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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작가(中堅作家) 13 인론(人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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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2월
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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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堅作家[중견작가] 13人論[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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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 들어와 주요한 흥미의 하나는 작년에 약간 슬럼프에 들어선 듯한 李泰俊[이태준], 朴泰遠[박태원] 兩氏[양씨]의 행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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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文章[문장]」이 창간되면서 李泰俊氏[이태준씨]가 月[월]을 격하여 발표한「寧越令監[영월영감]」과 「阿蓮[아련]」은 전년부터 우리가 품어오던 杞憂[기우]를 풀어주는 작품은 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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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이고 흠 없는 말하자면 李泰俊[이태준]씨로서 쓸수있는 소설임은 틀림없었으나 氏[씨]의 문학에 무슨 가치를 부여한다든가 舊態[구태]로부터 벗어나는 기미가 보이는 작품은 아니었다.「달밤」이나「가마귀」를 들쳐보면 이르는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세계요, 인물이요, 또한 같은 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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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同誌[동지] 임시증간호에 발표된「農軍[농군]」은 이제까지의 氏[씨]의 文學[문학]에서 확실히 일보 나섰고 여태까지의 氏[씨]의 작품이 가지고 있던 좋은 요소를 집대성하고 단순화 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과거 氏[씨]의 작품 가운데를 貫流[관류]하고 있던 기본색조의 하나이었던 애수가 비극에까지 근접하는 듯한 긴장한 세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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周知[주지]와 같이 氏[씨]의 문학의 특징의 하나는 소박한 인물과 단순한 사건으로 구성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釀成[양성]하여 독자를 애틋한 기분 가운데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페이소스가 넘처 흐르는 대신 항상 파토오스의 약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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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農軍[농군]」은 재래의 氏[씨]의 작품에 등장하던 인물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새로운 의의를 갖는 사건을 구성하는 길을 발견한 듯하였다. 그 길에서 비로소 인물은 성격화 될 가능성을 얻으며 페이소스와 파토오스에의 転化[전화]의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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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가 氏[씨]의 문학의 포화점이 될지 혹은 재출발점이 될지 그것은 오로지 장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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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비하여 朴泰遠氏[박태원씨]는「골목안」에서 볼 수 있듯이「川邊風景[천변풍경]」의 세계를 파들어가면서 의외의 문제에 봉착한 듯싶다.「崔老人傳[최노인전] 抄錄[초록]」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滅[멸]해가는 것에 대한 비애의 정이 숨어 있는 것으로, 이것은 朴氏[박씨]에 있어선 새로울지 모르나 우리 문학에 있어선 조금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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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泰俊氏[이태준씨]의 문학이 오랫동안 침체하여 있던 것이 바로 그 세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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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川邊風景[천변풍경]」때부터 氏[씨]가 즐겨 그리는 낡은 서울 細民街[세민가]의 만화경을 보는데 대한 애착이 그러한 일면을 노출할 수 있는 것으로,「골목안」에서 그것은 구체화 되어「崔老人傳抄錄[최노인전초록]」에서 명백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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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낡은 자연주의, 특히 일본의 자연주의 문학이 빠졌던 低徊趣味[저회취미]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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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雨[음우]」는「川邊風景[천변풍경]」의 다른 반면, 즉 세태를 그리여 작가가 도달할 수 있는 유일의 深度[심도]인 인정의 세계에 대한 작자의 집착을 표시했다. 이것도 자못 低徊的[저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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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두 중요한 것은 이 두가지의 사상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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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는 그것을 처리하는데 적응한 긴장미를 준비하고 있느냐 하면 여태까지의 업적으로는 그렇게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작자는 과연 피로하지 않었을가? 