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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비엣 로서아행(露西亞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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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12
나혜석
1
쏘비엣 露西亞行[로서아행]
2
─ 歐米遊記[구미유기]의 其[기] ─
 
 
3
나기 前[전] 말
 
4
내게 늘 不安[불안]을 주난 네가지 問題[문제]가 잇섯다, 卽[즉] 一[일],사람은 엇더케 살아야 잘사나 二[이], 男女間[남녀간] 엇더케 살아야 平和[평화]스럽게 살가 삼[三], 女子[여자]의 地位[지위]는 엇더한 거신가 四[사], 그림의 要點[요점]이 무어신가 이거슨 實[실]로 알기 어려운 問題[문제]다 더욱이 나의 見識[견식] 나의 經驗[경험]으로서는 알길이 업다 그러면서도 突然[돌연]히 憧憬[동경]되고 알고 십헛다 그리하야 伊太利[이태리]나 佛蘭西[불란서] 畵界[화계]를 憧憬[동경]하고 歐米[구미] 女子[여자]의 活動[활동]이 보고 십헛고 歐米人[구미인]의 生活[생활]을 맛보고 십헛다.
 
5
나는 實[실]로 마련이 만햇다 그만치 憧憬[동경]하든 곳이라 가게된 거시 無限[무한]이 깃부렷마는 내 環境[환경]은 決[결]코 簡單[간단]한 거시 아니엿섯다 내게는 젓먹이 어린의지 세아히가 잇섯고 오날이 엇덜지 내일이 엇덜지 모르난 七十老母[칠십노모]가 게섯다 그러나 나는 心機一轉[심기일전]의 波動[파동]을 禁[금]할 수 업섯다 내 一家族[일가족]을 爲[위]하야 내 自身[자신]을 爲[위]하야 드듸어 나기를 決定[결정]하엿다.
 
 
6
釜山鎭[부산진] 出發[출발]
 
7
六月十九日[육월십구일] 午前[오전] 十一時[십일시] 奉天行[봉천행] 列車[열차]로 釜山[부산]을 出發[출발]하엿다 어머니서 눈물을 시며 「속히 다녀 오너라」하시고 목이 메여 하시난대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난동안 汽車[기차]는 北[북]으로 向[향]하야 굴너갓다 는 慶北南道[경북남도]에 旱[한]발이 甚[심]한 라 아직도 비 올 可望[가망]이 全[전]혀 업시 車[차] 속에 扇風機[선풍기]가 若干[약간]의 바람을 일울이오 山野[산야]의 樹木[수목]은 거온 볏 아래에 숨이 맥혀 한다 午後[오후] 一時[일시]에 大邱[대구]에서 내렷다 多數[다수]의 知友[지우]를 맛나 보고 夜[야] 十一時[십일시]에 大邱[대구]를낫다.
 
 
8
三日間[삼일간] 京城[경성]
 
9
水原驛[수원역]에서 多數[다수] 親戚[친척]을 맛나 보고 京城[경성]에 到着[도착]하엿다 京城[경성]은 知人[지인] 親友[친우]가 만히 잇는 곳이라 마음이 平和[평화]해지고 나 갈 마음이 업섯다 벗님 中[중]에는 일부러 차저주시난 분 電話[전화]로 자조 불너주시난 분 點心[점심]을 먹자 저녁을 먹어다오 請[청]해주섯다 二十餘 [이십여] 名[명] 親友[친우]들서 明月舘[명월관] 支店[지점]에서 晩餐(만찬)을 주섯다.
 
10
五十餘名[오십여명]벗님들의 餞送(전송)에는 或[혹]는 목을 붓잡아 다니시난 분 或[혹] 목을 얼싸 안어주시난 분 或[혹] 醉[취], 或[혹] 興[흥], 或[혹] 淚[수]로一路[일노]의 平安[평안]을 비려주섯다 夜十一時[야십일시]에 京城[경성]을 낫다.
 
 
11
五日間[오일간] 安東縣[안동현]
 
12
郭山驛(곽산역)에서 舍妹(사매)를 맛나 보앗다 京城[경성]서 同伴[동반] 餞送[전송]해준 崔恩喜氏[최은희씨]는 울며 나를 보내준다 나는 매오 고마웟다 그의 貴[귀]한 눈물을 밧을만한 아모 忠實[충실]함이 업섯든거슬 매오 붓그러워 하엿다 南市驛(남시역)에서 安東縣[안동현] 朝鮮人會[조선인회] 代表一人[대표일인]의 出迎[출영]을 맛낫다 安東驛[안동역]에 到着[도착]하니 鮮日人[선일인] 八十餘名[팔십여명]의 出迎(출영)이 잇섯다 모다 손이 으스러저라 하고 잡아 흔들다.
 
13
安東縣[안동현]은 己往[기왕] 六個年間[육개년간] 살든 곳이라 눈에 우는 이상한 거슨업섯스나 길가에 잇는 포푸라지 반가웟다.
 
