀리 보이는 작은 별들은 녯날의 東方 博士들을 베들네헴으로 引導한 듯이 우리를 보고서 재롱부리어 박어립니다. 다닥다닥한 좀생이는 간즈러운 듯이 옹기종기합니다. 밤은 어두웁고 길은 험하오나 저의를 이어가는 그 무슨 勢力의 線이 나는 저편에는 友情이라는 樂園이 잇습니다. 同志라는 그리운 "에덴"이 잇습니다.
 
53
말이 업고 소리가 업시 거러가는 우리 세 사람은 다만 쓸쓸하고 寂寞하고 심심하고 無味 淡淡한 N C의 집을 차저가면서도 우리의 는 피와 타는 情熱은 그 차저가는 閑寂한 農村을 싸고도는 감안한 空氣를 답고 찬란하게 그리어노랴 하엿습니다.
 
54
그러하나 N C의 집을 다달앗슬  되엇습니다. 초가집 가장자리를 싸고도는 暗黑 속에서 이리 갓다 저리 갓다. 혼자 왓다갓다하는 사람이 잇섯습니다. 그는 그 눈을 감고 한울을 치어다보고 잇섯습니다. 우리는 그를 N C로 알앗습니다. 우리는 다만
 
55
"N C!" 하고 반가운 두 손을 내밀엇습니다. 이것을 본 N C는 다만 아모 소리가 업시 파리한 두 손을 내어밀며
 
56
"야 어케들 이러케 내려왓나?" 하며 힘업는 말소리에 처량한 긔운이 도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엿습니다. 우리 세 사람의 마음속에는 N C의 말소리를 들을 에 그 무슨 曖昧한 意識을 달앗습니다. 人生의 哀歌 마음 압흐고 가슴 절인 그 무슨 노래를 듯는 키 N C의 목소리에서는 푸른 긔운이 돌앗습니다.
 
57
N C는 아모 말이 업시 다만 번갈아가며 우리 세 사람의 손을 단단히 쥐엇습니다. 그리고는
 
58
"나의 안해는 三十 分 前에 永遠한 解決의 나라로 갓네" 하엿습니다. N C의 눈에서는 여태지 보지 못하든 눈물이 흘럿습니다. N C의 가슴을 에이고 붉은 피는 식히고 哀嘆의 結晶인 거운 눈물은 다만 차듸찬 옷깃을 적시고 실음업시 식어 버리더이다.
 
59
그 누가 말한 바와 가티 한울에는 별이 잇습니다. 에는 이 잇습니다.바다에는 진주가 잇습니다. 우리 사람에게는 거웁게 반이는 눈물이 잇습니다. 누가 이것을 보고 울지 안는 이가 잇고 누가 이 을 보고 눈물 흘리지 안는 이가 잇슬가요?. 우리 세 사람은 한참이나 선 채로 울엇습니다. 친한 친구 사랑하는 同志者의 사랑하는 안해의 죽어간 것을 보앗슬  새삼스러웁게 우리 人生의 모든 悲哀가 心弱한 우리들을 울리엇습니다.
 
 

5. 다섯재

 
61
오래 뵈옵지를 못하엿습니다. 일주일 동안이나 N C의 집에 잇섯습니다. N C의 안해의 장례는 저의가 시고을에 간 지 이틀 뒤이엇습니다.
 
62
초가을은 으스스하엿습니다. 나뭇입흔 屍體를 담은 상여 우에서 시들어가는 듯이 춤을 추엇습니다. 상여들의 목늘여 불으는 구슯흔 悲歌는 길고 늘이게 공동墓地로 向하는 산고개를 넘어가더이다.
 
63
아! N C의 안해는 永遠히 갓습니다. 동리를 거치고 산모퉁이를 지내서 영원히 갓습니다. 그러나 N C의 머리 속에서 업시 울고 잇슬 그의 幻影은 길고 긴 세월을 두고 우리 N C를 얼마나 울릴가요 回顧의 記憶 속에서 시들스럽게 춤추는 그의 그림자는 몃 번이나 N C의 두 눈을 感慨無量하게 하겟습니?
 
