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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국사신(北國私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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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9
이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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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국사신北國私信
 
 
2
R군!
 
3
북국의 이 항구에 두텁던 안개도 차차 엷어갈 젠 아마 봄도 퍽은 짙었나 부에. 그 동안 동지들과 무사히 건투하여 왔는가? 항구에 안개 끼고 부두에 등불 흐리니 고국을 그리워하는 회포 무던히도 깊어가네.
 
4
내가 이곳에 상륙한 지도 어언 두 주일이 넘지 않았나. 그 동안 찾을 사람도 찾았고 볼 것도 모조리 보았네. 모든 인상이 꿈꾸고 상상하던 것과 빈틈없이 합치되는 것이 어찌도 반가운지 모르겠네. 남녀노소를 물론하고 다 같이 위대한 건설사업에 힘쓰고 있는 씩씩한 기상과 신흥의 기분! 이것이 나의 얼마나 보고자 하고 배우고자 한 것인지 이것을 이제 매일같이 눈앞에 보고 접대하는 내 자신 신이 나고 흥이 난다면 군도 대강은 짐작할 수 있겠지. 더구나 차근차근 줄기 찾고 가지 찾아서 빈틈없이 일을 진행하여 나가는 제삼인터내셔널의 비범한 활동이야말로 오직 탄복하고 놀라지 않은 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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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야 하려 들면 한이 없을 듯하기에 그것은 다음 기회로 밀고 이 편지는 내가 이곳에 온 후의 첫 편지이고 군 역시 이곳을 무한히 그리워하던 터이므로 여기서는 대강 이 도시의 인상과 나의 사생활에 관한 재미있는 한 편의 에피소드를 군에게 소개하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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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닥의 반도가 바다를 폭 싸고 있는 것만큼 항구는 으슥하고도 잔잔하네. 잔잔한 그 안에 새로운 기를 펄펄 날리는 수많은 기선과 정크와 화물선. 항구 위로 훤히 터진 도시. 발달된 지 오래인 만큼 건축이 대개는 낡았고 생각하였던 것보다는 좀 고색을 띠운 듯하네. 가장 번화한 거리인 해안과 평행하여 길게 뻗친 레닌가. 그 속에 즐비한 건축—은행, 극장, 호텔, 국영백화점, 그 외 각 회관, 구락부, 극동××대학 등이 모두 제정시대의 건물 그대로 있고 언덕 중턱에는 배의동포의 거리가 있으니 역시 정결치 못한 낡은 거리이데. 그러나 대체로 보아 희고 노란 석조의 건축들이 시가의 전체에 밝은 색조를 주는—밝은 풍경 맑은 도시임은 틀림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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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판매소 앞에는 언제든지 사람의 행렬이 끊일 새 없고 노파. 젊은이, 아이들이 길게 열을 짓고 움직이면서 차례를 기다려서 여러 가지의 필요한 식료품을 사는 것이네. 흐레쁘(빵), 먀쏘(고기), 아보스취(야채), 싸—하르(사탕), 보트카 등의 모든 식료품이 국영판매소에서만 팔리고 사사로이 경영하는 소매상이라고는 시중에 극히 희소하다는 것은 군도 아는 바이겠지. 빵을 사려는 노파는 바구니를 들고 보드카를 사려는 늙은이는 병을 들고 긴 행렬 속에 끼어서 결코 조급하게 덤비는 법 없이 행렬과 같이 유유히 움직이는 풍경, 이것은 오로지 새시대의 풍경의 하나일 것이니 옛날의 생활형태를 철저히 청산하여 버린 이 신흥의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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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다섯시만 되면 시가는 온전히 노동자의 거리이니 한 시간 에누리없이 꼭 여덟 시간의 노동을 마친 수많은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일터에서 무수히 거리를 쏟아져 나오네. 검소하게 옷 입은 그들이 자랑스런 걸음으로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할 때 거리는 우리의 것이다, 세상은 우리의 것이다!—그들의 자랑스런 태도와 굵은 보조가 이것을 또렷이 말하는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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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보면 고색을 띠운 이 거리가 실상은 가장 활기를 띠운 새날의 거리라는 것은 누구나 다 느끼겠지. 신흥의 기상이 신선한 생장력이 거리의 구석구석에 충만하여 있고 그 속에서 굵은 조직의 크나큰 건설이 한층 한층 굳어 가는 것이네. 노동자들이 노동을 마치고도 날마다 각가지 의회에 출석하기 위하여 분주히 돌아치고 젊은 학생들과 청년들이 질소한 옷을 입고 책을 기고 역시 건설의 사업에 분주히 휘돌아치고 있는 것은 물론이어니와 오직 남자뿐이 아니라 신흥계급의 여자 역시 그러하네. 