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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팔경가 (瀟湘八景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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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풍
송만갑의 아들 송기덕이 1913년에 유성기음반에 녹음한 단가 '소상팔경가'의 가사이다.
1
소상팔경가 (瀟湘八景歌)
 
 
2
(아니리) 송기덕이가 소상팔경을 헙니다.
 
3
(중머리)
4
산악(山嶽)이 잠형(潛形)하고 음풍(陰風)이 노호(怒號)하니
5
수면에 듣는 소리 천병만마(千兵萬馬) 서로 맞아
6
철기도창(鐵騎刀槍)이었는 듯 처마 끝에 급한 형세
7
백절폭포(百折瀑布) 쏘아 있고 대수풀 흩뿌릴 제
8
황영(皇英)의 깊은 한(恨)을 잎잎이 호소하니
9
소상야우(瀟湘夜雨)라 하는 데요.
 
10
칠백평호(七百平湖) 맑은 물은 상하천광(上下天光) 푸르렀다.
11
얼음바퀴 문득 솟아 중천에 배회하니
12
계궁(桂宮) 항아(姮娥) 단청(丹靑)하고 새 거울을 열었는데
13
적막한 어룡(魚龍)들은 세(勢)를 얻어 출몰하고
14
풍림(楓林)에 귀아(歸鴉)들은 빛을 놀라 사라지니,
15
동정추월(洞庭秋月)이 아니냐.
 
16
연파만경(烟波萬頃)은 하늘에 닿았는데
17
오고 가는 상고선(商賈船)은 북을 둥둥 울리면서
18
어기여차 닻 감는 소리 보아 알든 못하여도
19
다만 앞에 섰던 산이 문득 뒤로 옮아가니
20
원포귀범(遠浦歸帆) 이 아니냐.
 
21
수벽사명양안태(水碧沙明兩岸苔)에 불승청원각비래(不勝淸怨却飛來)라
22
날아오는 저 기러기 갈순(葛筍) 하나 입에 물고
23
일점이점(一點二點) 점점마다 행렬지어 떨어지니 평사낙안(平沙落雁) 이 아니냐,
 
24
격안전촌(隔岸前村) 양삼가(兩三家)에 밥 짓는 연기 일고
25
파조귀래(罷釣歸來) 배를 매고 유교변(柳橋邊)에 술을 산 후
26
애내성(애乃聲) 부르면서 흥을 겨워 비겼으니
27
소림(疎林)에 던진 새는 지는 해를 설워 울고
28
벽파(碧波)에 뛰는 고기 비낀 볕 맞아 노니 어촌낙조(漁村落照) 이 아니냐.
 
29
천지 자욱하여 분분비비(紛紛비비) 나리는 양 분접(紛蝶)이 다투는 듯
30
유서(柳絮) 전광(顚狂)한 듯 위곡(委曲)한 늙은 가지 옥룡(玉龍)이 서리었고
31
기괴한 성낸 바위 염호(鹽虎) 엎쳤는 듯
32
강산이 변화하여 은세계(銀世界)를 이뤘으니
33
강천모설(江天暮雪) 아니냐.
 
34
산천에 싸인 안개 무르녹아 빚어 내니
35
청담(淸淡)한 새 얼굴은 가는 구름 속에 있고
36
진천(秦川)에 고운 계집 깁비단 씻어 건듯
37
발 밖에 기음저서 취적적(翠滴滴) 전비비(轉비비)하니
38
산시청람(山市晴嵐)을 구경하고.
 
39
만리청산(萬里靑山)이요 일편고성(一片孤城)이라
40
달 떨어지자 가마귀 까욱까욱
41
서리 가득한 하늘에 난데없는 쇠북 소리
42
객선(客船)에 뎅뎅 떨어지니 한사만종(寒寺晩鍾)이 아니냐.
【원문】소상팔경가 (瀟湘八景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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