64
새벽 서리 차듸찬 밤, 初生달 갸웃드름한 저녁에 애타는 녯 記憶 맘 압흔 녯 생각은 어느 곳 어느 자리에서 우리 N C를 울리일가요?
 
65
제가 N C의 안해의 장례에 참례하엿슬 에는 저도 한 죽음과 生의 境界線에 서 잇는 듯하엿습니다. 죽음과 살음이라는 것이 무엇이 다를 것인가요? 살앗다 함은 肉體에 血液이 돌고 모든 것을 意識하고 모든 것을 感覺한다 함입니? 죽음이라 하는 것은 모든 官能이 肉體의 썩어짐과 함 그 活動을 일허 버린다 함입니? 저는 무한한 悲哀를 아니 늣길 수가 업섯습니다.
 
 

6. 여섯재

 
67
어젓게 시고을서 올라왓습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日氣가 淸明하더이다. 간엷고 달큼한 空氣가 저의 코속을 通하야 쉴 새 업시 벌룩어리는 肺 속으로 지내 들어갈  어적게지 싀들은 듯한 저의 血液은 다시 정해진 듯하더이다.
 
68
"落望"이라는 그림을 그리면서 落望을 念慮하는 저는 쉬지 안코 운 希望으로 저의 가슴을 채웠섯습니다. 그윽한 法悅 속에서 러쉬와 Palette(調色板)를 움즉일  저는 살앗섯스며 生의 眞實을 맛보앗습니다. 다만 제가 "팔레트"板을 들고 "간바스를" 隔하여 안젓슬 가 저의 참 生이엇습니다. "落望"이라는 못토를 가진 그림을 그리면서도 無限한 將來와 업는 愉悅이 잇섯습니다. 愛人의 손을 잡고 그의 귀 미테 눈물을 어털이며 自己의 胸中을 하소연할 와 가티 淨潔하고 달큼한 맛이 저의 全身을 물들엿습니다.
 
69
오늘은 웬일인지 精神이 淸澄하얏습니다. 一週日 갓가이 刺戟이 적은 鄕土에 놀은 닭인지는 알 수 업스나 어튼 閑雅한 精神으로 노곤한 安逸 속에 오늘 하로를 지내엇습니다.
 
70
그러나 安逸에도 倦怠가 잇고 法悅도 일 가 업지 안핫습니다. 肉體의 倦怠는 精神지 倦怠하게 하더이다. 다시 法悅까지 털여 버리더이다
 
71
저는 기지개 한 번 하고 팔래트板을 내던젓습니다. 그리고 간바스를 집어치우고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쓰고 時計를 보앗습니다. 그 時計는 두 時를 가르치고 잇섯습니다. 저는 두 시간의 餘暇가 잇슴을 알엇습니다. 그래서 그 倦怠를 녹이기 위하여 S O의 집으로 가랴 하엿습니다.
 
72
S O는 불상한 女性이외다. 한 다리가 업는 不具者이외다. 나히는 二十 歲이외다. 그는 한 쪽 업는 다리를 을면서 치우나 더우나 學校에를 十餘 年이나 다니엇습니다. 제가 中學校 四年級 다닐 에 날마다 아츰이면 가튼 길모퉁이에서 맛나는 것이 緣이 되어 그와 사귀게 되어 지금지 삼 년 동안을 지내왓습니다.
 
73
그에게는 나히 늙은 어머니 한 분밧게는 업습니다. 아츰이나 저녁에 學校에 가고 올 에는 그는 반듯이 자긔 의 學校에 가고 學校에서 오는 것을 바라보고 기달렷다 합니다. 學校에서 무슨 일이 잇서 늦게 돌아오게 되면 그의 늘근 어머니는 반듯이 學校 문압지 와서 자긔의 을 기다리고 잇섯다 합니다.
 
74
아아, 先生님, 不具者의 母女의 生活은 참으로 눈으로 볼 수 업고 생각할 수 업게 불상하고 慘憺합니다. 그의 物質的 生活은 이 세상에서 第一 悲慘합니다. 그는 남의 집 겻방에서 바느질품으로 그날 그날의 生活을 繼續하고 잇습니다.
 
