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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高句麗)의 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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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7
안확(安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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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高句麗[고구려]의 문학
 
 

1. 1. 서언

 
3
본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5항으로 하되 ① 사상, ② 시가, ③ 악무, ④ 전기(傳記) 및 이야기, ⑤ 감상(感想)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설명은 객관적인 유래는 그만두고 주관적인 성질을 기술하겠다.
 
 

2. 2. 思想[사상]

 
5
고구려의 차지한 지역은 양양한 해파(海波)가 보이지 않고 거창한 산맥이 얽혀 있는지라 기후는 한색(寒色)의 음기(陰氣)가 있고 지미(地味)는 척박하여 농업상 경제가 너무 밭으게 되어 있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생활하는 인민은 매년 근실(勤實)하기를 힘쓰며, 또한 맹수를 때려잡는 사냥의 행습도 있다. 그런 실생활로부터 겪어난 습관성은 능히 버금의 천성으로 되어 경쟁적·호승적인 기안(氣岸)이 일반 행지(行止)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므로 건국 이래로 외족과 전쟁하기를 일삼기 쉬지 아니하여 성혈(腥血)에 치러나기 무릇 700년에 이를새 북서의 지방은 그의 말발굽에 유린되지 않음이 없으니, 그의 진천흔지(震天掀地)의 활동은 드디어 미증유의 대제국을 세웠다.
 
6
그들의 이상은 그 거주지의 산악 모습에 따라 암혈(岩穴)에 대한 관념이 많았다. 굴을 무상의 성전(聖殿)으로 숭봉하매 그 관념으로부터 굳어진 정조(情調)는 침울 웅심하여 음성적 또는 황원적(荒原的)으로 되니, 그러므로 일반 사상은 거침새가 없는 자유를 좋아한 것이다. 신라의 계급 제도는 절엄(截嚴)한 명분으로 되었으나 고구려의 제도는 가수(家數)가 붙박이로 되지 아니하여 상하 계급의 변동이 지나쳤다. 그러므로 궁항벽촌의 나무꾼으로도 하루아침에 부마(駙馬) 된 자가 있고, 청궁학발(靑宮鶴髮)의 왕자(王子)로도 창졸간에 노동자 된 이도 있다. 그렇듯 호승적·자유적인 사상이 있음으로써 그들의 문학은 생게망게한 신기묘출(新奇妙出)의 풍도로서의 낭만주의가 넘쳐 있다. 말하자면, 그들의 심적(心的) 인상은 보통 심상(尋常)의 대상에 있는 것보다 별쭝난 기감(奇感)의 재료를 취하는 것이 예사로 되니, 그를 축조대로 다음에 보이겠다.
 
 

3. 3. 詩 歌[시가]

 
8
고구려인은 정열이 과격하여 무엇이든지 그 심정을 밖에 곧 나타낼새, 그 예술은 천진적(天眞的)으로 됨이 많으니, 그러므로 시가는 교(巧)보다 정소(情素)를 중하게 여겼다.
 
 
9
황조가(번역)
 
10
꾀꼬리 저 꾀꼬리 끼리 쌍쌍 노닐레라
11
반유무(半有無) 신단(身單)이 뉘로 같이 돌아가랴
12
천리에 일마인간(一馬人間)이 외노래만 하노라.
 
13
翩翩黄鳥[편편황조], 雌雄相依[자웅상의].
14
念我之獨[념아지독], 誰之與歸[수지여귀].
 
15
명주가(번역)
 
16
명주(溟州)에 이는 추파(秋波) 서창(書窓) 앞에 흘러든다.
17
월하정(月下情) 은근하자 절계기약(折桂期約) 더 좋구나.
18
조장(祖帳)에 둘이 심사야 둘이서만 알리라.
 
19
여적시(與敵詩) (번역)
 
20
신책(神策)이 천문(天文)이냐 묘산(妙算)하니 지리(地理)이냐.
21
전공(戰功)이 높으구나 족하리라 네 그쳐라.
22
엽공(葉公)이 용을 그린 듯 짐작할까 하노라.
 
23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24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지족원운공지].
 
