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변방의 바람과 구름은 땅을 덮어 음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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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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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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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구나
29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면 눈물이 떨어지고
32
산의 누의 성곽에는 애달픈 피리소리 은은하다
45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49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50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51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66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와 말들 그리고 격문은 치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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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받는 통천대의 금 줄기대는 하늘 은하수에 닿았도다
80
서쪽으로 요지를 바라보니 서왕모가 내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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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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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꿩 꼬리 깃 부채로 옮겨지니 궁궐의 부채 열리고
83
햇빛이 용의 비늘을 둘러싸니 비로소 임금의 얼굴 보였다네
84
푸른 강 자연에 살면서 한해가 저물어감에 놀라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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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날 조회 때에 청쇄문에서 몇 번이나 점호를 받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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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나 되는 안개바람으로 가을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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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루의 협성에는 임금의 행차가 이어지고
99
수놓은 기둥의 구슬발은 누런 고니를 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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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닻줄 상아 돛대에서 흰 갈매기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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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돌려 노래하고 춤추던 곳 바라보니 애달프구나
113
한 무제의 깃발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114
직녀 베틀 위의 실은 달빛 아래 실없고
115
돌고래 비늘 껍질 가을바람에 펄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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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 열매 파도에 떠다니고 검은 구름 물에 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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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엔 이슬이 차고 붉은 연꽃은 떨어진다.
118
변방의 관문 하늘에 닿아 오직 새들만 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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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호수만 가득한 땅엔 늙은 어부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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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벼에는 앵무새 낱알 쪼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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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동 나무에는 늘 봉황새가 가지에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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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가인들은 비취새 깃털 주워 서로 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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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좋은 짝이 함께 배를 타고 다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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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된 지금 바라보다 애써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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