75
오늘도 그 불상한 不具者가 차저왓습니다. 문을 들어서며 기침을 두어 번 하엿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그 전에는 반듯이 반가워 마저 주던 그 不具의 女性. 오늘은 그의 그림자를 볼 수가 업섯습니다.
 
76
문간에 들어선 저의 마음은 저녁날에 산골작이를 헤매는 듯이 휘휘하엿습니다. 가련한 不具의 女性이 나를 마저 주지 안는 것이 저의 마음을 울게 하엿습니다.
 
77
저는 다시 기침을 하고 구녕이 허지고 문풍지가 펄럭펄럭하는 방문을 열려 하엿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문을 열지 못하엿습니다. 숭숭 어진 문 틈으로 새어나오는 不具인 女性의 母女의 울음 소리는 저의 感情을 憐悶의 情으로 물들엿습니다. 저는 다만 茫然하게 아모 말이 업시 서 잇섯습니다. 말업시 서 잇는 저의 周圍는 날연한 空氣가 不具者의 어머니와 不具인 女性의 울음 소리를 실고서 시들어지는 듯이 旋舞를 추엇습니다.
 
78
족금 잇다가 문이 열리드니 나오는 사람은 그의 늙은 어머니엇습니다. 그는 치마자락으로 눈물을 씨스면서 저를 바라보더니
 
79
"보셨습니? 어서 방으로 들어가시지요" 하며 돌아서서 코를 풀엇습니다. 저는 무엇이라 물어볼 말도 업거니와 다시 말할 것도 업서 다만
 
80
"네 S O는 잇나요?" 하며 방안을 들여다보앗습니다. S O의 어머니는
 
81
"네 잇서요" 하고 저의 말에 대답을 하더니 다시 방안을 들여다보며
 
82
"얘 先生님 오셨다" 하엿습니다.
 
83
방안에는 S O가 돌아안저 여태것 울고 잇는지 참아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다만 치마으로 눈물만 씻고 잇섯습니다. 그러나 제가 온 것을 보고서는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몸을 틀어 돌아안지면서
 
84
"어서 오십시요" 하고 밝아케 피가 올른 두 눈으로 저를 치어다보더니 다시 눈을 방바닥으로 향하엿습니다. 저는 들어가기를 주저하엿습니다. 그러타고 그대로 돌아갈 수는 업섯습니다. 저는 구두를 르고 그 방안으로 들어갓습니다. 방안으로 들어가랴 할  마루 테 노혀 잇는 S O의 다리를 代身하여 주는 나무대리가 저의 발길에 채여 덜컥하더이다. 저는 그 근질업고 누가 엽헤서 "에비" 하고 징그러운 것을 저의 목에다 던저주는 듯이 진저리를 치는 듯이 방안으로 어 들어갓습니다.
 
85
S O는
 
86
"오늘은 時間이 업스셔요" 하며 다른 와 다르게 有心히 저를 치어다보앗습니다. 저는
 
87
"잇다가 네 시에나 時間이 잇스니요 잠간 다녀가랴고 왓서요" 하고 자리를 定하고 안젓습니다.
 
88
"댁에 무슨 조치 못한 일이 생겻습니" 하고 저는 그의 운 理由를 알아보랴 하엿스나 그는 다만
 
89
"안예요" 하고 부러움을 우며 아모 말이 업섯습니다.
 
90
저도 다시 무엇이라 물어볼 수가 업서서 다만 사면만 돌아다보며 아모 소리가 업섯습니다.
 
91
S O는 한참이나 감안히 잇섯습니다. 그리다가 반 리는 목소리로
 
92
"先生님" 하고 저를 블르더니 다시 아모 말이 업시 한참이나 질악질악하는 손가락만 바라보다가 저의
 
93
"녜" 하는 대답을 재촉하는 듯이 다시
 
94
"先生님" 하엿습니다. 저는
 
95
"네" 하고 그의 굽으린 머리의 안 머리털만 바라보앗습니다.
 