금년은 氏[씨]에 분명히 곤란한 시기였고 재고를 필요로 하는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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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氏[박씨]와 더불어 세태소설가의 稱[칭]이 있던 蔡萬植氏[채만식씨]는 어떠했는가? 장편「金[김]의 情熱[정열]」과 적지 않은 단편을 발표하였으나 문단에 있어 氏[씨]의 지위를 보다 유리하게 만들 새 자료를 제공하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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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濁流[탁류]」의 세계도,「痴叔[치숙]」의 경지도, 그러고, 오랫동안 氏[씨]로 하여금 고투케 하던‘農村[농촌] 테에마’중 어느 것도 氏[씨]를 새로운 지점으로 이끌어 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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氏[씨]에 있어 금년의 과제는 이러한 여러 갈래의 경향을 단일한데 통일하고 조화하여, 단순한 정신을 만들어 낼 것이었으매도 불구하고, 그러한 노력은 보여지지 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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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분을 전진시키는 것도, 그것을 통일하는 것도, 한가지로 불가능하여 금년도의 氏[씨]의 업적은 실로 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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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분명히 방황에 가까운 현상이다. 朴氏[박씨]의 근황과 더불어 蔡氏[채씨]의 이 상태는 세태문학의 슬럼프를 의미하지 않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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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作[전작]「大河[대하]」의 上梓[상재]와, 장편「사랑의 水族館[수족관]」과, 不少[불소]한 단편으로 활약한 金南天氏[김남천씨]는 자못 휘황한 바가 있었으나, 우리 문학의 새로운 재산이 될 작품은 씌여지지 아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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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載瑞氏[최재서씨]는「장날」의 주인공을 빌어 성격을 이야기하고 작자 자신 성격을 창조해야 한다고 누차 말하여「T日報社[일보사]」같은 작품을 시험했으나, 대체로 이 작가는 예술가로써 깊어지려는 대신 時評家的[시평가적]으로 새로워질려고 애쓰는데 불과하지 아니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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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의 창조가 현대문학의 一課題[일과제]임은 大戰[대전] 이후로부터 불변한 일이나 그것을 성급한 비평가처럼 조급히 제목을 바꾸는데 겨를을 못 가지는 것은 작가의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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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적인 문제작과 진정한 예술은 대부분 별개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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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개월만에 하나씩 다른 제목을 발견하려 애를 쓰고, 새로운 제목의 선택이 곧 문학의 진보처럼 생각하는 폐습은 분명히 南天氏[남천씨]의 문학에서 깊이와 무게를 빼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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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증거로는 氏[씨]의 前[전]작품도 前[전]작품이려니와「T日報社[일보사]」를 읽어보면 족하다. 거기엔 외부적 인간이 작가의 정신에 의하여 그려지는 대신 작가의 정신이 외부적 인간에게 끌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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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으로서의, 정신으로서의 문학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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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新奇[신기]가 아니다. 정신의 新展開[신전개]만이 문학적 진보의 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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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비하면 韓雪野氏[한설야씨]의 문학은 완고하고, 낡은 듯하고, 魯鈍[노둔]하면서도 제목을 추종하는 문학이 근본적으로 자기를 재건하려면, 일차는 반드시 回歸[회귀]할 기본 지점에 확고히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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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泥濘[이녕]」의 주인공의 운명이 改変[개변]되지 아니하는 한, 어떠한 새로운 문학도 근본적으로 새로워질 수는 없다. 이것이 氏[씨]의 立脚點[입각점]을 우리가 현대문학의 재출발 기점이라고 평가하는 所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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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에서 李無影氏[이무영씨]의「挑戰[도전]」은 현대에 대한 낡으면서도 새로운 해석의 좋은 자료다. 人目[인목]을 휘황케 하는 변화의 근원에서 불변의 것을 발견하는 것, 이것은 분명히 현대에 살아 있는 고귀한 정신의 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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兪鎭午氏[유진오씨]의「나비」와「가을」은 氏[씨]의 근황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이다.