노동부인이나 여학생이나 다 같이 수건으로 머리를 싸고 굽 얕은 구두를 신고 건강한 걸음으로 거리를 걸어다니네. 북국의 능금같이 신선한 그들의 얼굴빛, 밋밋하고 탄력 있는 그들의 다리! 굽 높은 구두 끝에 불안정한 체력을 싣고 휘춘휘춘 걸어가는 엷은 다리에 멸망하여 가는 계급의 불건강한 미학이 있다면 굽 얕은 구두에 전신을 든든히 식도 탄력있게 걸어가는 밋밋한 다리에는 신흥한 이 나라의 건강한 미학이 있다고 나는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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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의 미인—자유롭고 순진하고 건강하고 그야말로 기쁨과 힘의 상징이요 새날의 매력이 아니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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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인상은 이만하여 두고 나는 아까 말한 나의 사생활에 관한 에피소드라는 것을 다음에 소개하겠네. 그것은 나답지 않은 끔찍이도 달콤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니—다른 것이 아니라 이 내가(결코 자랑스런 일은 아니나) 아름다운 이 나라의 미인의 키스를 받고 사랑을 얻은 이야기라네. 설마 군이 사치하고 불건강하다고 비웃지는 않을 줄 믿네. 일상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이 이야기에 예술적 윤택을 가하여 소설의 형식으로 쓰겠으니 넌센스의 한 편이 되고 말지라도 이 북국의 봄 나의 첫 선물로 만 알고 과히 허물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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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한 지 일주일이 되니 항구의 지리도 대강 터득되고 그들의 기풍도 차차 알아는 졌으나 아직 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은 관계상 나는 일정한 숙소도 없이 박군과 김군에게 번차례로 폐를 끼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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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우스리―)—안정치 못한 이 며칠 동안 자주 출입하게 된 것은 이 부두 가까이 외롭게 서 있는 <카페 우스리―>였다. 저녁부터 자옥한 안개 속에 붉은 불을 희미하게 던지고 있는 <카페 우스리―>— 그곳은 온전히 노동자들의 오아시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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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보들이 재즈를 추고 룸펜들이 호장된 기염을 토하는 곳이 아니요, 그야말로 똑바른 의미에서의 노동자의 안식처이었다. 마도로스파이프에서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속에 서리운 이 나라의 제인 큰 공로자의 초상 밑에는 유쾌한 노동자의 웃음이 있고 건강한 선원들의 흥이 있었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긴 항해를 마치고 동무들과 <카페 우스리―>를 찾아 오는 것은 곧 그들의 기쁨의 하나인 듯도 하였다. 그것은 물론 순진한 노동자 숲에서만 우러나오는 이 집의 유쾌하고 건강한 기분을 사랑하여서지만 솔직하게 말한다면 보다 더 카페 주인의 딸 되는 사—샤의 매력에 끌려서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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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버지의 타는 수풍금에 맞춰 기타를 뜯는 사—샤. 낭랑한 목소리로 슬라브의 민요를 노래하는 사—샤. 손님 숲을 유쾌히 돌아치는 사—샤. 그의 한마디 한 동작이 다 말할 수 없이 귀여운 사—샤였다. 슬라브 독특한 아름다운 살결. 능금같이 신선한 용모. 북국의 하늘같이 맑은 눈. 어글어글한 몸맵시. 풍부한 육체.—북국의 헬렌이다.손가락 하나 대지 말고 신선한 향기 그대로 맑은 자태를 그대로를 하루면 종일 바라보고도 싶고 가지 채 곱게 꺾어 향기 채 꽃송이 채 한입에 넣고 잘강잘강 씹어 버리고도 싶은 아름다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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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 당시 내가 이 카페에 자주 출입하게 된 것도 실상인즉 사—샤의 매력에 끌린 까닭이었다. 붉은 수건으로 머리를 싸고 기타에 맞춰서 순박한 민요를 읊을 때의 사—샤. 한 번 보고 두 번 봄을 따라 넓은 세상에는 그와 같은 존재는 다시 없으리라라고까지 생각되었다. 사—샤! 세상에 둘도 없는 사—샤! 가련한 웃음을 띠우고 낭랑한 목소리로 “야 류뿌류—빠—스” 하면서 품에 와서 넘싯 안긴다면 그 순간에 죽어도 이 세상에 났던 보람이 있겠다고 평소의 나답지 않은 이러한 당치않은 생각에 나중에는 센티멘탈하게까지 되었다. 