25
「황조가」는 유리왕(類利王)의 작이다. 왕의 제2비 치희(雉姬)가 제1비에게 투기를 받아 도망한지라 왕이 말을 채찍질하여 치희를 좇아 찾아가다가 미치지 못하고 나무 아래 멈추어 황조(꾀꼬리)의 태도를 보고 감탄한 것이다. 여기에 있어서는 열정이 치밀어오를 때는 군왕의 체면도 불고하고 분방적(奔放的)으로 발동하는 행색이 알려진다.
26
「명주가」는 명주(溟州[명주]:江陵[강릉])에서 한 서생(書生)이 한 미인과 정을 사귀고 경사(京師)로 응시(應試)하러간 사이에 미인의 부모가 타인과 결혼시켜 불일성례(不日成禮)코자 하는지라 미인이 망지소조(罔知所措)하여 아버지 명을 거절도 거절이거니와 서생에게 알려야 할 터인데 날짜도 없을뿐더러 주소를 알지 못하니 어찌할 수가 없다. 그 난만한 천진(天眞)이 정을 하늘에 호소할밖에 없어 한 서찰을 써서 연못에 던지고 잉어더러 전하여 달라 하였다. 경사에 있는 서생이 그 어버이를 봉양키 위하여 잉어를 사왔더니, 불의에 뱃속에서 정찰(情札)을 얻으매 대경소괴(大驚小怪)하여 화급히 여자 집으로 달려오니, 방금 전안(奠雁)을 거행코자 하는지라 서생이 노래를 불러 여자의 부모에게 발괄하니, 여자의 부모도 대경하여 말하되,“이는 천정(天定)의 연분이라”하여 드디어 신랑을 돌려보내고 서생을 들이었다. 「명주가」는 곧 이 사실을 토로한 것인바 신비적 소설로 된 것이다.
27
「여적시(與敵詩)」는 을지문덕 장군이 수병(隋兵)을 격파할 때에 7전7패로 적을 함지(陷地)에 꾀어들인 후에 장차 총공격을 하려고 할새 적을 투롱(投弄)키 위하여 이 시를 지어 보낸 것이다. 이상의 시가는 어느 것이든지 다 기감적(奇感的)·괴이적인 인상으로 된바 그 가치는 형(形)보다 상(想)에 있는 것이다.
 
 

4. 4. 舞 樂[무락]

 
29
그 호기적(好奇的) 관념으로 된 낭만적 예술 사상은 무용(舞踊)과 음악(音樂) 방면에도 표현되어 있으니, 그 예를 다음에 보이겠다.
 
30
① 호선무(胡旋舞)
 
31
호선무는 한 여자가 구상(球上)에 서서 종횡으로 등척(騰擲)할새 음악에 합하여 두 손을 회선(回旋)하면서 춤추는 것이니, 그 절률(節律)은 극히 활발 미묘하매 백낙천(白樂天) 시에 자세히 설명한 바와 같이 몸을 풍설(風雪)같이 번양(飜揚)하여 그 율동 작용이 인간 부류에는 다시 비할 데 없다한 것이다.
 
32
호선녀여 호선녀여
33
마음은 거문고에 따라 손은 북에 따라
34
거문고와 북소리에 두 손을 들어
35
흰머리 펄펄 날리듯 돌아치며 춤춘다.
36
왼편으로 오른편으로 돌고 돌아도 피곤한 줄 모르고
37
천번 만번 돌아도 그칠 때 없구나.
38
그 모습 인간과 사물에 비교할 것 없으니
39
빨리 달리는 수레의 바퀴가 느리고 회오리바람이 더디다.
40
악곡이 끝나니 두번 절해 천자께 하직하니
41
천자는 그에 응해서 살짝 입술 열어 미소짓는다.
 
42
胡旋女 胡旋女[호선녀 호선녀], 心應絃 手應鼓[심응현 수응고]
43
絃鼓一聲雙手擧[현고일성쌍수거], 廻雪飄飄轉蓬舞[회설표표전봉무].
44
左旋右轉不知疲[좌선우전불지피], 千匝萬周無巳時[천잡만주무사시].
45
人間物類無可比[인간물류무가비], 奔車輪緩旋風遲[분차륜완선풍지].
46
曲終再拜謝天子[곡종재배사천자], 天子爲之微啓齒[천자위지미계치].
 