「나비」는「受難[수난]의 記錄[기록]」에서「離婚[이혼]」을 거친 氏[씨]의 방향의 당연한 귀결점으로 애정에 대한 현대적 윤리를 영롱히 보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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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생활이 소중하다. 이 외부적 人間[인간]의 倫理[윤리], 市井[시정]의 생활관 등이 이 소설에 제시된 관념으로,「가을」에 나타난 회상하는 낭만주의와 더불어「金講師[김강사]와 T 教授[교수]」의 전통의 완전한 瓦解[와해]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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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瓦解[와해]는 무엇으로 다시 구원될가?「나비」인가「가을」인가? 玄民[현민]도 괴로운 십자로에 나서지 않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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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孝石氏[이효석씨]는 이러한 중견문단의 초조와 혼탁에서 분명히 자유로운 작가의 한사람이다. 그것이 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氏[씨]가 현재의 중견작가 중 가장 편의한 지점에서 있음은 사실이다. 좋게 말하면 융통성에 富[부]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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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全作[전작]「花粉[화분]」에서 氏[씨]가 자기의 문학 가운데 있던 여러가지 요소, 例[예]하면「豚[돈]」의 리얼리즘,「附錄[부록]」의 경향파적 감상성,「皇帝[황제]」의 로맨티시즘,「들」의 자연주의 등의 종합을 시험하지 못한 것은 모처럼의 기회를 노친 듯하여 애석하였다. 그러나 氏[씨]에 있어 은연중 성장하고 있는 단편소설의 기술적 진화는 금년도의 가장 큰 수확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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氏[씨]의 단편은 우리 문단에서 단편소설을 의식하고 쓰는 희귀한 작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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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의 空薄[공박]을 책하기엔 너무나 啄磨[탁마]된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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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安懐南氏[안회남씨]를 들 수 있다. 氏[씨]의 단편은 數[수]로도 적지 않었으나 확실한 進境[진경] 가운데 있는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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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石氏[효석씨]의 단편이 서구의 단편에 비슷한 대신 懐南氏[회남씨]의 것은 일본에, 특히 横光氏[횡광씨]의 그것에 비길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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奥妙[오묘] 대신 平明[평명], 이것이 懐南氏[회남씨]의 단편양식의 특징같다.「機械[기계]」,「鬪鶏[투계]」를 보면 이점을 수긍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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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氏[씨]의 기술은 연마되어 있으면서 무력하다. 이 기술에 생명을 불어넣을 정신을 氏[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명없는 테크닉, 그것은 사치의 심리의 소산이다. 좌우간 懐南氏[회남씨]의 문학은 시대의 치외법권 지대며, 조선인의 현실의 무풍지대 안의 세계다. 이렇게 행복된 작가는 조선문단엔 없을 것이다. 우리는 氏[씨]의 행복이 부럽거니와 氏[씨]가 반대로 우리의 불행이 부러울 때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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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人[신인]과 舊大家陣[구대가진]과 女流文壇[여류문단]에 대하여는「朝光[조광]」誌[지]에 많이 썼기로 일체로 할애하고, 李箕永氏[이기영씨]와, 宋影[송영], 嚴興燮氏[엄흥섭씨]의 슬럼프를 위하여 一言[일언]하면 다른 곳에서도 말한 것처럼, 氏[씨]들의 작품이 상실한 경향성 대신 아무것도 획득치 못한 데 기본 원인이 있지 않은가 한다. 前[전]일에도 말한 것처럼 氏[씨]들의 문학엔 경향성 대신에 상식이 代位[대위]하였는데, 문학은 상식을 신뢰할 때부터 문학 独自[독자]의 정신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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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경향성의 상실만이 아니라, 문학정신의 상실이 氏[씨]들의 文學 [문학], 즉 舊[구] 카프작가 일부의 근황이라 하면 문학정신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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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상식이 아니라, 상식에 의하여 연결된 현실 가운데를 상식의 외피 를 찢고 들어가 현실이 만들어 내는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는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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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리얼리즘이라 불러져도 좋고 혹은 무슨 이즘이라 불러져도 좋다. 좌우간 이것이 없인 문학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오는 해가 우리 구선배와 동료의 재출발의 1년이 되기를 바라며 蒼卒[창졸]히 붓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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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2)
【원문】중견작가(中堅作家) 13 인론(人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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