일이 많고 짐이 무거운 몸에 이러한 헛된 생각과 사치한 욕심에 마음을 괴롭게 할 처지가 아니라고 스스로 꾸짖어 보았으나 사람으로서의 이 영원한 감정만은 어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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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리–>를 찾은 지 사흘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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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기중기와 창고와 기선의 허리가 안개 속에 몽롱한 밤 부두에는 <우스리–>의 창에서 흐르는 향기로운 불빛을 향하여 선원들의 검은 그림자가 하나씩 둘씩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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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과 박군과 나의 세 사람도 그들 중에 가까이 쓸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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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카페 안에는 어느덧 사람들이 그득하였고 값싼 마홀카의 푸른 연기가 방안에 자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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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버지는 손님 시중들기에 분주하였고 사—샤는 한편 구석 소파위에 걸어앉아서 기타의 줄을 한 오리 한 오리 맞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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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건으로 머리를 싸고 기타의 줄을 은은히 울리는 사—샤의 목가적 자태를 볼 때에 그가 낮 동안에 부두에 나와 바닷바람을 쏘여 가면서 새로 닻 내린 배에 올라 정신없이 무엇을 적으면서 선객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취조하는 해상국가보안부의 여서기인 줄야 누가 첫눈에 짐작할 수 있으랴. 그리고 그가 몇 해 전에 모스크바에 있을 때에 열렬한 콤사몰카의 한 사람으로 낮 동안에는 회관에서 일보고 밤에는 또한 동무들과 혁명사 강의를 들으러 다니던 그 사—샤일 줄야 누가 짐작하랴. 혁명에 오 빠와 어머니를 잃은 사—샤는 모스크바에서 열심으로 공부하고 일보던 그때에도 외로이 떨어져 있는 늙은 아버지를 지극히 사랑하였던 끝에 마침내 도읍을 떠나 동쪽 항구까지 멀리 아버지를 찾아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여서기로서 바쁜 일을 보아가면서도 아버지를 위하여 그가 경영하는 카페를 또한 도와 나가던 것이다. 낮에는 바쁘게 휘돌아치면서도 밤에는 수많은 노동자와 선원들을 상대로 목가와 기쁨에 취하는 이 두 가지의 생활을 사—샤는 가장 자유롭고 양기롭게 해나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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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는 한참이나 기타의 줄을 맞추더니 익숙한 기술로 마주르카의 한 곡조를 뜯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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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 사람은 한편 구석 탁자를 차지하고 유쾌한 흥에 잠기면서 사—샤의 기타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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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과 웃음에 요란하던 사람들도 그 음조에 취한 듯이 방안은 고요하였다. 힘과 땀의 노동을 마친 뒤에 고요한 마주르카의 한 곡조는 사실 한 모금의 청량제일 것이다. 방안은 이 고요한 맛에 취한 듯하였다. 그러나 나는 은은한 음조보다도 능란히 놀리는 그의 손맵시보다도 더 많이 어여쁜 사—샤의 용모에 정신이 쏠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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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조가 그치자 박수하는 소리가 파도같이 일어나고 치하의 소리가 물 퍼붓듯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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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
 
