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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군(檀君) 부인(否認)의 망(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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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2.11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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檀君[단군] 否認[부인]의 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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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敎[문교]의 朝鮮[조선]〉의 狂論[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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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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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조선]의 敎員團體[교원단체]인 朝鮮敎育會[조선교육회]란 것이 그네의 總督府內[총독부내]에 있고, 學務課長[학무과장]이란 이의 名義[명의]로 〈文敎[문교]의 朝鮮[조선]〉이란 機關雜誌[기관잡지]가 每月[매월] 刊行[간행]되니, 물을 것 없이 敎員[교원] 社會[사회]의 知識的[지식적] 源泉[원천]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日本人[일본인]의 立場[입장]에서 그네의 이른바 朝鮮[조선] 敎育[교육], 朝鮮人[조선인] 敎育[교육]에 관하여 지껄이는 소리가 우리네의 感情[감정]과 理念[이념]에 背馳[배치]되는 경우가 많음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하려니와, 그런 중에도 너무 背理乖義的[배리괴의적] 言論[언론]으로써 朝鮮[조선]을 誣[무]하는 者[자]가 있음은, 저네들로 으례 그럴 일이라 하여 黙過[묵과]만 할 수 없다. 더욱 白地[백지]의 거짓말이지마는 그럴싸한 허울을 뒤집어쓰고, 近理[근리]한 듯하지만 몹시 亂眞[난진]하는 것인 言語[언어] 文字[문자]로써 비교적 단순한 頭腦[두뇌]의 임자인 敎育者[교육자]들을 愚弄[우롱] 惡染[악염]하려 함은, 그것이 學政[학정]이요 敎育思潮[교육사조]인만큼 蟬鳴蛙噪선명와조]로만 돌리고 말 수 없는 點[점]이 있다. 이번 二月號[이월호]에 실린 京城帝國大學[경성제국대학] 豫科部長[예과부장]이라는 小田[소전][모]의〈所謂[소위] 檀君[단군] 傳說[전설]에 對[대]하여〉라는 論文[논문]과 같은 것은 그중에서도 용서하기 어려운 妄論[망론] 悖說[패설]임을 辨破[변파]치 아니치 못할 者[자]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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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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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조선]의 歷史[역사]로서 檀君[단군]을 削去[삭거]하려 함은 日本[일본] 學者[학자]의 傳統的[전통적] 謬見[유견]일 뿐 아니라, 또 日本[일본] 爲政者[위정자]들의 朝鮮精神[조선정신]을 殘虐[잔학]하는 上[상]의 一必要手段[일필요수단]을 삼는 바이니, 여기 대하여 曲學諂官[곡학첨관]의 醜學究[추학구]가 學問[학문]의 탈을 씌운 非學問[비학문]의 꼭둑각시를 만들어 낸 것이 一[일], 二[이]에 그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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檀君[단군] 否認[부인]의 論[론]이 日本[일본] 學界[학계]에 出現[출현]하기는 이미 三○[삼공]년의 歲月[세월]을 經[경]하였고, 그 端緖[단서]는 那珂[나가]·白鳥輩[백조배]의 年少[연소] 好奇[호기]하고 立異[입이] 衒能[현능]하자는 데서 생긴 것이지마는, 이것이 日本人[일본인]의 對朝鮮[대조선] 觀念[관념]이 變易[변이]되는 趨勢[추세]를 따라서 턱없이 學界[학계]의 容認[용인]을 얻게 되고, 더욱 兩國間[양국간]에 괴상한 政治關係[정치관계]가 생기면서 그 思想[사상] 政策上[정책상] 필요로 朝鮮人[조선인] 民族精神[민족정신]의 出發點[출발점]으로 생각되는 이 檀君[단군] 國祖[국조]를 意識的[의식적] 努力[노력]으로써 기어이 抹削[말삭]하기를 힘써 왔다. 