96
"저는 병신입니다" 하더니 여태지 참엇든 눈물이 다시 어져 방바닥 우으로 실음업시 굴럿습니다. 이 소리를 듯는 저도 가티 울고 십헛습니다.
 
97
"저는 병신인데요" 하고 힘잇는 語調로 다시 한 말을 겁허 하더니 그대로 방바닥에가 업들어저 울면서 목메인 소리로
 
98
"병신인 저도 피가 잇고 감정이 잇습니다. 거운 눈물과 샛밝안 熱情이 잇습니다. 그러하나 불상한 저는 그 눈물을 가지고 혼자 우나 그 눈물을 알어주는 사람이 업스며 그 熱情을 혼자 태웟스나 그것을 바다주는 이가 업서요. 불상한 사람은 세상에서 더욱 불상한 구덩이에 틀어박으랴 할 이야요" 하며 늣겨가며 울엇습니다.
 
99
"저를 A氏는 불상히 녀겨주십니? 만약 참으로 불상히 녀겨주신다 하면 이 저의 마음지 알아주셔요" 하고 哀訴하듯이 저의 무릅에 업대어 울엇습니다.
 
100
先生님 누가 이 말을 듯고 울지 안는 者가 잇스며 누가 불상히 녀기지 안는 자가 잇슬가요? 저는 다만 S O를 어안고 한참이나 울엇습니다.
 
101
"S O씨 우지 마셔요. 나는 당신을 불상히 녀깁니다. 참으로 동정합니다"
 
102
"그러면 한 다리 업는 不具者인 저를 길이길이 사랑하여 주시겟서요?"
 
103
이 말을 들은 저는 다만
 
104
"네!?" 하고 아모 말이 업섯습니다. 저는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엿습니다. 저의 눈압헤 나타나 보는 것은 저의 나히 젊은 안해엿습니다. 자막대기 가지고 놀고 잇든 어린아이엇습니다.
 
105
S O는
 
106
"네 A氏 대답을 하여주셔요" 하고 저를 哀訴하는 두 눈에 방울방울히 눈물을 고이고서 치어다보앗습니다.
 
107
아! 先生님 이 S O를 저는 참으로 불상히 녀깁니다. 참으로 同情합니다. 그가 눈물을 흘릴 에 나도 눈물을 흘립니다. 그가 속태울 에는 나도 속을 태우랴 합니다. 한울 알에 地球 한 點 우에서 지락어리는 이 병신인 S O를 저는 힘 붓잡고 울드래도 시원치가 못할 것갓습니다. 그러나 先生님 그 불상히 녀기는 마음이 생기는 그 刹那 사이에 벌서 사랑이라는 것이 간 것이 아니올가요. 그의 손을 잡고 하서 가티 우는 것이 벌서 사랑이 아니엇슬가요?
 
108
그러나 이 不具의 女性은 저를 사랑하랴 합니다마는 저는 女性의 사랑을 엇고서 돌이어 가슴이 압핫습니다. 眞正한 사랑을 바드면서 그것을 물리치지 안흘 수가 업섯습니다.
 
109
저는 不具인 女性의 거운 사랑을 밧기에는 넘우 不幸한 사람이외다.
 
110
先生님 肉體의 不具者는 그 不具를 同情한 저로 말미암어 사랑의 不具者가 될 줄이야 에나 알앗사오리? 사랑은 고든 것이요 굽은 것 아니니 저는 벌서 그 고든 길 우에 선 사람이외다. 저의 안해를 사랑하지 안는 바가 아니엇나이다. 그러면 저는 저의 안해에게로 向하는 한 사랑을 일브러 거 이 不具의 女性을 사랑할 수는 업섯습니다. 不具의 女性이 不具의 女性이므로 그를 同情하는 同時에 저의 사랑을 不具가 되게 할 수는 업섯습니다. 그러나 이 不具者의 눈물은 그 눈물이 저의 무릅 우에 어지는 부터 아니올시다. 그의 사랑이 저에게로 向할 부터 벌서 그의 가슴에 얼이어 잇는 사랑을 不具者 되게 하엿습니다. 그의 한 다리가 업는 것과 가티 그의 사랑은 한 업는 사랑이엇습니다.
 
