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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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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노자영
1
영원한 이별
 
 
2
서로 이별하기가 거북하여 사람답지 못하게 혼자 달아나 버리니 용서 하십시요. 첫째, 영민씨(이미 당신이라고 부를 자격이 없어 졌읍니다)를 위하여 갑니다.
 
3
영민씨는 나에게 약속하기를 일생의 생사를 같이하자고 하였지요. 장래의 자기로써 불가능한 것을 모르고 ── 그러나 그때만은 참다운 마음으로 맹세 하였지요. 그러니까 나는 잘 알고 있읍니다. 영민씨가 나를 속인것은 아니외다. 조금도 마음에 괴로워 마세요.
 
4
하늘에서 별을 따다가 주겠다고 하여도 따라오라고 조른다면 내가 나쁜 여자이지요.
 
5
나는 전에도 말하였지만 영민씨를 나는 참으로 사랑 했읍니다. 참사랑은 자기보다 상대편을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를 희생하는데 까지 이르지요. 나는 진정으로 고백합니다. 영민씨의 행복에 방해되지 않으려고 내 스스로의 불행한 길을 밟습니다.
 
6
내가 영민씨를 참으로 사랑했다는것을 영민씨는 믿지 않으실테지요. 그러나 사랑이 식어버린 오늘, 여기에 있다는 것은 이기적 애욕을 채우기 위한 죄악입니다.
 
7
당신은 남자인 만큼 남녀 문제가 제일의 문제가 아님으로, 그 지식이 여자인 나보다 부족 하지요. 사람은 최악의 경우를 각오하고 살아야 가장 큰 불행을 당해도 그다지 슬프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슬픔만큼 슬펐지 그 이상 더 슬프지 않습니다. 사람은 생에 애착이 있어 영원히 살고 싶은 것입니다. 사랑 역시 생전에 뜨거운 사랑만을 받고 싶어 합니다.
 
8
그러나 사람은 한정된 생명을 누리듯이 사랑도 그 열기가 식어지는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지요. 그러나 사람이 ‘나는 언제던지 죽는 사람이구나’ 하고 슬퍼만 한다면 사람은 자기 생명까지 즐기지 못할 것입니다. 나역시 당신의 애정을 일생을 두고 독점하고 싶어요. 그러나 인간에게 죽음이 오듯이 그날은 필경 오고야 말았읍니다. 이것을 미리 각오 하였기 때문에 그 동안에 충분히 행복을 맛보았다고 하여도 좋습니다. 그러나 예외로 일생이 행복했다면 그것은 꿈 밖의 행복이요, 여분에 행복이니 얼마나 좋았겠읍니까? 나는 참사랑 ── 몸과 마음이 타버릴듯한 뜨거운 사랑을 한번이라도 맛본다면, 그 다음 순간에 죽는다 하여도 한이 없다고 생각하였읍니다. 당신은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줄도 나는 잘 알지요. 그것으로 나는 만족 합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힘으로는 할수없는 힘의 정복을 받은데 불과하니, 당신을 원망 할것이 아니라 남성 전체를 욕할 수 밖에 없읍니다. 내가 남자였다면 나 역시 그랬을런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인간 전체가 부족합니다.
 
9
두 분은 석달 동안이나 내 눈을 잘속여 왔지요. 그래서 3개월 동안 여분의 평화를 두 분 덕분에 더 누린 셈입니다. 두 분은 나를 위하여 속인것을 잘 짐작하므로 욕하지 않습니다.
 
10
두 분의 행복을 빌면서 떠납니다. 부디 오랫동안 기쁘게 지내소서.
 
11
떠나는날 정옥 드림
 
 
12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영원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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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이별 [제목]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8년 [발표]
 
  서한문(書翰文)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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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9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