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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큰 충노 세 사람 ◈
해설   본문  
1908. 4
신채호
1
전국 내에 동전과 금전을 모두 외국인이 거두어 가면, 그 나라가 아주 멸망이라 할까. 이것으로는 아주 멸망하리라 할 수 없으며, 전국 내에 수산물품을 외국인이 모두 빼앗아 가면, 그 나라가 아주 멸망이라 할까. 이것으로는 아주 멸망하리라 할 수 없으며, 전국 내의 한 자, 한 치만한 토지라도 모두 외국인이 점령하면, 그 나라가 아주 멸망이라 할까. 이것으로는 아주 멸망하리라 할 수 없으며, 전국 내의 일초일목이라도 외국인이 모두 차지하면, 그 나라가 아주 멸망이라 할까. 이것으로는 아주 멸망하리라 할 수 없으리로다.
 
2
그런즉 어떠한 나라를 망국(亡國)이라 할까. 오직 국민의 인심이 모두 외국인에게 팔린 바 되고 보면, 그제야 망국이라 하리로다.
 
3
그런 고로 오국(오스트리아) 정승 매특날(메테르니히)의 간활한 수단으로도 이태리의 인민을 진멸치 못함은 그 나라의 인심이 오히려 변치 아니한 까닭이요, 비사맥(비스마르크)의 웅걸한 도략으로도 법란서(불란서)의 국조를 아주 끊지 못함은 그 나라의 인심이 오히려 변치 아니한 까닭이니, 그런즉 비록 항우와 같은 사람 몇백 명과 나파륜(나폴레옹)과 같은 사람 몇천 명이 일시에 함께 일어난들 남의 나라 인심이 민멸치 아니한대야 어찌할까. 그런 고로 오늘날 한국의 국권이 동편으로 건너가는 것을 사람이 다 통곡하더라도 나는 홀로 통곡치 아니하며, 한국 내 제반 이익을 모두 빼앗기는 것을 사람이 다 통곡하더라도 나는 통곡치 아니하며, 한국 정부에 일인(日人)이 날로 더 오는 것을 사람이 다 통곡하더라도 나는 홀로 통곡치 아니하며, 한국 토지에 일인이 식민하는 것을 사람이 다 통곡하더라도 나는 홀로 통곡치 아니하는 바이거니와, 한국에 일본의 큰 총노가 세 사람이 있는 것은 내가 부득불 통곡치 아니할 수 없으며, 부득불 방성대곡치 아니할 수 없으며, 부득불 가슴을 두드리며 통곡치 아니할 수 없으며, 부득불 하늘을 부르고 땅을 부르짖으며 통곡하지 아니치 못할지로다.
 
4
저 세 사람의 일본 대충노(大忠奴)가 다만 저의 일신만 노예 되고 말진댄 내가 마땅히 묻지 아니할지며, 저의 일신만 노예 되고 말진댄 내가 마땅히 슬퍼하지 아니할지나 귀가 막히고 참혹하도다. 저희들로 인하여 무고 양민들의 모두 노예의 굴 속으로 몰려들어가니, 귀 있는 자들아, 내 말을 믿지 아니하는가. 내 말을 좀 살펴 들으지어다.
 
5
제일 충노 송병준(宋秉畯)은 일진회(一進會)를 조직하여 오조약 때에 선언서로 일등공신이 되고, 그 수하 친병 사십만 명으로 일본에 아첨하여 자위단 토벌대로 전국을 소요케 하며, 제이 충노 조중응(趙重應)은 동아개진 교육회의 두령이 되어 팔십만 명 보부상을 회집하여 이등(伊藤)씨와 증미(曾禰)씨의 호령을 등대하며, 제삼 충노 신기선(申箕善)은 이등씨의 돈 일만환으로 대동학회(大東學會)를 확장하여 유교를 부지한다 위명하고, 포고문 일장으로 국내 유림을 위협하여 일본 권력 내에 복종케 하고자 하니, (혹이 말하되 신기선 씨는 원래 임산림(任山林:憲晦[헌회]) 문인으로 학식이 좀 있고 환욕이 비록 탱중하나 공론을 두려워하니 포고문 같은 것은 필경 해회 중 다른 사람의 의견이요, 신씨의 주견이 아닌 듯하거늘, 지금 삼대 충노로 함께 열명하면 어찌 원통치 않으리요 하노니, 가로되 그렇지 아니하니, 책재 원수라는 주의로 말하면 신씨가 입이 비록 백이라도 변명하기 어려우리라.) 금일에 사십만이 명일에 오십만 육십만이 될는지도 알지 못할지며, 금일에 팔십만이 명일에 일백만 이백만이 될는지도 알지 못할지며, 금일에 공자왈 맹자왈 하는 자가 명일에 이〔齒〕를 다 검〔黑〕게 하며, 옷을 다 아롱지게 하지 아니할는지도 알지 못할지니, 그런즉 부지불각 중에 전국 2천만 인종이 저 일본 3대 충노배의 소원과 같이 점점 일본인의 매와 일본인의 사냥개와 일본인의 소와 말이 되기가 쉬우리니, 슬프다, 박제상(朴堤上)은 이미 멀고, 김시민(金時敏)은 이미 없으매, 침침한 그믐밤에 여우와 삵이 분분히 횡행하는도다.
 
6
혁혁한 단군·기자의 자손으로 신무천왕(神武天皇)을 존중하며, 당당한 임진년에 끼친 백성으로 풍신수길(豐臣秀吉)이를 흠앙하며, 융희(隆熙) 조정의 신자로서 명치(明治) 만세를 호창(呼唱)하며, 독립 산하의 종자로서 보호정책에 굴복하여 한국 곡식을 파종하고도 일본의 우로(雨露)를 바라며, 한국 토지를 밟고도 일본의 일월을 숭배하니, 이 무리가 날로 성하면 장래에 면목이 변치 아니한 한국 사람을 어느 곳에서 얻어볼까.
 
7
인심이 있는 한국인이여, 저 무리의 속임수 가운데 빠지지 말지어다.
 
8
지금 나라가 비록 위태하나 인심만 변치 아니하고 보면 가히 편안할지며, 지금 나라가 비록 망하였을지라도 인심만 변치 아니하고 보면 가히 흥할지니라.
 
9
희랍이 필경 독립함은 희랍인의 말에 가로되, “우리는 어느 곳에 있든지 희랍인은 희랍인 될 따름이라”한 까닭이니라.
 
10
〈大韓每日申報, 1908. 4.8〉
【원문】일본의 큰 충노 세 사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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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채호(申采浩) [저자]
 
  190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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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0년 0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