28
“푸라뽀!”
 
29
이 물 끓듯 하는 환조의 사이에서 선원인 듯한 건장한 한 사나이가 문득 자리를 일어서더니 무엇이라고 높게 외치면서 사—샤의 앞으로 걸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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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씨―빠야 떼―뽀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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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이렇게 외치더니 그는 다짜고짜로 사—샤를 번쩍 들어 탁자 위에 올려 세웠다. 사람들은 의아하여서 그의 거동을 잠자코 보고만 있었다. 사—샤 역시 영문을 모르나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양기로운 웃음을 띠우면서 기타를 한 손에 든 채 탁자 위에 서슴지 않고 올라 섰다.
 
32
사나이는 또 소리 높이 외쳤다.
 
33
“아욱숀니 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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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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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아나 파쎄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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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그 사나이의 거동에 의아해 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의 외치는 이 한마디에 기뻐하고 소리치고 박수하면서 찬동의 뜻을 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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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쇼!”
 
39
“푸라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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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장난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키스를 경매하다니! 나의 은근히 생각하여 오던 사—샤의 키스를! 생각할 수 없었다. 허락할 수 없었다. 나의 가슴은 알 수 없이 떨렸다.
 
41
그러나 사—샤의 얼굴을 보았을 때에는—이 순진한 처녀는 그들의 제의에 승낙하는 듯이 양기롭게 웃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역시 박수를 하면서 동의의 뜻을 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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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백성들이다.”
 
43
그들의 미친 장난을 이해키 어려운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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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수군수군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열광적 흥분과 환조 가운데에서 경매의 막은 드디어 열리고 말았다.
 
45
건장한 사나이는 사—샤의 옆에 선 채 군중을 향하여 소리쳤다.
 
46
“취토 스토—야트?”
 
47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먼 구석 한편 탁자 옆에 앉았던 키 작은 노인이 일어서면서 마도로스파이프를 입에서 빼더니 모기 소리만한 목소리로 가늘게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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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딘 루—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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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웃음소리가 봇살 터지듯이 방안에 그득히 터져 나왔다. 키스 한 번에 일 루블이라는 것이 결코 망발된 값은 아니었으나 개시로 그것을 부른 것이 호호한 노인이었고, 또 그의 태도가 하도 우스운 까닭에 모두들 터지는 웃음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50
“오—첸 됴쉐보!”
 
51
무참하여서 자리에 도로 주저앉은 노인을 보고 사나이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취토 스토—야트!”를 부르니 시세는 차차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52
“드바 루—브랴.”
 
53
“트리 루—브랴.”
 
54
“퍄티 루—브랴.”
 
55
오 루블까지 오르더니 시세는 더 오르지 않고 잠깐 머물렀다.
 
56
건당한 사나이는 “퍄티” “퍄티”를 연발하면서 사람 숲을 휘돌아보았으나 거기에는 침묵이 있을 뿐이요 값을 더 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57
그러자 한참이나 있다가,
 
58
“데—퍄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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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한편 구석에서 벌떡 일어서는 사나이가 있었으니 그것이 곧 나였다.
 
60
처음에는 그들의 당돌한 행동에 자못 놀랐으나 차차 그들의 무작위한 태도와 사—샤의 유쾌한 자태를 봄을 따라 나도 그 속에 한몫 끼어 아름다운 사—샤의 한 송이의 사랑을 얻어 볼까 하고 알맞은 때를 기다려 오던 터이었다.
 
61
십 루블이 결코 많은 돈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사—샤의 아름다운 입술을 살 수가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귀중한 십 루블이며 영광스런 십 루블일 것인가! 흥분된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탁자 옆에 일어서서 사—샤를 바라보았다.
 
62
사—샤 역시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징긋이 이쪽을 바라보는 묵직한 응시 속에는 그 무슨 깊은 의미가 있다—고 적어도 나는 생각하였다. 사흘이나 이곳을 찾아온 만큼 그는 나의 존재도 이미 짐작하였을 것이다. 그의 응시에는 차차 미소가 떠올랐다. 미소를 띠인 그를 이렇게 정면으로 대하니 그는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아름다운 그의 입술이 십 루블에……단 생각에 취하면서 나는 나에게 쏠려 있는 수많은 시선을 무시하면서 정신없이 사—샤를 바라보았다.
 
63
그러나 이 단 생각도 중턱에서 끊어져 버리고야 말았다.
 
64
“드바따티!”
 
65
엄청나게 큰소리로 부르짖으면서 나의 옆 탁자에 앉았던 늠름한 한 사 나이가 나의 흥정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뭇사람의 시선과 사—샤의 시선을 독점하였기 때문이었다.
 
66
그러나 이 역시 또 다른 사람에게 가로채어 버리고 시세는 또다시 차차 폭등하기 시작하였다.
 
67
“트리따티.”
 
68
“소—로크.”
 
69
“파티데샤티.”
 
70
처음에는 일 루블식 오르던 것이 이제 와서는 십 루블씩 올라갔다. 그리고 한 사람이 봉을 떠놓으면 웬일인지 그것이 가속도적으로 급속하게 올라갔다. 올라갈 때마다 나의 속은 죄이고 떨리고 흥분되어 갔던 것이다.
 
71
“쉐스티데샤티.”
 
72
“쎔데샤티.”
 
