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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내리느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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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924
김동환
1
눈이 내리느니
2
북극(北國)에는 날마다 밤마다 눈이 내리느니,
3
회색 하늘 속으로 흰 눈이 퍼부슬 때마다
4
눈 속에 파묻히는 하아얀 북조선이 보이느니.
5
가끔 가다가 당나귀 울리는 눈보라가
6
막북강(漠北江) 건너로 굵은 모래를 쥐어다가
7
추위에 얼어 떠는 백의인(白依人)의 귓불을 때리느니.
8
춥길래 멀리서 오는 손님을
9
부득이 만류도 못하느니,
10
봄이라고 개나리꽃 보러 온 손님을
11
눈 발귀에 실어 곱게 남극에 돌려보내느니.
12
백웅(白熊)이 울고 북랑성(北狼星)이 눈 깜박일 때마다
13
제비 가는 곳 그리워하는 우리네는
14
서로 부둥켜안고 적성(赤城)을 손가락질하여 얼음 벌에서 춤추나니.
15
모닥불에 비치는 이방인의 새파란 눈알을 보면서,
16
북극은 추워라 이 추운 밤에도
17
강녘에는 밀수입 마차의 지나는 소리 들리노니,
18
얼음장 트이는 소리에 쇠방울 소리 잠겨지면서,
19
오호 흰 눈이 내리느니 보오얀 흰눈이
20
북색(北塞)으로 가는 이사꾼 짐짝 위에
21
말없이 함박눈이 잘도 내리느니.
【원문】
눈이 내리느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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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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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金東煥)
[저자]
◦
19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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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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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1년 09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