47
② 괴뢰(傀儡)
 
48
괴뢰는 가상(假像)을 놀려 가무(歌舞)를 행하는 것이니, 곧 ‘꼭두각시’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지금 보면 보통이라 할 것이나 옛날에는 극히 기관(奇觀)으로 알던 것이니, 『열자(列子)』 탕문(湯問) 제5에도
 
49
그 턱을 끄덕이던 노래가 음률에 합치하고
50
그 손을 쳐들면 춤이 절도에 맞는다.
51
천변만화를 일으켜 오직 뜻대로 놀린다.
 
52
頷其頣則歌合律[함기신칙가합률] 捧其手則舞應節[봉기수칙무응절]
53
千變萬化[천변만화] 唯意所適[유의소적]
 
54
이라 하고 성현의 『허백당집(虛白堂集』에도
 
55
번쩍번쩍 금빛 허리띠 붉은 옷에 어리고
56
곤두박질 넘는 품이 나는 듯 재빠르다.
57
줄타기·공놀리기 재주도 많네.
58
나무 인형에 줄을 꿰어 신묘한 놀림 내보이네.
 
59
煌煌金帶耀朱衣[황황금대요주의], 跟紸投身倏似飛[근주투신숙사비].
60
走索弄丸多巧術[주색롱환다교술], 穿絲刻木逞神機[천사각목령신기].
 
61
라 하니 그 표정은 천변만화의 괴이기절(瑰異奇絶)한 짓을 놀려내는 것인데 그 내용은 짤막한 사실적(寫實的) 재료를 선택하여 표일 분방(飄逸奔放)의 말과 모의다변(模擬多變)의 몸짓으로서 골계적으로 마련한 것이니, 호기적 정취가 드러나 있다.
 
62
악기(樂器)는 3국 중 가장 다수를 썼으니, 신라·백제에서 유행하던 악기는 각각 12종밖에 아니 되나 고구려의 악기는 그의 배수로서 24종이 된다.
 
63
현악기(絃樂器) :
 
64
현금(玄琴)·오현금(五絃琴)·비파(琵琶)·사피비파(蛇皮琵琶)·와공후(臥箜篌)·봉수공후(鳳首箜篌)·쟁(箏)·소(簫)
 
65
취주악기(吹奏樂器) :
 
66
약(籥)·생(笙)·저(笛)·횡취(橫吹)·의취저(義嘴笛)·대(大)피리·소(小)피리·도피(桃皮)피리·호로생(胡蘆笙)·소엽패(嘯葉唄)
 
67
타악기(打樂器) :
 
68
요고(腰鼓)·제고(齊鼓)·담고(擔鼓)·철박판(鐵拍板)등으로서 그것은 다 중국물(物)·중아시아물 또는 인도물이니, 세계의 범상치 아니한 청각물은 함빡 몰아들이었다. 신라의 음악이 발달했다 하나 고구려보다 3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악사들의 화장(化粧)도 극히 찬란하니, 한 사람은 황군유(黃裙襦), 한 사람은 적황군(赤黃裙), 신발은 조피(鳥皮)로 만든 것, 머리에는 추계(推髻)에 항(絳)으로써 액(額)을 맺으며 또 당(鐺)으로 장식한다. 새깃을 꽂은 붉은 비단의 모자를 쓰고 황색의 큰 소매옷, 붉은 비단띠를 사용하니, 이것은 다 공교(工巧)를 위함이 아니요, 불가사의의 기감(奇感)을 위한 취미를 가짐에서 나온 것이다.
 
 

5. 5. 傳記[전기] 이야기

 
70
그들의 낭만적인 중심적 인상을 받게 한 것은 더욱 전기 이야기 등에 나타나 있으니, 그 두셋의 예를 다음에 보이겠다.
 
71
① 해모수전(解慕漱傳)
 
72
천제(天帝)가 태자 해모수를 북부여에 보내어 천하를 다스리게 하였다. 해모수가 조우관(鳥羽冠)을 쓰고 용광검(龍光劍)을 차고 오룡거(五龍車)에 실려나올새 종자(從者) 100여 인이 백곡(白鵠)·채운(彩雲)을 타고 음악을 잡히며 그 뒤를 배종(陪從)하였다. 10여일 만에 웅심산(熊心山)에 강림하여 왕이 되었다
 
73
그때에 수궁(水宮)의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가 웅심연(熊心淵)에 나와 목욕하며 노는지라 왕이 계책을 베풀어 유화를 사귀어 정을 맺었다. (東明聖王[동명성왕]의 母[모])
 