73
“부쎔데샤티.”
 
74
드디어 팔십 루블까지 올라갔다. 키스 한 번에 팔십 루블, 그것을 아름다운 사—샤와 달아볼 때에는 별로 무거운 것이 아니지만 넉넉지 못한 노동자나 선원들의 처지와 달아볼 때에는 팔십 루블은 곧 저울대가 휘리만치 무거운 돈일 것이다. 사—샤의 아름다운 자태를 눈앞에 놓고도 시세가 이 팔십 루블까지 와서는 그대로 침체하여 버리고 더 올라갈 형세를 보이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75
이 팔십 루블을 부른 사나이는 몸이 부대한 것이라든지 해군모를 엇비슷하게 쓴 품이 틀림없는 선장격의 사나이였다. 그는 그가 부른 가격에 십분의 만족과 자신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주위를 휘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를 좇으려는 사람이 없음을 깨달았을 때에 그는 유유히 자리를 일어서서 사—샤에게로 가려 하였다.
 
76
처음에는 무작위하게 장난으로 시작한 것이 일이 차차 이렇게 참스럽게 되고 나중에는 한 사나이가. 그것도 그다지 마음먹지 않는 사나이가 자기 앞으로 서슴지 않고 달려듦을 볼 때에 사—샤는 적지 아니 실망한 듯하였다.
 
77
드디어 그는 군중을 돌아보면서 호소하는 듯이 두 손을 들었다. 그러는 즈음에 기타줄에 걸려선지 그의 치마가 높게 들리며 양말 속에 향기로운 하—얀 두 다리가 무릎 위에까지 드러났다. 새빨간 드로어즈 밑으로 기름지게 드러난 백설 같은 감각이 전깃불을 받아 눈이 부시게 현란하였다.
 
78
“데뱌노—스토.”
 
79
이 우연히 드러난 현란관 관능의 공인지는 모르나 잠시 중단되었던 시세는 별안간 팔십 루블을 차버리고 구십 루블로 올랐다.
 
80
구십 루블을 부른 사나이는 역시 모자를 엇비슷하게 쓴 젊은 사나이였다. 그는 늠름히 일어서서 백분의 자신을 가지고 주위를 휘돌아보았다. 그러나 벌써 더 부를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분이 지나고 삼분이 지나고 오분이 지났다. 그러나 이 시세를 돌파할 새 시세는 나오지 않았다. 구십 루블이 최후의 결정적 기록인 듯하였다. 젊은 사나이는 최대의 자신을 가지고 한 걸음 두 걸음 사—샤의 앞으로 걸어갔다.
 
81
한 걸음 두 걸음……나는 참을 수 없었다. 사—샤의 사랑이 결국 이 사나이의 것이 된단 말인가 하고 생각할 때에 나는 모욕이나 받은 듯하였다. 안 된다. 안 된다. 그럴 수 없다. 사—샤가 사—샤가……나는 부지중에 벌떡 자리를 일어섰다. 그리고 어느결엔지 모르게,
 
82
“스토!”
 
83
하고 정신없이 백 루블을 불러 버렸다. 물론 아무 분별도 주책도 없이였다. 다만 머리 속에 있는 것은 사—샤를 뺏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84
박군과 김군은 의아하여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고 뭇사람의 시선 역시 일제히 나에게로 쏠렸다.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샤의 얼굴에는 말 할 수 없이 요조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 미소 가운데에는 처음에 내가 “데—샤티!”를 불렀을 때에 보여준 그것 이상 몇몇 배의 깊은 의미와 호의의 표정이 떠올라 있는 것은 속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의 눈은 나를 부르는 듯도 하지 않았던가.
 
85
사—샤의 옆에 섰던 건장한 사나이는 군중을 향하여 “스토!” “스토!”를 연호하였으나 그 이상 올리는 사람도 올릴만한 사람도 보이지는 않았다.
 
86
사—샤는 결국 내 차지였다. 나는 당당히 자리를 나서서 한 걸음 두 걸음 사—샤에게로 발을 옮겨 놓았다.
 
87
사—샤 역시 반기는 낯으로 두 팔을 내밀면서 나에게로 가까이 달려 왔다.
 