곰팡내 나는 檀君僧造論[단군승조론]을 끄집어내다가 朝鮮[조선] 歷史[역사]의 中[중]에서 그 反證[반증]을 보이려한 今西[금서][모]와, 또 檀君[단군] 傳說[전설]의 造作[조작]을 目睹[목도]한 것처럼 高麗[고려] 中葉[중엽] 어느 僧徒[승도]가 당시의 民族的[민족적] 感情[감정]을 基本[기본]으로 하여 지어낸 것이니라고 斷定[단정]한 三浦[삼포][모]는 실로 다 日本[일본]의 最高[최고] 學部[학부]에서 敎職[교직]을 擔[담]한 者[자]로, 朝鮮[조선] 督署[독서]의 殘祿客任[잔록객임]을 帶[대]한 者[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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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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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 이 小田[소전][모]로 말하면, 본디 一俗吏[일속리]로 오래 學政[학정]을 任[임]하게 되어, 약간 조선[朝鮮]의 文字[문자]를 엿보게 된 者[자]이매, 그에게 創見[창견]과 篤論[독론]이 있을 리가 본디 없고, 이번 〈文敎[문교]의 朝鮮[조선]〉誌上[지상]에 揭載[게재]한 者[자]도 要[요]하건데 上記[상기]한 諸人[제인]의 糟粕[조박]을 따다가 그 愚妄[우망]을 顯露[현로]한 것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며, 學的[학적]으로 그를 對手[대수]로 함은 도리어 치사스러울지도 모르지마는, 다만 하나 그가 한참 동안 朝鮮[조선] 敎科書[교과서]의 責任[책임]도 맡았고, 朝鮮史學會[조선사학회]란데 主要[주요]한 職名[직명]을 띤 일도 있고, 또 現在[현재]에 京城大學[경성대학] 豫科[예과]의 部長[부장] 소임을 보는 者[자]인만큼, 혹시나 그 所論[소론]에 蠱惑[고혹]되는 者[자]가 없지 아니할까 함은, 吾人[오인]이 이것을 論爼[논조]에 올리지 아니치 못하는 所以[소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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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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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人[일본인]의 檀君[단군] 抹削論[말삭론]은 〈三國遺事[삼국유사]〉의 文[문]에 약간 佛敎的[불교적] 名句[명구]가 섞였음으로 出發[출발]함이 常例[상례]요, 특히 그 開端者[개단자]의 一人[일인]인 白鳥[백조]는 檀字[단자]로써 旃檀[전단]·檀越[단월] 등에 因[인]한 것이라 하여 種種[종종]의 臆測[억측]을 試[시]하였으나, 檀君[단군]의 檀[단]이 古籍[고적]에는 壇[단]으로 作[작]하였음이 밝혀진 오늘날에는 그 立論[입론]의 根基[근기]가 自覆[자복]되었으니까 더 할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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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三國史記[삼국사기]〉에 檀君[단군]의 事[사]가 보이지 아니함을 말하나, 이는 〈三國史記[삼국사기]〉撰者[찬자]의 思想[사상]과 態度[태도]가 儒敎的[유교적] 常識病[상식병]에 中毒[중독]하여 말이 조금 神怪[신괴]에 涉[섭]하는 듯하면 一例[일례]로 不問[불문]에 置[치]하려 한 理由[이유]를 省察[성찰]치 못한 論[론]이니, 그 除棄[제기]하려다가 못한 部分[부분]으로「仙人王儉[선인왕검]」의 句[구]가 〈高句麗紀[고구려기]〉東川王[동천왕] 二一[이일]년의 條[조]에 出[출]하고, 「風流國道[풍류국도]」의 義[의]가 〈新羅紀[신라기]〉眞興王[진흥왕] 三七[삼칠]년의 條[조]에 見[견]한 것을 깊이 味到[미도]할 것이요, 또 혹 四[사]천 년이나 前[전]부터 朝鮮[조선]에 檀君國[단군국]이 있었으면 어찌하여 支那[지나]의 載籍[재적]에 보인 것이 없느냐고 큰 臟物[장물]이나 잡은 듯이 말하지마는, 이는 檀君[단군]의 本質[본질]에 대하여 理解[이해]를 缺[결]할 뿐 아니라, 〈三國志[삼국지]〉의 韓傳[한전]에 見[견]한 「天君[천군]」이 실로 그 片鱗[편린]임을 認[인]치 못하는 近視[근시] 淺見[천견]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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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三國遺事[삼국유사]〉가 僧[승]의 撰述[찬술]이요 檀君朝鮮[단군조선]의 文[문]에 佛敎的[불교적] 名句[명구]가 섞였음을 難[난]하나, 이는 당시의 文敎[문교] 狀態[상태]에 말미암는 自然[자연]의 勢[세]일 따름이요, 더욱 檀君朝鮮[단군조선]의 條[조]에는 비교적 그 痕跡[흔적]이 微薄[미박]하여 桓國[환국]의 割註[할주]에 「謂帝釋也[위제석야]]」라 한 것이 있을 뿐이나, 이는 帝釋[제석]이 竺典[축전]의 天帝[천제]임으로써 暫時[잠시] 融攝[융섭]하려 한 佛者[불자]의 例習[예습]일 따름이며, 설사 그중에 약간 佛典[불전]의 語句[어구]가 있다 할지라도 만일 伽倻[가야]의 字[자]로써 駕洛[가락]의 實[실]을 疑[의]하고, 琉璃[유리]의 名[명]으로써 類利[유리]의 事[사]를 削[삭]한다 하면 그 愚[우]를 어찌 及[급]한다 하랴. 