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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오(正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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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김우진
1
喜劇[희극] 正午[정오]
 
2
엇던 大都會[대도회]에 잇는 公園[공원] 안. 中央[중앙]에 맵시 됴은 茅亭[모정]. 그 밋, 十字形[십자형]으로 柵[책]이 잇고 그 各柵[각책] 兩便[양편]을 껴서 벤가 붓허 잇다. 周圍[주위]에 綠陰[녹음]. 그 새이를 터서 叢路[총로]가 左右[좌우]로 내려가 잇다.
 
3
바람 한 졈 업는 뜨거운 여름날의 午前[오전].
 
4
徐徐[서서]한 開幕[개막]. 後面[후면] 벤에 壯年[장년]의 모군軍[군]이 드러누어 낫쟘을 쟈고 잇다. 그 엽헤 벤에는 日本[일본] 고모리(子守[자수]) 女子[여자]가 입을 떡 버리고 죠을고 안졋다. 다른 벤에는 商人[상인] 모양의 로하오리(絽羽織[려우직]) 입은 日人[일인]과, 굴네수염 만은 男子[남자]가 걸터 안져서 더위에 四肢[사지]가 느러져 잇다. 뒤에 벤에는 中學[중학] 制服[제복] 입은 學生[학생] 二人[이인], 卷煙[권연]을 피우고 잇다. 그 中[중] 하나는 新聞[신문]을 읽으면서.
 