88
결국 나는 사—샤의 손을 잡고 그 역시 말없이 나의 손을 든든히 잡았다. 그의 맑은 눈, 거룩한 미소. 든든한 파악——이 모든 그의 무언의 자태가 기실 나의 꿈꾸고 있던 “야 류뿌류— 빠—스”를 한마디 한마디 꼬렷또렷이 속삭였다. 나는 꿈이나 아닌가 하였다. 꿈이 아니고는 이렇게 끔찍한 행복이 나에게 굴러 떨어질 리 만무할 것이다. 세상에도 아름다운 사—샤 ——희랍의 ‘헬렌’인들 애란의 ‘데아드라’인들 어찌 사—샤에게 미칠 수 있었을까—해를 비웃고 달을 비웃을 사—샤!(동무여 나의 이때의 이 감상을 허락하라) 그는 나의 생애에 처음으로 나타났고 또 마지막으로 나타난 유일의 사람인 듯하였다.
 
89
황홀과 행복감에 흥분된 나는 몽롱한 의식 가운데에서도 감사의 눈으로 사—샤를 대하면서 손을 옮겨 그의 팔을 붙들었다.
 
90
별안간 나의 팔을 꽉 잡고 사—샤와 나의 사리를 가로막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곧 처음부터 사—샤의 옆에 서 있던 건장한 사나이였다.
 
91
그는 사—샤를 나에게서 떼더니 자기 옆에 세워 놓고,
 
92
“드베스티!”
 
93
하고 부르짖더니 주머니 속에서 이백 루블의 지폐뭉치를 집어냈다.
 
94
처음에 경매를 제의한 것이 이 사나이였던 것을 보고 이제 또 이 그의 행동을 보매 그가 처음부터 사—샤에게 마음을 둔 것이 확실하였다. 시세가 오를 대로 올라 그 이상 더 오르지 못할 그 형세를 살펴서 그보다 높은 시세로 사—샤를 손에 넣겠다는 것이 이 사나이의 처음부터의 계획이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95
나는 말할 수 없이 흥분되고 당혹하였다.
 
96
사—샤의 표정 역시 적지 아니 혼란되어 있음을 보았을 때에 나는 정신없이 부르짖었다.
 
97
“트리스타!”
 
98
삼백 루블이 나의 주머니 속에 있고 없고는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아무 분별도 없이 당혹한 가운데에서 그저 이렇게 불렀던 것이다.
 
99
“체트레스티!”
 
100
그 사나이 역시 나에게 지지 않을 만한 높은 소리로 이렇게 부르짖으면서 또 이백 루블의 지폐뭉치를 주머니 속에서 집어내서 합 사백 루블의 지폐를 두 손에 갈라 쥐었다.
 
101
이렇게 되면 죽든 살든 필사적이었다.
 
102
“퍄티소—티!”
 
103
나는 백 루블을 더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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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 늠름하던 그 사나이는 여기서 적지 않은 당혹의 빛을 나타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불안과 의혹의 표정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더니 손등으로 입을 씻고 어떤 결의의 빛을 보이면서 에라 마지막이다 하는 듯이 최후의 분발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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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스티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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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을 툭툭 긁어모아 합 육백 루블을 탁자 위에 던지더니 입맛이 쓴 듯이 그는 맥없이 의자 위에 주저앉아서 나의 입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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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지막이로구나 하고 깨달았으나 나는 더 올려야 좋을지 안올려야 좋을지 반은 광태에 빠진 나의 의식은 몽롱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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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의 애원하는 듯한 시선이 매질하는 듯이 나의 전신에 흘렀다. 나는 그 시선을 배반하여 버릴 수 없었다. 온전히 미친 듯이 나는 목소리를 다하여 마지막으로,
 
109
“티샤차!!"
 
110
하고 외치고는 의식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던 것이었다. 나의 입만 바라보고 앉았던 그 사나이가 실망한 듯이 탁자 위의 지폐뭉치를 도로 주섬주섬 주머니 속에 넣고 알지 못할 웃음을 커다랗게 웃으면서 군중 숲에서 사라진 것과 그 뒤에 파도 같은 박수와 환조가 군중 사이에서 일어난 것과, 그리고 영문모를「신세계」의 노래가 집을 들어갈 듯이 높게 울린 것이 어렴풋이 짐작될 뿐이요, 그 뒷일은 도무지 의식 밖의 일이었다.
 
111
어느 맘 대는 되었는지 새로 의식을 회복하였을 때 나는 그 카페 안의 넓은 소파 위에 누워 있었다.
 
112
요란하던 손님들은 다 가버리고 밤 깊은 카페 안은 고요하였다.
 
