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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3
정지용
 

1. 비극

 
2
「비극」의 흰얼굴을 뵈인 적이 있느냐?
3
그 손님의 얼굴은 실로 美미하니라.
4
검은 옷에 가리워 오는 이 고귀한 심방에 사람들은 부질없이 당황한다.
 
5
실상 그가 남기고 간 자취가 얼마나 향그럽기에
6
오랜 후일에야 평화와 슬픔과 사랑의 선물을 두고 간 줄을 알았다.
 
7
그의 발옮김이 또한 표범의 뒤를 따르듯 조심스럽기에
8
가리어 듣는 귀가 오직 그의 노크를 안다.
9
墨묵이 말러 시가 써지지 아니하는 이 밤에도
10
나는 맞이할 예비가 잇다.
11
일즉이 나의 딸하나와 아들하나를 드린 일이 있기에
12
혹은 이밤에 그가 예의를 갖추지 않고 오량이면
13
문밖에서 가벼히 사양하겠다!
【원문】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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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