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그네 밤중 되자 서로들 부르며 대답하는데
9
저 멀리 가장 먼저 들린 달 울음소리 그 어디멘가
15
마을의 개 짖는 소리 그나마 뚝 그치누나
16
적막이 감돌자 가난한 서생의 마음 서늘해지네
24
기필코 넓은 바다 마주하여 해돋이를 보리라
26
성난 파도 벼랑에 부딪히니 벼락이 이는 듯
33
고래와 곤의 싸움에 육지 솟아난들 괴이할 것 없괴
34
대붕이 날아올라 바다 옮겨간들 걱정할 것 없다네
39
다만 근심은 이날 밤 오래도록 새지 않을까
41
설마 어둠의 나라에 큰 난리가 난 건 아니겠지
42
땅 밑바닥 일찌감치 닫혀 해 드나드는 곳 얼어붙었는가?
48
서북으로 기울어 하늘에 맨 동아줄 끊어진 건 아니겠지
55
해약(바다귀신)의 옷과 띠에 검은 물방울 스며들고
56
수비(바다의 여신)의 쪽진 머리 차갑기 짝이 없네
66
앙상한 나무 위에 부엉이 울음 고약하구나
72
용의 발톱 잘못 닿아 독이 올라 아픈 듯이
74
물결 따라 일렁이는 햇무리 꿩 가슴의 무늬 같네
89
산호 가지 베어내어 숯 만들어 낸 이 누구인가
91
염제는 풀무 부느라 입이 비뚤어졌을 테고
92
축융은 부채 부치느라 오른팔 덜어질 듯 아프겠지
93
새우 수염 가장 길어 불사르기 아주 쉽고
103
천자께 조회 드리기 전이라 갖옷은 버려두었고
106
등나라 설나라가 힘 겨루듯 서로 빛을 다투누나
115
붉은 기운 점점 엷어 오색이 찬란해지고
116
멀리 솟구친 물결머리 먼저 절로 맑아진다
117
바다 위 온갖 괴물 모두 도망가 숨어버리고
118
희화(태양을 몰고 가는 귀신)만 홀로 남아 수레를 타는구나
121
만 길이나 깊은 바다 속에서 누가 길어 올렸을까
122
아하, 하늘에도 섬돌 있어 오를 수 있겠구나
133
등림(복숭아나무숲)의 가을 과실 붉은 열매 한 알인 듯
135
과보(해와 경주하던 신선)는 헐떡헐떡 쉬지 않고 뒤쫓으며
138
바퀴 힘껏 끌어올리려 있는 기운 다하고자
139
바퀴처럼 둥글지 않고 항아리처럼 길쭉하네
140
솟았다 잠겼다 출렁이는 소리 들리는 듯
142
그 누가 두 손 받들어 번쩍 들어올릴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