111
저는 다만
 
112
"S O 氏 우지 마셔요. 저의 가슴은 S O 氏의 눈물로 因하여 녹아 버리는 듯하외다. S O 氏의 눈물 방울이 저의 마음 우에 한 방울식 두 방울식 어질 마다 그 무슨 화살로 는 듯이 압흐고 쓸입니다" 할 이엇나이다.
 
113
"A 氏 저는 다만 A 氏 한 분이 저를 참으로 사랑하여 주실 줄 알앗섯는데요" 하는 S O는 그 무슨 對答을 기다리는 듯이 아모 말이 업섯습니다. 저는 다만
 
114
"고만 우셔요 자- 일어나셔요" 하고 가리지 못할 눈물을 씨슬 이엿나이다.
 
115
저는 어제날지 만흔 女性의 사랑을 밧는 者를 幸福者라 하엿섯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不具者의 하소연을 들을 에 비롯오 情의 가슴이 압핫섯습니다. 한 개의 사랑을 두 군대로 즈랴 할  그 압흠을 알았섯습니다. 그 쓸임을 알앗습니다. 한 개인 사랑을 가진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여러 사랑을 밧는 것의 그 가슴 절이고 不幸한 것을 알앗습니다.
 
116
아! 그러나 그 不具者는 더욱더욱 不具者가 되어갈 터이지요. 落望과 怨恨의 深淵에서 한울을 우럴어 그의 不幸을 부르지즐 터이지요? 그 부르지즘의 哀悽러운 소리는 저의 피를 얼마나 식힐가요? 그 소리는 영원지 저의 귀 미테서 슬피 울 터이지요?
 
117
先生님 저는 이 참으로 사랑하는 女性의 사랑을 昧情하게 물리처야 할 것입니? 永遠토록 바다주어야 할 것입니? 불상한 者의 울음을 들어주어야 할 것입니? 不具者의 哀訴의 눈물을 저의 가슴에 파무치도록 안아야 할 것입니? 저는 다만 岐路에 彷徨하며 弱한 心情을 定하지 못하고 헤매일 이외다.
 
118
"네 알앗습니다. 그러나 저는 S O氏의 말슴에 그러케 速히 대답할 수는 업습니다"
 
119
"그러면 언제 대답을 하여주시겟습니?"
 
120
"네 그것은 천천히 해들이지요" 하는 뭇고 대답하는 말이 우리 두 사람 가운대에는 교환되엇습니다.
 
121
S O는 의심하는 듯이
 
122
"그러면 저를 絶對로 사랑을 하여 주시지는 안는다는 말슴이지요 A氏의 가슴에는 저를 위하여서는 絶對의 사랑이 업스시다는 말슴이지요?" 하며 원망하듯이 저를 치어다보앗습니다. 저는 무엇이라 대답할는지 몰랏습니다. 참으로 저에게 絶對의 사랑이 그 잇섯습니? 참으로 업섯습니다. 絶對의 同情과 憐憫은 잇섯슬는지는 알 수 업서도 絶對의 사랑은 업섯습니다. 打算이 잇섯스며 주저가 만핫섯습니다. 어한 에는 不具者라는 근지러운 代名詞가 저를 진저리치게지 하엿습니다.
 
123
아무 대답도 업는 저를 보든 S O는
 
124
"저는 알앗습니다. 저는 永遠토록 不具者이외다. 한 구퉁이가 이즈러진 사랑의 所有者이외다. 그 아니라 저는‧‧‧‧‧‧" 하더니 斷念과 怨望이 엉키인 두 눈에는 어리석은 눈물이 어느 틈에 말라 버리고 冷笑와 咀呪가 매친 듯할 이엇습니다. 이 소리를 듯는 저는 어지 마음이 으스스 차고 몸이 달달 리는 듯하여 그의 눈물을 다시 보고 십헛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斷念과 怨望과 冷笑와 咀呪의 매치인 듯한 表情을 볼  저는 다시 그의 마음을 풀어털이어 힘업고 연하게 울리고 십헛습니다. 저는
 
125
"S O 氏" 하고 그의 손을 잡으며
 
126
"저는 영원토록 S O氏를 잊지는 못하겟습니다" 하였습니다. 그는
 
127
"네 저를 잇지는 말아주셔요 저도 눈을 감을 지는 A氏를 잇지는 못하겟지요" 할 이엿습니다.
 
