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전문 보기 - 녹음방초 (綠陰芳草)

◈ 녹음방초 (綠陰芳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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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녹음방초 승화시(綠陰芳草勝花時)에 해는 어이 더디 간고

2

그 달 그믐 다 보내고

3

오월이라 단오일(端午日)은 천중지가절(天中之佳節)이요

4

일지지창외(日遲遲窓外)허여 창창(蒼蒼)한 숲속의 백설(白舌)6)이 찾었구야

5

때때마다 성현 앞에 산양자치(山梁雌雉) 나단말가

6

광풍제월(光風霽月) 너룬 천지 연비어약(鳶飛魚躍) 하는구나

7

백구(白鷗)야 날지 마라 너 잡을 내 안 간다

8

승상(聖上)이 바렸으매 너를 쫓아 여기 왔다

9

강상(江上)에 터를 닦어 구목위소(構木爲巢) 허여두고

10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11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 허면 넉넉 헌가

12

일촌간장(一寸肝腸) 맺힌 설움 부모님 생각 뿐이로구나

13

옥창앵도(玉窓櫻桃) 붉었으니 원정부지(怨征夫之) 이별(離別)이야

14

송백수양(松柏垂楊) 푸른 가지 높다랗게 그네 매고

15

녹의홍상(綠衣紅裳) 미인들은 오락가락 노니난데

16

우리 벗님 어디가고 단오(端午)시절인 줄 모르는 구나

17

그 달 그믐 다보내고 유월이라 유두일(流頭日)의

18

건곤(乾坤)은 유의하야 양신(良辰)이 생겼어라

19

홍로유금(烘爐流金) 되었으니 나도 미리

20

피서(避暑)하야 어데로 가자느냐

21

갈 곳이 막연쿠나 한 곳을 점점 들어가니

22

조그마한 법당(法堂)안에 중들이 모여서서 재맞이를 하느라고

23

어떤 중은 꽝쇠들고 또 어떤 중은 목탁을 들고 조그마한 상좌(上佐)하나

24

다래몽둥 큰 북채 양손에 갈라 쥐고 큰 북은 두리둥 둥

25

꽝쇠는 콰광 쾅 바라는 촤르르르 목탁 따그락 뚝 딱

26

탁자 앞에 늙은 노승(老僧) 하나 가사착복(袈裟着服) 어스러지게 메고

27

꾸북꾸북 예불(禮佛)을 허니 연사모종(煙寺暮鐘)이라고 허는데요

28

저 절로 찾아가서 재맞이 밥이나 많이 얻어먹고 우리 고향을 어서가세

【원문】녹음방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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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0년 0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