74
하백이 그녀의 무례를 책망하니 왕이 유화를 데리고 용궁에 들어가 사례한지라. 하백이 말하되, 네가 천제자(天帝子)가 확실하면 신재(神才)가 있으리니, 나와 경기하여 보자 하였다. 그리하고 하백이 화하여 잉어가 되는지라 왕이 수달피가 되어 잡고자 하였다. 하백이 다시 사슴이 되니, 왕이 또 표범으로 변하여 추격하였다. 하백이 다시 꿩이 되어 날으니, 왕이 또다시 새매가 되어 추격한 것이다. 하백이 당하지 못하여 말하되, 과연 천제자라 하고 예로써 성혼(成婚)하였다.
 
75
이는 고구려의 건국설화로서 자연의 세계를 극복하고 초자연의 천상 세계를 건설코자 한 이상(理想)에서 나온 것이다. 신라에서는 “세상을 무(無)라 하였다가 한편으로 유(有)라 하여 똥막대기에도 부처가 있다 하는 요령부득으로 미혹(迷惑)하며 삼생 연분이라는 운수주의에 노예가 된 불도(佛道)를 숭배하였으나 고구려에서는 청정무구(淸淨無垢)의 자유 세계인 선도(仙道)를 숭배하였다. 그럼으로써 고구려인의 사상은 이 세상을 극복하여 신기 초특(新奇超特)의 이상경(理想境)을 배설코자 하니, 그러므로 그의 기특한 사상이 실현되는 때에 북중(北中) 만리를 격파하여 대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76
② 을불전(乙弗傳)
 
77
수실촌(水室村)에 음모(陰牟)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집에 한 용인(傭人)이 있으니, 이름은 을불(乙弗)이다. 을불이 주인의 학대가 심하여 고초를 불감(不堪)하더니, 마지 못하여 결심하고 그 집을 나왔다. 을불이 저자에서 구걸하다가 소금장사를 시작할새 배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 한 촌락에 이르렀다. 한 심술쟁이 노구(老嫗)가 쫓아와 소금을 공짜로 달래는지라 을불이 그를 괄세치 못하여 조금 주었더니, 노구는 투정하여 재차 더 주기를 추청(追請)하는지라 을불이 노하여 그를 거절하였다. 노구가 도리어 분하여 가만히 짚신을 소금섬 속에 넣어두고 을불을 화적(靴賊)이라 모함하여 관가에 고발한지라 성주(城主)가 을불을 잡아와 소금섬을 검사하니, 과연 짚신이 있는지라 인하여 소금을 속공(贖公)하고 불기를 쳐서 내어쫓았다. 을불이 하릴없이 걸식하면서 돌아다닐새, 하루는 비류강(沸流江)을 건너간다. 이때에 난데없는 행차가 닥쳐오더니, 을불을 보고 절하며 말하되, 국왕으로 추대하니 속히 환궁(還宮)하라 하였다. 본래 을불은 봉상왕(烽上王)의 조카다. 봉상왕이 을불의 아버지를 죽인대 을불이 도망하여 수실촌에 와서 머슴이 되었던 것이다. 이때 국상(國相) 창조리(倉助利)가 왕을 폐하고 을불을 봉영(奉迎)할새 각처로 찾다가 이제 비류강에서 봉영하여 옥새(玉璽)를 바치게 된 것이다.
 
78
어느 박사는 이 사화(史話)를 가장이라 하나 그렇지 않다. 고구려인의 열정적 활동은 극단으로 극단에 달려감이 예사다. 그러므로 평강왕(平岡王)의 공주가 산간 나무꾼인 온달(溫達)과 결혼함도 동일한 사실이다. 그렇듯 그들의 신기한 사상은 왕왕 사실에도 나타나 있으니, 그러므로 고구려의 문학은 낭만적이라 함이 이런 데서 증명된다.
 