 
 

7. 일곱재

 
129
S O의 집에서 나온 저는 學校를 向하여 갓섯습니다. 아지 淸澄하든 心神은 웬일인지 不具 女性의 집을 다녀온 후부터는 흐릿하고 朦朧할 만 아니라 沈鬱하고 센치멘탈로 變하엿습니다.
 
130
저는 學校에를 갑니다. 한 時間의 圖書를 알으키기 위함보다도 그 報酬를 바라고 갑니다. 세상의 第一 不幸한 犯罪가 잇다 하면 아마 이와 가튼 者이겟지요. 하지 안코 내 마음에 잇지 안흔 짓을 한 뭉치의 밥덩어리와 김치 몃 쪽의 充腹할 食物을 爲하여 알면서 行한다 하면 罪인 줄 알면서 他人의 物件을 盜賊한 飢寒에 들린 者와 얼마나 나흘 것이 잇겟습니? 남의 物件을 盜賊한 者의 良心이 리인다 하면 그만큼 比例한 저의 良心도 리엇슬 것이며 迫頭하는 飢寒에 못 이기여 다른 사람의 物件을 盜賊한 사람의 生을 渴求한 것을 同情할 것이라면 生命을 이어 엇기 위하여 自己의 良心을 속이는 이 A라는 畵家도 한 同情을 求할 수가 잇슬 것일는지요?
 
131
저는 學校 正門에 들어섯섯습니다. 그 마츰 M校主가 學校를 다녀가는 길인지 自動車에 올르랴 할 이엇습니다. 그 에 그 간사한 李 先生은 M校主의 팔을 부축하여 自動車 속으로 몰아너헛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고 크게 웃엇습니다. 엽헤서 저의 웃는 것을 보는 朴 先生은
 
132
"왜 웃으시우" 하며 눈을 흘기더니
 
133
"그게 무슨 무례한 짓이오?" 하더이다. 저는 다시 한 번  웃스면서
 
134
"朴 先生은 나의 웃는 意味를 모르시는구료." 하고는
 
135
"人形이외다 人形얘요. 두 팔 두 다리가 있고도 못 쓰는 人形이외다. 人形은 人形이니까 말할 것도 업지마는 人形을 부축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보구서는 나는 아니 웃을 수가 업지요"
 
136
하고는 그대로 돌아서서 敎室 안으로 들어갓습니다.
 
137
오늘은 그믐날이외다. 月給 타는 날이외다. 事務室에 들어선 저는 다만 보이는 것이 會計의 動靜이엇습니다. 그러고 그 돈을 가지고 쓸 궁리를 하고 잇섯슬 이엇습니다. 오늘도 어린애 모자를 하나 사다주고 사랑하는 안해의 목도리를 하나 주어야 하겠다 하엿습니다.
 
138
二十五 圓이라는 月給을 기다리는 저의 마음은 웬일인지 씁쓸하고도 저의 몸이 불상해 보엿습니다. 그러고 공연히 씸증이 낫습니다.
 
139
교실에 들어가 白墨을 들고서 漆板 우에 그림을 그리일 에는 모든 學生들지 밉살스러울 이엇습니다. 그리고 그 學生들이 저의 運命을 이러케 만들어준 듯하기도 하엿습니다. 저는 마음에 업는 한 시간을 아니 지낼 수가 업섯습니다.
 