113
나의 깨나기를 기다리기에 지쳤는지 박군과 김군은 건너편 탁자 위에 두 팔로 머리를 괴인 채 잠들어 있고 나의 옆에는 사—샤가 꿇어앉아 있었다.
 
114
내가 눈을 방끗 떴을 때에 거기에는 두 팔을 소파에 걸치고 곤하지도 않은지 징긋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샤의 시선이 있었다. 그는 그때까지 나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옆에 꿇어앉아 나의 깨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115
나는 그의 키스를 사려고 모든 대적을 물리치고 천 루블을 불렀다. 그러나 물론 나의 수중에 천 루블이라는 큰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천 루블은커녕 백 루블도, 아니 단 십 루블도 없었던 것이다. 몸을 전부 팔아도 단 십 루블이 안될 내가 대담하게도 천 루블이란 값을 붙인 것은 온전히 광태 속에서였다. 사—샤를 뺏겨서는 안되겠다는 열중된 광태 속에서였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새 정신으로 실상 그를 대하였을 때에는 그에 대한 미안한 생각과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무슨 주제에 천 루블의 끔찍한 대금을 부르고 그를 이렇게 붙들어 두었던가.
 
116
사—샤를 생각하던 열정도 간곳없고 다만 짝없이 부끄럽기 만한 나는 말없이 소파에서 일어나서 동무를 깨워 가지고 이 집을 나갈 작정으로 자리를 일어섰다.
 
117
그러나 나의 표정을 일일이 바라보고 있던 사—샤는 벌떡 일어나면서 나를 붙들었다.
 
118
“니에트! 니에트!”
 
119
다시 나를 소파 위에 앉히고 그 역시 나의 앞에 바싹 다가앉더니 두 팔을 나의 어깨 위에 걸었다.
 
120
나는 그의 이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121
그러던 차에 다음과 같은 연연한 그의 한마디는 나를 이를 데 없이 혼란케 하였다.
 
122
“야 류뿌류—카레이스쿠!”
 
123
“…………?”
 
124
나는 잠시 멍멍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처구니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도 큰 기쁨에 놀라서였다. 그는 그의 입으로 틀림없이 “야 류뿌류—카레이스쿠!”를 연연히 부르짖었다.
 
125
모든 것은 명박하였다. 내가 사—샤를 생각하였던 것같이 그 역시 처음부터 나를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는 아무러한 인종적 편견도 가지지 아니하고 조선 사람인 나를 사랑하였던 것이다.
 
126
나는 기쁘고 말고 정신이 없이 좋았다.
 
127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두 팔로 그의 어깨를 든든히 잡았을 때에 거기에는 모든 것을 허락하는 사—샤가 있었다. 향기로운 용모가 애원하는듯한 가련한 눈초리가 방끗 열린 입술이—황홀한 사랑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128
이렇게 하여 나는 아름다운 사—샤의 키스와 사랑을 샀네. —아니 얻었네. 그리고 지금 역시 받고 있네. 그나 내가 낮에는 바쁘게 일하고 밤에 다시 <우스리—>에서 만날 때에는 사랑과 안식이 있다네. 이제는 벌써 <우스리—>에 모이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누구 한 사람 그의 키스를 경매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네.
 
129
경매라니 말이지 처녀의 키스를 경매한다면 퍽 음란하고 야비하게 들릴 것일세. 그러나 알고 보면 그것이 이곳에서는 극히 건강하고 허물없는 장난에 지나지 못하네. 퇴폐적 비열한 행동인줄 알았던 것이 실상인 즉 단순하고 무작위한 노름에 지나지 못함을 나는 깨달았네. 여기에 또한 슬라브다운 기풍이 나타나 있으니 이곳이 아니면 도저히 보기 어려운 장난일 것일세.
 
130
R군!
 
131
내가 지금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써보낼 처지는 아니로되 낯모르던 땅에 처음으로 상륙하자마자 우연히 겪은 나의 사생활의 잊지 못할 한 장의 이야기인 만큼 큼직한 슬라브의 풍모의 일단도 소개할 겸 허물없는 군에게만은 기탄없이 말하고 싶었던 것일세. 그런 줄 알고 너그럽게 용서하게.
 
132
요 다음에는 무게 있는 좋은 소식 많이 들려줌세. 내내 군과 여러 동지의 건투를 빌고 이만 그치네.
【원문】북국사신(北國私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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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석(李孝石) [저자]
 
  1930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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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