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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천사 영희씨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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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노자영
1
나의 천사 영희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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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喜[영희]씨!
 
3
보내주신 글은 감사히 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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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안녕 하신지요. 벌써 가을 바람이 솔솔 붑니다. 붉어진 감나무 잎이 소리를 치며 떨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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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적막을 말하는 시즌! 그러나 가을에도 꽃이피지 않습니까? 그 꽃은 봄에 피는 그것 보다도 더 붉고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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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도 불타는 홍장미가 피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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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喜[영희]씨! 제가 드린 말씀이 실례 였는지는 몰라도 몇 만번이나 생각하고 생각하였으니 분명히 착각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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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제 마음을 착각이라고 하시니 내 하트가 찢어지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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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喜[영희]씨! 거짓없는 내 심경을 말한다면, 사랑! 그것은 너무나 평범한 글자 입니다. 보다 더 숭고하고 참다운 영혼의 부르짖음이었어요. 내 마음을 털어 놓으면…… 그것은 구원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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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씨 만이 이 세상에 단 하나인 나의 구원의 여성 입니다. 내가 당신을 발견 했을때 얼마나 기뻤는지요! 내가 반평생을 두고 동경하던 그이를 만나도 못하고 죽었다면! 아!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치도록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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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喜[영희]씨! 나는 이것만은 굳게 맹서하렵니다. 당신이 남의 아내이거나, 애인이 있거나 나는 알려고도 하지 않고, 상관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위하여 생명을 아끼지 않겠어요. 원 ── 세상이 적이라도 나는 용감히 싸우렵니다. 당신을 떠난 나의 삶은 산 송장인것을 나는 잘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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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큰 문제는 꼭 하나 있읍니다. 그것은 말하기도 무섭읍니다.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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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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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동경하던 사나이의 화신이 아니라면 ── 오 ── 얼마나 행복스러울까요. 단 하루를 살고 죽는한이 있다하여도 우리는 최고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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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喜[영희]씨! 나는 무서운 이 말을 쓰기를 퍽 주저하였답니다. 몇 천번이나 벼르다가 오늘에야 내마음을 털어 놓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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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진정한 마음만 안다면 나는 아무것도 문제삼지 않으렵니다. 노력하겠어요. 당신을 행복스럽게 하기 위하여 온갖 힘을 다하여 출세도 하고 돈도 모으렵니다. 부모의 반대나 형제들의 만류 그것도 다 익힐 수 있지요. 우리 두 사람의 과거, 그것도 웃음 거리로 볼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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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희씨를 사랑하듯이 영희씨가 나를 사랑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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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원의 사람이여…… 깊이 생각하소서.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기쁘게 당신 종이라도 되어 당신을 섬기리이다. 하늘을 두고 맹서하오니 나의 진정을 알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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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신께 화살을 보내어 당신 가슴을 그 화살로 불질러 달라고 나는 빌겠나이다. 이 밤이 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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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안녕하시길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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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一[문일] 드림.
 
 
22
──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나의 천사 영희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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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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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