79
③ 구토설(龜兎說)
 
80
동해 용왕의 딸이 심장에 병이 들었다. 의사가 말하되 토끼의 간을 먹으면 득효하다고 했다. 그러나 해중(海中)에는 토끼가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더니, 한 거북이 자담(自擔)하고 육지에 나왔다가 토끼를 만나 말하되, 해중에 섬이 있어 청천백석(淸泉白石)에 수목도 무성하고 진과(珍果)도 많으며 또 한서(寒暑)도 없고 겸하여 새매도 침범치 아니하니, 네가 거기를 가면 편히 살 수 있다 한대, 토끼가 그렇게 여겨 즉시 응답하였다. 거북이가 토끼를 등에 지고 행한지 2, 3리에 이르러 토끼에게 말하되, 내가 너를 데려온 것은 지금 용녀(龍女)가 병이 있어 네 간을 구하는 것이니, 이것을 아느냐 하였다. 토끼가 얼핏 대답하되, 내 능히 오장(五臟)을 내어 씻기 잘하더니, 일전에 심신이 번민하기로 간을 내어 씻어 바위위에 두었으니 어찌할까. 나는 간이 없어도 살 것이니, 다시 가서 가지고 오자 하였다. 거북이가 곧이 듣고 돌아서 갈새 안상(岸上)에 오르자마자 토끼가 웃으면서, 이 어리석은 놈아 간이 없이 어이 살랴 하고 뛰어 달아났다. 거북이가 속음을 알고 어이없이 물러갔다.
 
81
이 이야기에 있어서는 궤휼(詭譎)의 조(調)가 아니면 기지(機智)를 자랑하는 것인 듯하니 한편으로 보면 기발한 공상을 베풂에 있어서 기괴 변이(奇怪變異)를 구한 의미의 재료로 볼 수 있는 것이다.
 
 

6. 6. 感 想[감상]

 
83
내가 다년에 걸쳐 조선문학사를 연구한바 거기서 가장 가치 있게 착미(着味)한 것은 시조(時調)와 고구려 문학이다. 시조시(時調詩)의 정형(定型)은 가장 과학적으로 된바 세계적으로 발표할 만한 것이니, 장차 퍼내겠고 이 고구려 문학도 일층 세계에 소개할 만한 것이다.
 
84
세계의 어느 나라 문학이든지 그 사상은 일시적 또는 일파에 한하나 고구려의 사상은 일관하여 700년에 고집하여 그것으로써 국민사상의 기본을 삼아 오니, 곧 일상 평범한 재료를 취하지 않고 초리(超籬)하고 진기하고 탁월한 것을 취하는 사상이 700년에 걸쳤다 함은 세계 각국 사상에 보지 못하는 사례다.
 
85
나는 이 사상을 조선인의 근본 사상이요, 또 인류의 인류 된 본성이라 한다. 곧 신기한 사상의 활동 작용이 없으면 문명은 발달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조그만치라도 고인보다 또 타인보다 또 현재보다 신이(神異)하게 하자는 희망과 활동이 있음으로써 이 세상은 진보되어 가는 것이다. 서양서는 근일에 와서 기경시(奇警詩:epigram)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나 우리 고구려에서는 1300년 전에 그 주의를 가지고 700년 동안이나 좋아하였으니, 이것이 실로 조선인의 선각(先覺)이라 아니하면 본성이라 할 것이다. 이럼으로써 나는 고구려의 문학을 크게 애중(愛重)히 알고서 찾기 위하여 연전에 그 지방을 순찰하기 수차인데 그 당시에 이런 시도 지어보았다.
 
86
압록강
 
87
물결이 감추었다 부여(扶餘)행차 찾자 하니
88
섯도는 쪽구름이 늦은 석양 가리워라
89
우러러 혼을 읊으니 그냥 눈물 흐른다.
 
90
요동(遼東)
 
91
호지(胡地)라 추풍 속에 뜻이 굴러 버성겨라
92
장수왕 철기대(銕騎隊)야 몰아 축답(蹴踏) 언제더냐
93
명월만 남해(南海) 바다에 담아 쟁겨 있고나.
 
94
오늘날에 조선문학이 진보하자면 시조(時調)를 제일 발전시켜야 하고 고구려 사상을 고취하여야 된다. 우리 조선인의 성격은 천연적으로 고구려의 신이 기발(神異奇拔)을 좋아하는 사상이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에도 천재 음악가, 마라톤왕, 기타 세계적 명인(名人)이 많이 나옴을 보아도 우연한 것이 아니라 하겠다. 이럼으로써 나는 신고구려 사상을 가졌다. 또 신고구려 사상을 크게 고취하는 바이다.
 
 
95
<朝光[조광] 5권 7호, 1939. 7>
【원문】고구려(高句麗)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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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확(安廓)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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