檀君[단군]이 또한 此[차]의 類[류]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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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遺事[유사]〉의 撰者[찬자]가 檀君[단군]의 古記[고기]를 載[재]하매 事[사][괴]하나 古[고]를 傳[전]치 아니치 못할 理由[이유]를 呶呶[노노]히 前叙[전서]하고, 또 下[하]의 他文中[타문중]에 往往[왕왕] 〈檀君記[단군기]〉를 引用[인용]하였음은 다 그 由來[유래]의 오래고 當者[당자]의 虛撰[허찬]이 아님을 證[증]하기에 남음이 있음이라, 이것만 가지고 본들 檀君[단군]의 事[사]가 어찌 金富軾[김부식] 以後[이후]에 생긴 新設[신설]이라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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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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嚴正[엄정]을 要[요]하는 學的[학적] 討究[토구]는 진실로 私情[사정]과 苟容[구용]을 容認[용인]치 아니할 것이니, 대저 檀君[단군]이 참으로 虛構[허구]요 後世的[후세적] 産物[산물]일진대, 學[학]의 엑스光[광]에 그 眞相[진상]이 露顯[노현]되어, 적어도 學[학]의 殿堂[전당]에서는 그 地位[지위]를 잃을밖에 없을지라도 어찌할 수 없을 일일 것이다. 아무리 朝鮮人[조선인]의 감정에 억울하고 섭섭할지라도 진실로 民族[민족] 感情[감정]의 抑托[억탁]으로 생긴 一神話小說[일신화소설]일진대 없는 것이 매 없을 것이 저 日本[일본] 歷史[역사]의 중요한 部分[부분]이 同樣[동양]의 運命[운명]에 만날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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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事[사] 진실로 一國[일국] 國祖[국조]의 聖蹟[성적]이요, 一民族[일민족] 崇仰[숭앙]의 最高[최고] 對象[대상]일진대, 매우 신중한 考察[고찰]과 면밀한 査討[사토]를 經[경]하여 十分[십분] 疑端[의단]이 없는 뒤가 아니면 감히 輕妄[경망]을 방자히 하지 못할 것이다. 더욱 小田[소전][모]와 같이 前任[전임] 現職[현직]이 다 이 關係[관계]를 無視[무시]할 수 없을 者[자]와, 朝鮮敎育會[조선교육회]니 〈文敎[문교]의 朝鮮[조선]〉이니 하는 責任[책임] 있는 기관으로서는 風化[풍화]와 民族[민족] 感情[감정]에 대한 세밀한 주의를 더하지 아니치 못할 터이어늘, 이제 이 學的[학적] 審愼[심신]과 正當[정당]을 缺[결]함이 太甚[태심]한 言議[언의]를 肆然[사연]히 宣布[선포]하여, 敎育者[교육자]의 良知[양지]를 混濛혼몽]에 陷[함]케 함은 그 責[책]이 실로 輕少[경소]타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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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결코 感情上[감정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最近[최근]의 學的[학적] 특히 民族學的[민족학적] 硏究[연구]에 의하여 檀君[단군]의 正體[정체] 實證[실증]이 確然[확연] 無疑[무의]한 것을 모르고, 陳腐[진부]한 方法[방법]과 隘陋[애루]한 觀念[관념]으로써 이 重大[중대]한 方面[방면]에 대하여 盲杖[맹장] 毒舌[독설]을 나불거린 것이기 때문에 그 狂悖[광패]를 탄정 彈正[ ]치 아니치 못하는 것이라, 적당한 機會[기회]에 저네의 愚蒙[우몽]을 해쳐 주기도 하려니와, 이 雜誌[잡지]가 널리 朝鮮人[조선인] 敎育者[교육자]의 눈에도 걸려 이 변변치도 못한 擬論[의론]을 혹 學的[학적] 根據[근거]나 있는 줄로 생각하고 謬信[유신] 盲從[맹종]하는 이가 一人[일인]이라도 있을까 하여 위선 몇 마디 破邪[파사]의 부리를 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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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二六年[일구이육년] 二月[이월] 十一日[십일일]∼十二日[십이일] 東亞日報[동아일보]
【원문】단군(檀君) 부인(否認)의 망(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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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崔南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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