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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전하(決戰下) 문단인(文壇人)의 결의(決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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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1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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決戰下[결전하] 文壇人[문단인]의 決意[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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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總動員[총동원] 態勢[태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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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아전쟁도 압도적 승리의 2년간을 보내고 제3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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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사변의 막이 열린 지 벌써 7년. 잘못하면 둔화하고 만성화하기 쉬운 우리의 열과 성을 잔뜩 북돋아, 처음의 그 긴장, 처음의 그 열성을 흔들림없이 유지해야 할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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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우리의 어깨에 지워져 있는 ‘사명’ 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늘에게 받은 사명’ 이요 또 하나는 ‘국가에게 받은 사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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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명’ 이라는 것은 인간에 한하여 부여된 자이니 닭이 때를 알리고 개가 낯선 사람을 짖는 등의 행사는 우리 인간의 입장으로 보자면 닭이나 개가 하늘에 받은 사명이라 볼 수도 있을지나 닭이며 개 자신으로 보자면 단지 본능적 행위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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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서 유독 인간은 자기의 행위를 나누어서 ‘이는 인간의 사명이다’ ‘이는 본능적 행위이다’ 등등으로 구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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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서 애국심이며 보국심 등등은 일면 인간의 본능인 동시에 또 일면으로는 인간의 사명(의무감의 생산물)이다. 국가 무사시에는 희박한 본능적 존재로 남아 있다가 一日[일일] 유사시에는 강렬한 본능적 감정(애국심)에 겸하여 의무적 감정까지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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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감정의 표현체인 ‘문학’도 상시에는 문학 본래의 사명인 ‘위안물’ ‘오락물’ 인 노리개적 존재를 지켜 오다가 비상시에는 홀변하여 그의 가지고 있는 바의 ‘교화력’ ‘선전력’ ‘선동력’ 등을 있는 대로 발휘하여 국가 목적 선양에 전 기능을 바친다. 문학 자신이 역사적이요,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감화력을 교화력으로 고치고 위안력을 선동력으로 고쳐가지고 국가 명령 아래서 국책적 역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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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사변 시작에서 벌써 7년 대동아전쟁도 어언간 3년째 잡히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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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대한 국민의 열과 긴장이 잘못하면 풀려 가기 쉬운 이때에 있어서 그 풀리려는 긴장에 다시 새로운 기름을 쳐 주어서 다시 감동과 흥분을 환기케 하고― 이리하여서 국민의 마음에 언제까지든 頑蒙[완몽]을 격멸한다는 각오와 아울러서 그들에게 다시 소년 같은 정열을 부어 넣어 줄 자는 오직 문학의 선동력뿐이다. 청신한 감동과 거기 따르는 애국적 정열을 제공할 자는 ―제공하여서 銃後人[총후인]의 誠[성]을 그냥 유지케 할 자는 오직 문학의 선동력뿐이다. 몇 대의 항공기, 몇 척의 함정을 전선으로 내보내는데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할 자는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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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병에서 징병으로 또는 특별 지원병으로 우리 반도인도 황민화의 보조가 더욱 힘차고 더욱 열있게 행진할 때에 이 모든 행사가 일시 뇌동적 흥분이 아니고 진정한 황민화의 산물인 점을 천하에 알리는 동시에 후계자의 陸續[육속]을 효과있게 부르기에는 문학의 선동력과 흥분력의 힘을 빌 필요가 많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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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의미로 우리 반도의 ‘문학인의 책무’ 는 크고 또 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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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물자와 기계력을 총동원하여 가지고 우리에게 대항하려는 저 米英[미영]을 상대로 하여 그를 꺼꾸러뜨리고 재기불능케 하기 위해서는 일억 국민의 四半分[사반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반도인의 지위는 가볍게 볼 수 없는 바이다. 이 절대적인 수효인 반도인의 사상을 지배할 책무를 가지고 있는 우리 문학인의 지위는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대할 것이다. 국가 성쇠의 열쇠가 우리 반도 문학인의 손에 달렸다 해도 과한 망언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내 손으로 총을 잡지 못하고 대포를 잡지 못하였다고 退縮[퇴축]치 말고 이 전쟁을 좌우할 수 있는 중차대한 열쇠를 잡았노라는 자각과 긍지 아래서 우리의 무기인 문필을 가장 효과있게 이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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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日申報[매일신보]〉, 1944.1.1,4)
【원문】결전하(決戰下) 문단인(文壇人)의 결의(決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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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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