5
굴네수염 담 달까지는 꼭 챰어 쥬슈. 내 엇더케 하든지 그놈들은 執行[집행](假差押)[가차압]을 해서라도 바더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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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고런 가짓말이 우리 다 아라 잇소. 當身[당신] 지낸 달에 平壤[평양] 무슨 일이 잇서 갓다가 왓소.
7
굴네 平壤[평양] 간 것이야 내 所幹事[소간사]가 잇서 갓다 왓지. 그게 무슨 罪[죄] 될 게야 잇소?
8
하오리 當身[당신] 혼쟈만이 노라리 하고 왓지? 내 집세 모도 바다서 妓生[기생]들 쥬고 옹 것 그것 罪[죄] 아닝 것이야?
9
굴네 하하, 쟐 아랏소. 짐쟉만 가지고 남을 責[책]하는 것도 罪[죄]가 되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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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당신이 내 집세 바다 먹은 것 罪[죄]요. 監獄署[감옥서]에 갓소. 이것 몰나 잇소? (품에서 判決帳[판결장] 것흔 것을 내여 뒤젹거려 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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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하하 空然[공연]히 쓸 대 업는 소리만 하오 그려. 이것 보슈. 當身[당신]이 그 애 대려다 둔 것 벌서 내 新舊[친구] 刑事[형사]가 다 알고 잇서요. 昨年[작년] 겨울에 江景[강경]이에서 온 애도 그런 것 아니냐고 뭇기에 나는 當初[당초]에 아니라고 쟈바떼여 두엇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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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흥, 朴[박] 巡査[순사] 말이지? 그까짓 놈 우리 집에 갓다가 두나치 날만 쟐 待接[대접]하면 고만 됴워햇소. 그런 사람들 다 그런 것이요. 아라 잇소? 우리 죠금도 안 무서웟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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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그럿게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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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그젹게 우리 두나치 待接[대접]햇지. 쟐 놀고 갓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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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놀내고) 벌서? 챰 當身[당신]이란 兇[흉]한 양반이요. 이것 보슈. 내 새달만 지내가면 꼭 바더다가 낼 테니, 걱졍 마시요. (다 먹고 비인 피죤 갑을 탁 내버린다) 당신 담배 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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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업소. 또 가짓말이 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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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千萬[천만]에! 내가 언졔는 가짓말이 햇나. 이것 보슈, 우리 새이에 그럴 수가 잇소. 넹가미쌍이나 나나 똑갓흔 일하고 안졋는대, 서로 도아 쥬기커녕 그래 쓴단 말이요? 응 아라 잇지, 넹가미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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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픽 우스며) 넹가미상, 넹가미상만 햇소. 일이 한나치도 안 해쥬엇는대 무슨 일이 잇소. (더운 드시 手巾[수건]을 내여 얼굴을 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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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단단히 일이 잇스닛가 넹가미상이라고 허는 것 아니요? 공연히 그러지 맙시다. 이 더워에 새이둇케 지내야지.
20
하오리 이번에 또 거짓말이 하면 가만 안 잇겟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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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걱졍 마러요 글세. 잇다금 날 것흔 것이라도 말을 하면 미더야 돈이 만이 만이 들어온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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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所用[소용]업다는 듯이 돌나 안즈며) おお 暑[서]い 暑[서]い, 이럿케 더워 살 수가 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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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우리 죰 시연한 이약이나 합시다. 내 죰 붓쳐 들일 테닛가. 넹가미상. (붓채질 해 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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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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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아이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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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실젹 돌나다 보고는) 아, 안 더워, 안 더워, 안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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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二[학생2] (픽 우스며) 얘가 밋쳣나, 왜 이래. 칩거들낭 南洋[남양]으로나 가 잇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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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돌나다 보고) 로형들은 말하는 것만 들어도 시연하오 그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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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붓채 가지고 남 붓쳐 쥬느니가 더 시연하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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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二[학생2] 얘 널더러 누가 붓채 가지고 다니지 말냇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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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빙긋 웃으며) 이 붓채 들이릿가. 이 더워에 붓채 안 가지고 다니닛가 그럿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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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못 본 쳬하고) 날 죰 붓쳐 줍쇼. 내가 붓치면 붓치느라고 더 더워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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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如前[여전]히 우스며) 날 그 담배 한 개만 쥽쇼. 그리면 이 붓채 빌녀 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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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그러슈. (둘이 박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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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二[학생2] 物物交換[물물교환]인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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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좀 죠은 일이요. 업느니가 서로 박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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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서로 의죳케 지내야지. 안 그럿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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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學生[학생]이 웬 담배 머것소. 先生[선생]님이 그것 가르쳐 쥬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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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넹가미상은 所用[소용]업소 가만히 안쟈 잇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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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코 끗으로) 朝鮮[조선] 사람이 쬬끄만한 이 담배 머근 것 아쥬 못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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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二[학생2] 왜 커다란 이는 먹고 젹은 이는 못 먹는 法[법]이 잇나. 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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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학생] (煙氣[연기]가 하오리 얼굴 압흐로 가게 확 내푸무며) 日本[일본] 사람이 붕메이진 朝鮮[조선] 사람이 야반진.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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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네 (하오리의게) 專賣局[전매국]이 납벗소. 왜 이런 사람의게 팔도록 店房[점방]에다가 내 맷긴단 말이요. 當身[당신] 아들은 안 사머것소? 돈만 잇스면 나도 너도 다 사 먹는 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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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리 돈 잇서도 안 사 먹는 것이 더 둉거시 사람이지. 이런 學生[학생] 돈 업서도 사머글녀고 애썼소. 工夫[공부]도 못 햇소.
45
굴네 (學生[학생]의게) 그도 그래. 이 양반 말이 올치. 그져 學校[학교] 다니니는 工夫[공부]에만 熱心[열심]해야지. 담배 먹으면 술 먹지 술 먹으면 妓生房[기생방]에 가지. 로형들이 그럿탄 말이 아니라 요새 學生[학생]들은 風紀[풍기]가 그럿타고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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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二[학생2] 別[별] 先生[선생]님을 다 맛냇군. 여기는 公園[공원]이람니다. 담배 피우고 쉬란 대야요. 敎場[교장]이 아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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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生一[학생1] 사랑하는 사람과 놀다가도 그것도 실으면 다라나와서 꿈 뀌고 낫쟘 쟈는 대야요. 아라 잇소, 넹가미상.
48
굴네 허허 로형들도, 나깨나 먹은 이 말이라면 모도 뜻에 안 맛는단 말이요그려.
49
學生一[학생1] 올케 아섯소. 늙으니란 졂으니의게는 비상국이람니다.
50
굴네 로형은 父母[부모]도 안 게시오? 年長者[연장자]의 말은 덥허 놋코 비상이라니. 當初[당초]에 요새 學生[학생]들이란 一言而蔽之[일언이폐지]하고 남 反對[반대]야.
51
學生一[학생1] 인졔 修身[수신] 講演[강연]인가.
52
學生二[학생2] (이러서며, 알에그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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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뜨거운 김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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鎔鑛爐[용광로] 그 무서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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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春[청춘] 팔독을 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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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라서 對抗[대항]을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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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라서 對抗[대항]을 하리
 
