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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진만필(甲辰漫筆) 48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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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국형(尹國馨)
1
余自幼少素無師友之益。惟以科文糟粕。爲出身之地。不過爲一功名之士耳。然見世之志於功名者。亦不徒然放過。謹愼自飭。能保終始。而余則性疏且愚。最短謀身之智。非不欲擇交。而所取或非其人。禍機當前。懵不知避。至於白首殘年。墮身千仞坑塹。所謂功名之士。孰有如余之拙者乎。余於名場。本來順少逆多。登科翌年。肄習居殿者三年。銓郞而退伏。淸牧而見敗者。首尾二年。至於壬辰之亂。白衣從軍。雖卽蒙釋。而罪名非常。實多悚懼。未幾。削奪官爵者三年。呂牧而病罷者半年。今番罷職不敍。至於六年。此則罪名最重。而年月尤多。從前所坐。特其細故耳。然則出身三十七年。負累者十五年。而並計居憂三年。則通該爲十八年矣。然其無故在朝亦至十九年之久。而無絲髮有裨於國家。將焉用哉。己亥初春。聞被罪消息於驛路塵埃中。日月已久。朝報所錄。或紀或不紀。時或追思。茫不得其端緖。眞退之。所謂汗漫不省識。怳如乘浮槎者也。
 

 
2
나는 어려서부터 본시 사우(師友)의 도움이 없고, 다만 과거보는 문장의 찌꺼기로 출신의 소지를 삼았으니, 공명(功名)을 쌓으려는 한 선비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상의 공명에 뜻을 가진 사람을 보면 역시 되는 대로 지나버리는 것이 아니고, 근신하고 스스로 단속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전하는데, 나는 성품이 찬찬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데다가 자신을 위해 꾀하는 지혜가 가장 부족하여 가려 사귀려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혹 선택한 상대가 바라는 사람이 아니며, 화기가 목전에 닥쳐도 어리석어 피할 줄을 몰라 흰 머리가 된 노년에 이르러 몸이 천 길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었으니, 이른바 공명을 바라는 선비 중에 나처럼 졸렬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3
나는 공명을 얻을 수 있는 자리에서 본래 순조로운 일이 적고 잘못되는 일이 많아 등과(登科)하던 다음해부터 이습(肄習)하는 데 가장 낮은 성적을 받은 것이 3년, 전랑(銓郞)이 되었다가 물러나고, 청주 목사(淸州牧使)가 되었다가 실패한 것이 전후 2년, 임진왜란 때는 백의 종군하여 비록 죄는 즉시 풀렸으나 죄명이 중대하여 실로 매우 송구하였는데, 얼마 안 되어 삭탈 관작(削奪官爵)된 것이 3년, 여주 목사(驪州牧使)가 되었다가 병으로 파직되기를 반 년, 이번에는 파직되어 서용되지 못한 지가 6년이니, 이는 죄명이 가장 중하여 기간이 특히 오래인 것이고, 종전의 죄는 특히 가벼웠기 때문이다. 그런즉 벼슬한 37년 동안에 죄를 입은 것이 15년이고, 상중에 있은 3년까지 합치면 18년이 된다. 그러나 아무 사고 없이 조정에 있은 것도 19년이나 되는데, 국가에 털끝만치도 보탬이 없었으니, 장차 무엇에 쓰겠는가.
 
4
기해년 초봄에 죄를 입은 소식을 역로(驛路)의 먼지 속에서 들었는데, 세월이 오래되어 조보(朝報)에 기록된 내용을 더러는 기억하고 더러는 기억하지 못하나, 때때로 생각하면 망연하여 그 단서를 찾을 수가 없으니, 참으로 한퇴지(韓退之)의 이른바,
 
5
아득하여 알 수가 없으니 / 汗漫不省識
6
황홀하기가 마치 뗏목을 탄 것과 같다 / 怳如乘浮槎
 
7
라고 하는 것이다.
【원문】갑진만필(甲辰漫筆) 4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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