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李土亭[이토정] 之菡(지함)으로 말하면 北窓[북창]보다도 기이한 행적이 더 많고, 또 〈土亭秘訣[토정비결]〉이라는 身數占[신수점]치는 법으로써 시방까지도 대중의 사이에 친근한 교섭을 가지는 어른입니다. 유명한 徐花潭[서화담] 선생의 제자로 諸家[제가]의 잡술을 고루고루 정통하였었다 합니다. 일찍부터 刻苦工夫[각고공부]하여 몸을 단련함이 엄하며, 주림을 참느라고 수십 일씩 화식을 아니하고, 목마름을 참느라고 복중에 물을 마시지 아니하며, 수고로움을 참느라고 국내의 산천을 아니 밟은 데가 없으되, 발이 부르트고 또 벗어져도 일찍 타는 일이 없었다 합니다.
3
布衣草鞋[포의초혜]로 보따리를 짊어지고 다니며, 쇠로 갓을 만들어서 평시에는 쓰고 끼니 때는 벗어서 밥을 지어 먹으며, 일찍 해중에서 이상한 노인을 만나서 배질하는 묘리를 배워서, 一葉片舟[일엽편주]에 커다란 바가지를 달고 세 번 濟州[제주]를 들어가되 아무런 풍파에도 까딱이 없었다 합니다. 항상 자제들을 가르치기를 「最戒女色[최계여색], 此而不嚴[차이불엄], 餘無足觀[여무족관]」이라 하고, 일찍 濟州[제주]를 들어갔을 때, 절색의 미인이 백방으로 아양을 부려 기어이 어지럽히려 하되, 마침내 거기 빠지지 아니하였다 함을 보면 그 行檢[행검]의 갸륵함을 짐작할 것입니다.
4
이 土亭[토정]이란 양반이 과연 미래 일을 잘 알고 이런 말 저런 말을 해놓았는지 알 수 없으되, 이만큼 奇言奇行[기언기행]이 있고 또 술수에도 통한 것이 사실이었으며, 그이가 후세의 이야기에 이인으로 붙들려 나올 자격은 과연 풍족하다고 할 것입니다. 〈石潭日記[석담일기]〉에도 金繼輝[김계휘]가 栗谷[율곡]께 묻기를, 土亭[토정]이 諸葛亮[제갈량]에게 비하면 優劣[우열]이 어떻겠느냐 한대, 栗谷[율곡]이 대답하시기를, 土亭[토정]이 실제적 인물은 아니니 물건에 비하면 奇花異草[기화이초] 珍禽怪石[진금괴석]이라 할 것이요, 布帛(포백)이나 菽粟(숙속)은 아니니 하였더니, 土亭[토정] 자신이 듣고 웃어 가로되, 내가 菽粟[숙속]은 아니라도 상수리·도토리는 될 것이니, 어찌 아주 소용이 없겠느냐 하였다는 말이 적혀 있읍니다. 栗谷[율곡]의 눈에도 奇花異草[기화이초] 珍禽怪石[진금괴석]으로 보였다 함은, 대중이 가져다가 이인을 만들기에 어떻게 적절(맞춤감)임을 볼 것입니다. 이러구러 李土亭[이토정]은 이인 중에서도 가장 포퓰러한 이인으로 대중의 마음 속에 들어가 앉아 있게 되었읍니다.
5
朴守庵[박수암](枝華[지화])도 徐花潭[서화담]의 제자로 이인의 이름에 들게 된 이이며, 徐花潭[서화담] 자신이 역시 이인이라고 일반 대중의 신앙을 받습니다. 花潭[화담]이란 어른이 象數學[상수학]을 전공하시고, 象數學[상수학]과 술수란 四寸[사촌]쯤 되는 관계이매, 花潭[화담] 선생이 그 목적하시는 군자란 것하고는 반대로 된다 할 이인의 대접을 받으심이 또한 아주 억울한 일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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