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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선으로 그려넣은 단순한 배경에, 탕건(갓 아래에 받쳐 쓰던 관으로 말의 꼬리나 갈기털인 말총으로 만들었다)을 쓴 남자가 방안에 앉아 있고 생황(중국 묘족(苗族)이 만든 악기로 조선시대에 많이 수입되었다고 한다)을 든 기생이 앉아서 집으로 들어오는 여인을 바라보고 있다. 들어선 여인은 전모를 썼는데, 그 아래 검정 가리마(원래 궁중의 의녀들이 쓰던 것이다)가 보이고 있다. 어디 나들이 갔다 오는지 뒤따라 오는 아이는 보퉁이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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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오는 아이가 기생에 비해 너무 작아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키가 작아서, 어린아이라서, 기생보다 뒤에 위치해서 그럴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 그려진 고분벽화 등을 보면 중요하지 않은 시중드는 시녀같은 사람은 작게, 왕이나 그만한 지위의 인물 등 중요한 사람은 아주 크게 그려 넣은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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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서 심부름하는 이 아이의 역할은 크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혜원의 그림에는 이런 경우가 종종 표현되기도 한다. <단오풍정>의 보퉁이를 이고 오는 여인도 다른 기생들보다 좀 더 작게 표현되었고, <장옷 입은 여인>의 왼쪽 아래 아기 업은 사람도 유난히 작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이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이지만 이 그림을 보는 우리 같은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림 속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지켜봄으로써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그림 속 인물들 사이에 긴장감이 생기고 그 느낌을 우리가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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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연애와 기방'|작성자 허접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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