58
아 熱帶[열대] 밋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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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春[청춘] 압헤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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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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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이 바람결은!
 
62
(모군軍[군] 벌덕 이러낫다가 또 다시 씨러져 쟌다. 곰보 얼굴의 制服巡査[제복순사]가 엽길로 올나온다. 실쥭실쥭 우는 五[오], 六歲[육세]의 어린애를 압세우고.)
 
63
巡査[순사] (애를 보고 벌덕 이러서는 고모리 女子[여자]를 보고) 이 애가 네가 데리고 온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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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리 오 우지 마소. 우지 마소.
65
巡査[순사] 너 왜 애 보로 왓스면 애나 보지, 이런 데 안져서 죠을고 잇서!
66
고모리 졔가 히로(弘[홍])쨘하고 논다닛가 그랫지요. 땍볏에셔 서잇슬 수가 잇서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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巡査[순사] 땍볏이 더우면 이 애게도 더울 게 아니야! 仕樣[사양]が ない!
68
고모리 아 ― 가 우지 마소. 응, 우지 마러. 그러길네 고만 집으로 가서 놀쟈닛가 그래. 히로쨩이 때리든?
69
巡査[순사] 그리다가 너 어린애 이러뻐리면 엇더케 할녀고 그러니. 애 보러온 년이 낫쟘 쟈고 잇다니.
70
고모리 인졔 操心[조심] 합지요 녜 녜 녜. (얼인애 손을 끌으며) 졈심 때 다 되엿는대 시쟝허지?
71
巡査[순사] 이후로는 操心[조심]해라! 나 아니더면 니 구루마(荷車[하거]) 말발에 엽구리 채여 터질 번햇다. 다시 그래서는 못 쓴다.
72
고모리 고맙습니다. 녜 녜 녜 操心[조심]합지요. (애 안고 내려 간다)
73
巡査[순사] (눈 비비고 이러나는 모군軍[군]의게 와서) 너는 외 또 일 안 하고 여긔 안졋니? 낫쟘만 쟈고. 너 날마둑 그리다가는 放浪者[방랑자] 取締[취체]당한다.
74
모군軍[군] (먹리를 석석 글그며) 엇지 더운지 죰 안졋드니만 쟘이 쟉구만 옴니다 그려. 나리는 덥지 안으시요?
75
巡査[순사] 덥긴 누가 안 덥대니? 나가서 구루마라도 끌엇스면 몃 十錢[십전]이라도 벌지! 판판히 놀고만 쟙바져서.
76
모군 나리 더위에! 날더러 놀구만 잇다구요. (다시 수구러지며) 헤 다시는 안 그러겟슴니다. 다시는.
77
巡査[순사] (등을 미러 쬿챠 내며) 어서 나가! 어서 나가 일버리해! 고년히 이런 대 와서 밥바져서 놀기만 하고. 그리고도 네 입에 무엇이 들어갈 쥴 아니? (모군軍[군] 한번 눈을 흘기고 나서는 다시 順[순]하게 머리를 슬슬 글그며 북구러운 듯이 내려 간다.) 仕樣[사양]が ない! (졈쟌하게 한 번 쓱 둘너보고는 徐徐[서서]히 내려간다.)
78
하오리 (굴네수염의게 말하듯이) 져런 사람들 놀고만 하고 돈이 업서 업서 햇소. 놀고 먹는 것 아쥬 납뿐 일이요. 우리 돈 죰 잇서도 놀고 잇스면 굴멋소. 져런 子息[자식]이 돈 업고 놀아리햇는대 엇더케 머글 수 잇소?
79
굴네 져런 下等勞動者[하등노동자]란 할 수 업슴니다. 그리고는 못된 生覺[생각]이나 하쟈느면 끼긋해야 돈 잇는 이 辱[욕]이지요.
80
하오리 굼는 것 그것 도로 죳소. 놀고 먹는 것 큰 罪[죄]요.
81
굴네 無識[무식]한 子息[자식]이 그리고나서는 社會主義[사회주의]니 무슨 주의(主義)니 하고 떠들고만 다니는구려.
82
하오리 그것 배곱흔 사람의게 단꿀 항가지말이오. 게우르고 노는 사람의게 사탕 항가지요. 요새 졂은 사람 아쥬 납분 사람 만이 잇소. 日本[일본] 사람도 잇고 朝鮮[조선] 사람도 잇고 (두 학생을 힐긋 엽눈질하고) 勞動者[노동자]는 공장에다가 말 항가지로 꼭 매여논 것이 죳소. 일 아니햇스면 막 때려쥬엇소.
83
學生一[학생1] (빙긋 웃고나서는) 아야, 아야, 아야.
84
하오리 (우스며) 當身[당신] 工夫[공부] 안 하고 이렁 곳에 와서 노랏소 先生[선생]님한테 안 마졋소?
85
學生二[학생2] 오늘은 空日[공일]야, 空日[공일]. (新聞[신문]을 내 듸리밀며) 아라 잇소?
86
굴네 허허, 空日[공일]에 놀지 말나는 말이 아뉴. 空日[공일]은 쟐 노라야지. 해도 工夫[공부]할 때는 해야지. 더구나 中學生[중학생] 때는 工夫[공부] 쟐 해야 한담디다.
87
學生二[학생2] 담배도 안 먹고 말이지요!
88
學生一[학생1] (하오리의게) 當身[당신] 돈 가진 양반 돈버리 하지 안코 이런 데 와 안져서 직거리면 하느님한테 안 어더 마질 쥴 아오? 어서 가서 돈버리 하시요. 돈 돈 돈!
89
굴네 허허 돈버리하느니의게도 空日[공일]이 잇서야지.
90
學生二[학생2] 그러닛가 工夫[공부]하느니의게도 空日[공일]이라오. 空日[공일] 空日[공일] 空日[공일].
91
學生一[학생1] 空日[공일]얘요, 空日[공일], 先生[선생]님이 空日[공일]은 놀나고 햇스닛가 우리도 쟐 놀다 갈 테야요.
92
하오리 空日[공일] 죠응 것이요. 일 마니 하고 나서는 空日[공일] 죠은 것이요.
 