140
그 날은 學生들에게 宿題를 해오라 한 날이엇습니다. 近 四十 名 學生 중에 宿題를 해오지 안흔 學生이 다섯이 잇섯습니다. 그 中에 그 中 나히 적고 옷을 헐벗은 學生은 제가
 
141
"왜 숙제를 안 그려왓소?" 할  그는 다만 아모 말 업시 한참이나 잇더니 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자자 울고 섯슬 이엇습니다. 다른 애 學生은 여러 가지 핑계로써 先生인 저를 속히랴 하엿습니다. 저는 그 눈물 흘리는 學生을 바라보며 다시 다-허진 양말을 볼  어쩐지 측은한 생각이 나서
 
142
"왜 대답은 아니하고 울기만 하시오?" 하며 그의 억개에 팔을 대이니 先生인 저의 손이 그의 억개를 어루만지는 것이 더욱 그의 感情을 느즈러지게 하였든지 더욱더욱 늣기어 울 이엇습니다. 그러다가는 북받치는 울음 소리와 함께
 
143
"집에서 돈이 업다고 도화지를 사주지 안하요" 하엿습니다.
 
144
先生님 제가 이 學生을 罰줄 資格이 잇습니? 업슴니? 저는 다만 창연한 두 눈으로 그 어린 학생을 바라보며
 
145
"여보시오 참 마음만 잇스면 고만이오. 나는 당신의 그림 그려오지 안흔 것을 責하랴 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참 誠意가 업섯는가 하는 것을 責하랴 함이엇소. 당신의 눈물 한 방울은 오늘 그려오지 못한 그 그림보다 몃 배의 가치가 잇는 것이요" 하엿습니다.
 
146
下學 後 事務室로 나왓습니다. 會計는 나를 보더니 아조 은근한 듯이
 
147
"A 先生님 이리로 좀 오십시요" 하고 자긔 겨트로 부르더니 봉투에 집어넣은 月給을 저의 손에 쥐어주면서
 
148
"담배 갑시나 하십시요" 하엿습니다. 저는 그것을 밧는 것이 어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149
"네 고맙습니다" 하고 그대로 보지도 안코 주머니에 다 너헛습니다.
 
150
날은 점점 어두어가느라고 灰色의 저녁빛이 온 市街를 싸고 도는데 저는 學校문 밧게 나아와서야 그 封套를 다시 집어내여 그 속에 잇는 돈을 내어 보앗습니다.
 
151
그 속에는 十七 圓 五十 錢. 十七 圓 五十 錢이 들어 잇섯습니다. 저는 멈칫하고 섯습니다. 그리고
 
152
"어 十七 圓 五十 錢만 되나" 하고 한참이나 의아하야 생각을 하고 잇슬 에 문득 생각나는 것은 N C의 집 갓섯든 것이외다. 안해 일흔 親友를 차저갓든 一週日間의 努力의 代價는 學校에서는 除하여젓습니다.
 
153
아! 先生님 저의 손에는 十七 圓 五十 錢이 잇습니다. 一個月 努力의 代價는 十七 圓 五十 錢이외다. 불상한 젊은 畵家의 良心을 부러웁게 한 罪의 代價가 十七 圓 五十 錢이외다.
 
154
저는 하는 수 업섯습니다. 灰色 封套에 집어너흔 그 돈을 들고 S O의 집지 無意識中에 왓습니다. 한울에 구름장 사이로는 가리엇다 보엿다 하는 작은 별들이 이 웃으운 젊은 A를 비웃는 듯이 내다보고 잇섯습니다. 灰色의 感情이 空然히 저의 마음을 鬱憤하고 원망스러웁게 하엿습니다.
 
155
S O의 집에는 무엇 하러 왓슬가요? 그것은 저도 아지 못하엿습니다. 문간에 와서야 내가 무엇 하라 여긔를 왓나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랴 하엿섯습니다. 그러나 저의 가슴에서 업시 울(鳴)고 잇는 그 무슨 하모니는 저의 발을 S O의 집안으로 을어들엿섯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전과 가티 서슴지 안코 그대로 들어갈 수가 업섯습니다. 조그마한 집 조그마한 문으로 흘러 나오는 무거운 공긔는 급히 흐르는 시내물가티 저의 가슴으로 몰려오는 듯하엿섯습니다.
 
