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숲 새로 솟는 취와(翠瓦) 장안사(長安寺)가 저기로다
9
계산(溪山)엔 물 아니드니 잠깐 속(俗)돼 어떠리
12
이십리(二十里) 마하연(摩訶衍)을 어이 갈고 노배기*로
13
명산(名山)의 김서림이니 옷 젖은들 어떠리
16
명연담(鳴淵潭) 뿜는 눈(雪)발 오든 비는 어대간고
17
분명(分明)히 막힌 앞길이 어느결에 열려라
19
한 구비 돌아드니 향로봉(香爐峯)이 푸르렀다
20
청학(靑鶴)은 어디가고 대(臺)만 홀로 높았는가
21
암벽(巖壁)이 좌우(左右)로 벌려 나래 편 듯 하여라
24
너례기* 펼친 채로 만곡수(萬斛水)가 내리닫아
27
사벽(四壁)을 덮은 수목(樹木) 쌓이다 못 덩이덩이
28
고울사 일홍징담(一泓澄潭) 초록색(草綠色)을 뉘들인고
29
신나무 처진가지가 반(半)쯤 물에 잠겨라
31
숲 새로 볕이 새니 금광(金光)이 일렁인다
35
이 좋은 이 수석(水石)에 바둑판야 오활하다
36
명구(名區)에 운사(韻事)로서 두음즉도 아니한가
37
두어라 고인유적(古人遺蹟)을 흘러 무삼하리오
39
옥녀(玉女)의 늦은 세수 같허염즉 하다마는
40
비취병(翡翠屛) 굳이 닫고 누를 끄가여* 숨으신고
45
백룡(白龍)이 허위고 들어 잠깐 들썩하더라
46
* 노배기 : 우장(雨裝) 없이 그대로 맞고 가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