93
(모군軍[군] 다시 올나온다. 四方[사방]을 둘너다 보고 巡査[순사] 업는 것을 알고는 安心[안심]한 듯이. 예젼에 누엇든 벤 우에 다시 와서 누려고 한다.)
 
94
學生一[학생1] 이런 사람의게도 空日[공일]얘요. 空日[공일]이면 낫쟘도 쟈고 담배도 피워야 空日[공일]답지.
95
學生二[학생2] 일軍[군]의게 空日[공일] 되여 낫쟘 쟈는 것이 납불 것이 무어 잇소?
96
學生一[학생1] 工夫[공부]하는 이의게 空日[공일] 돼서 담배 피우는 것이 납불 것이 무엇 잇소?
97
하오리 이련 사람이 날마둑 날마둑 空日[공일]이요. 언졔든지 돈 업소 업소 하능 거시 챰말이요.
98
모군 (드러누랴다가 이러나며) 날보고 하는 소리 아니요, 흥. 무슨 소리 햇나. 넹가미상은 왓다 갓다 하면서 돈버리 햇지만. 우리는 드러누어서 돈버리 할 수 잇소. 當身[당신]보다 되게 일한다고 空日[공일] 업슬 쥴 아오?
 
99
- 幕[막] -
【원문】정오(正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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