156
저는 다만 문간에 서서 도적놈가티 문안을 엿듯고 망사렷습니다.
 
157
先生님 사랑도 아모 것도 하지 안켓다고 할 적에는 서슴지 안코 아모 不安도 업시 다니든 제가 오늘은 어찌하여 죄지은 者 모양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하엿스며 가슴이 거북하엿슬가요?
 
158
죄악이 아닌 사랑을 주랴 하는데 저는 가슴이 림을 달앗스며 잘못이 아닌 사랑을 준다는 사람의 집에 들어가기를 주저하엿습니다.
 
159
저는 十分 동안이나 서 잇섯습니다. 그에 다시 그 不具者의 母女의 울음 소리가 들렷습니다. 그 울음 소리는 그 전보다도 더- 저의 마음을 훝는 듯하고 개는 듯하엿습니다. 그러고 모든 悲哀를 저의 가슴 우에 실어놋는 듯이 무거웁게 슬펏습니다. 그러나 저의 눈에는 눈물이 업섯습니다. 學校에서 바든 一個月 努力의 代價인 十七 圓 五十 錢이 저를 鬱憤하게 하엿슴이 공연히 저의 눈물지 막아 버리엇습니다.
 
160
저는 한참이나 그 울음 소리를 들엇습니다. 그 울음에 석기어 나오는 늙은 어머니의 리는 목소리로 분명치 못하게 들리는 것은
 
161
"S O야 이제는 고만 한길 귀신이 되엿고나" 하는 살이 얼어붓는 듯한 불상한 소리엿습니다.
 
162
저는 그제야 그 눈물을 알앗습니다. 不具者의 母女는 몸을 담을 집이 업습니다. 그는 오늘에 몃 푼 안되는 貰錢으로 말미암아 이 집에서 내어깁니다.
 
163
창 밧게서 듯고 잇는 이 A의 주머니에는 十七 圓 五十 錢 잇습니다. 이 A는 아즉지 한길에 彷徨하지는 안켓지요? 저는 그 주머니의 十七 圓 五十 錢을 내엇습니다. 그러고 鉛筆로 封套에 A라 썼습니다. 저는 그 刹那間에 絶對의 同情이 저의 가슴속에서 躍動하엿습니다. 저의 피를 거웁고 힘잇게 케 하엿습니다.
 
164
저는 그 돈을 문을 소리업시 열고 감안히 마루 우에 노핫습니다. 그러고 竊盜와 가티 그 문을 리는 다리로 얼는 어나왓습니다. 그러고 뒤도 돌아다 보지 안코 저의 집으로 向하여 갓습니다.
 
165
집으로 안해가 돌아오기를 고대하겟지요. 어린 자식은 아버지 오면 모자를 사다준다고 몽실몽글한 손을 고개를 고이고 이 젊은 아버지 돌아오기를 바라고 잇슬 터이지요?
 
166
그러나 월급날인 오늘의 저의 주머니는 벌서 한입도 업는 탈탈이가 되엇습니다. 저의 들어가는 대문 소리를 듣고 다른 날보다 더-반가워 마저주는 젊은 안해에게 그의 마음을 만족시켜 줄 아모 것도 업습니다. 어린 자식의 깃버 는 마음을 돌이어 풀이 죽게 할 이겟지요.
 
167
그러하오나 어두움 속으로 파고들어가듯이 暗黑한 동리를 걸어가는 이 A의 마음은 웬일인지 滿足한 깃거움이 잇섯스며 싱싱한 生의 躍動이 잇섯습니다.
 
168
저는 다시 MW社로 왓습니다. 거긔에는 D H와 W C가 융크리고 안저서 무슨 冊을 보고 잇더니 저를 보고서
 
169
"어케 되엇나?" 하였습니다. 그것은 저의 月給 말이엇습니다. 저는 모자를 벗고 구두를 르면서 긔가 막힌 듯이 씁쓸히 웃으면서
 
170
"흥 나의 一個月 동안의 努力의 代價는 참으로 갑잇게 써 버리엇네" 하였습니다
 
171
……(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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