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화수분에 대(對)하여 ◈
카탈로그   본문  
최남선
1
화수분에 對[대]하여
 
 
2
그런즉 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한없이 쏟아 내는 신비성의 물건을 조선 고유어에 「화수분」이라고 하느니라고 아직 그래 두는 것도 역시 무방합니다. 곧 이때까지 소개해 나온 것은 조선에 있는 화수분 이야기의 대표적 몇 예증이라 할 것입니다. 이 화수분이란 관념과 거기 대한 이야기는 세계에 보편한 것으로, 說話學上[설화학상]의 「無限財寶譚[무한재보담]」이라는 문자에 포괄되기도 하고, 또 서양의 이야기 투 중에 있어서는 Jack and he Beanstalk type이니 Aladin type이니 Golden goods type 이니 하는 等類[등류]가 역시 우리 화수분 이야기와 연락 관계를 가지는 것입니다.
 
3
그런데 「화수분」의 종류는 민족을 따라 제각기 특색이 있어, 어떤 데서는 궤짝이나 절구와 같은 세간을 주로 하고, 어떤 데서는 송곳이나 방망이 같은 연장을 주로 하여, 무엇으로나 그것에서 직접으로 물건이 나오게 하기도 하고, 어떤 데서는 나무 덩굴이나 어떠한 사람 같은 것을 의지하여 간접으로 물건을 끌어 내는 것으로 하기도 하여, 그 형식이 서로 같지 아니합니다. 그러므로 화수분의 대표적 명칭으로 말하여도 나라마다 내세우는 물건이 따로 있어서, 지나에서는 푼주를 주로 하므로 聚寶盆(취보분)이라는 말이 대표가 되고, 일본에서는 작은 방망이를 주로 하므로 「打出[타출]の小槌[소퇴](우치데노코즈치)」란 말이 대표가 되고, 印度[인도]에서는 珠[주]를 신비시하므로 如意珠[여의주]란 말이 대표가 되고, 서양에서는 指環[지환]을 신비시하므로 magic ring(요술의 가락지)란 말이 대표가 되어 있읍니다. 또 아라비아의 憕盞[등잔]과 스칸디나비아의 臼(구)도 그 유명한 것의 하나입니다. 물론 어느 나라에서든지 꼭 한두 가지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여러 가지가 겸해 있음이 보통이니, 그러므로 지나에는 聚寳盆[취보분]의 외에 寳母[보모]란 것도 있고, 印度[인도]에는 如意珠[여의주]의외에 吉祥甁[길상병]·德甁[덕병]이란 것도 있는 터입니다. 이렇게 화수분이 종류도 많고 명칭도 번거로움은, 말하자면 인류의 이러한 神物[신물]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뿌리도 깊고 가지도 많이 퍼진 것을 나타내는 것임이 무론입니다. 그러면 이 화수분이란 생각은 왜 인류의 사이에 생겨났는지를 생각해 봄도 흥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4
인류의 욕망은 생명을 근본으로 하여 한쪽으로는 식욕·성욕이 되고 한쪽으로는 명예욕·재산욕이 되었다고 볼 것인데, 이러한 욕망들은 본질상으로 죄다 제한이 있는 것이지마는, 인류는 그 모든 것에 대하여 항상 무한한 만족을 얻고자 합니다. 암만해도 만족될 수는 없이 생긴 것을 기어이 만족해보려 하는 모순과 갈등이 곧 인생의 행로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고통과 煩悶[번민]을 지어내는 근본입니다. 이 인생의 중대한 煩悶[번민]을 관념적으로 해결하려 한 것은 종교요, 감정적으로 완화하려한 것은 藝術[예술], 그 중에서도 특히 說話[설화]입니다. 곧 이러한 모든 욕망의 근본적 가치의 究竟的[구경적] 의미를 洞觀大覺(통관대각)하여, 그 結縛[결박]을 끊고 悠悠然[유유연]히 안심하는 것은 종교의 태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욕망이 항상 마음에 보금자리를 치고 눈앞에 지런지런하는 것을 주체하다 못하여, 사실상에는 기대되지 못할지라도 가정적·擬象的[의상적]으로 그것이 성취 실현된 境界[경계]를 하나 만들어서, 그 무대면을 쳐다보고 들여다보면서 흐리멍덩한 위안 내지 일종의 만족감을, 아니 도취감을 가지려 한 것은 곧 說話[설화]의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유치한 감정의 만족입니다. 그런데 說話[설화]란 것은 본래 인류의 小兒[소아] 심리의 산물입니다. 인류의 小兒[소아]시대에 발생한 것이요, 후세에 와서는 인류 중심 小兒[소아]계급의 향락 재료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5
무한한 생명을 가지고 천년 만년부터 이 뒤 언제까지고 그대로 산다는 神仙[신선]이,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천상 천하 風雷水火[풍뢰수화]를 지치고 다니면서, 닥치는 것은 정복하고 벗나가는 것은 멸망시키는 영웅은 說話[설화]의 세계에만 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원문】화수분에 대(對)하여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수필〕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7
- 전체 순위 : 5521 위 (4 등급)
- 분류 순위 : 1192 위 / 1794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화수분에 대하여 [제목]
 
  최남선(崔南善) [저자]
 
  수필(隨筆) [분류]
 
◈ 참조
 
  # 화수분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화수분에 대(對)하여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