14
實[실]로 安東縣[안동현]과 우리와는 因緣[인연]이 깁다 社會上[사회상]으로 事業[사업]이라고 해본 대도 여긔요 個人的[개인적]으로 남을 도아 본 대도 여긔오 人心[인심]에 對[대]한 맛단맛을 맛보아 본곳도 여긔다
 
15
在滿同胞(재만동포)의 經濟的[경제적] 發展[발전]은 오직 金融機關(금융기관)에 잇다하난 見地[견지]로 安東[안동]에 朝鮮人[조선인] 金融會[금융회]가 設立[설립]한 後[후] 以來[이내] 安東在住[안동재주] 朝鮮人[조선인] 金融界[금융계]의 中心機關[중심기관]이 되어잇서 그 前道[전도]가 有望[유망]하게 우리 눈에 보일 에 無限[무한]이 깃벗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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總督府[총독부]와 滿鐵(만철)에 交涉[교섭]한 結果[결과] 數[수] 百餘[백여] 名[명]의 生徒(생도)를 需用[수용]할만한 普通學校[보통학교] 建設[건설]되여 이번에 滿鐵經營[만철경영]으로되여 職員一同[직원일동]의 滿面[만면] 喜色(희색)인거슬 볼 엇지 滿足[만족]이 업스랴 過去[과거]에 過[과]한 失守[실수]업고 現在[현재]에 一人[일인]의 敵[적]이 업스니 安東縣[안동현] 여러분의 人心[인심] 厚德(후덕)하신거슬 致賀(치하)하난 바다.
 
 
17
金谷園[금곡원] 中國料理[중국요리]집에서 朝鮮人會[조선인회] 一同[일동]의 送迎會(송영회)가 잇섯다 實[실]로 百餘[백여] 名[명]의 出席[출석]은 滿洲[만주]에 잇난 朝鮮人[조선인] 生活[생활]로는 듬은 例[예]이엇다 翌日[익일]에는 知人[지인]을 尋訪(심방)하고 男便[남편]은 岡山[강산] 六高[육고] 동창회[同窓會]의 歡迎會[환영회]에 出席[출석]하였다 저녁에는 三[삼]저牧子[목자] 一行[일행] 音樂會[음악회] 求景[구경]하고 其[기] 翌日[익일]에는 一行[일행]에 석겨 採木公司[채목공사] 理事長夫人[이사장부인]의 招待[초대]로 晩餐[만찬]을먹엇다 翌朝[익조]에 告別[고별]인사를 마치고 十一時[십일시] 三十分[삼십분]에 安東[안동]을 나 知友[지우] 五十餘人[오십여인]의 餞送[전송]으로 奉天[봉천] 向[향]하엿다.
 
 
18
奉天[봉천]
 
19
午後[오후] 七時[칠시]에 奉天[봉천]에 到着[도착]하니 舍兄[사형] 內外[내외]와 數人[수인] 知友[지우]가 出迎[출영]하엿다
 
20
一週間[일주간]동안이나 사람의게 치고 길에 친 몸을 舍兄[사형]의 집에서 便[편]하게 쉬이에 되엿다.
 
21
奉天[봉천]은 實[실]로 東三省(동삼성)의 首府[수부]인만치 新舊市街(신구시가)의 宏壯(굉장)한 建築[건축]이며 城壁[성벽]의 四大門[사대문] 宮城[궁성]의 黃金[황금]기와 靑[청]기와 各國[각국] 領事舘[영사관]의 旗[기]발 날니난것 눈에 우난 거시 만핫다.
 
 
22
長春[장춘]
 
23
밤 九時[구시]에 長春[장춘]에 到着[도착]하엿다 아마도 호텔 庭園[정원]에서 納凉(납량)을 하다가 남은 時間[시간]을 市街[시가] 求景[구경]으로채웟다.
 
24
長春[장춘]만 해도 西洋[서양] 냄새가 난다 新市街[신시가]는 勿論[물론]이오 中國[중국] 市街[시가]는 奉天[봉천]이나 安東縣[안동현]에 比[비]할 수 업시 整頓(정돈)되고 긋한 곳이다 露國人[노국인]이 朝夕[조석]으로 出入[출입]하난 이만치 露國式[노국식] 建物[건물]이 만코 露國[노국] 物品[물품]이 만흐며 露國人[노국인] 區域[구역]지 잇난 곳이다 고무박휘로 된 소리업시 새게 구는 馬車[마차]는 中國式[중국식] 덜컥々々[덜컥] 굴느난 맘만데 馬車[마차]와는 別[별]다른 氣分[기분]을 늣기게 되엿다 如何[여하]튼 長春[장춘]이란 긋한 印象[인상]을 주난곳이다.
 
 
25
夜[야] 十一時[십일시]에 靑色汽車(청색기차) (汽車[기차] 全體[전체]가靑色[청색]이다)를 타게 되엿다.
 
26
釜山[부산]서부터 新義州[신의주]지 每[매] 停車場[정차장] 白色[백색] 正服[정복]에 간 테두리 定帽[정모] 쓴 巡査[순사]가 一人[일인] 或[혹] 二人式[이인식] 번적이난 칼을 잡고 所謂[소위] 不逞鮮人(불령선인) 乘降(승강)에 注意[주의]하고 잇다 安東縣[안동현]서 長春[장춘]지는 누런 服裝[복장]에 若干[약간]의 赤系[적계]를 운 누런 正帽(정모)쓴 滿鐵[만철] 地方[지방] 主任[주임] 巡査[순사]가 비스톨 가죽주머니를 革帶(혁대)에 메여 차고 서서 이것이 비록 中國[중국]이나 汽車[기차] 沿線[연선]이 滿鐵管割(만철관할)이라는 자랑과 威嚴[위엄]을 보이고 잇다 長春[장춘]서 滿洲里[만주리]지는 검은 灰色[회색] 무명을 군대々々[군대]눕여 服裝[복장]으로입고 억개에 三等軍卒[삼등군졸]의 별표를 붓치고 灰色[회색] 定帽[정모] 비시듬이 쓰고 日本[일본] 維新時代[유신시대] 번린 칼을 사다가 질々[질] 길게 차고 가삼이라도 를듯 한 創劍(창검)을  들고 멀건이 休息[휴식]하고 잇난 中國[중국] 步兵[보병] 汽車[기차] 到着[도착] 時[시]와 出發[출발] 時[시]에 두발을  모아 氣着(기착)을하고 잇다 이거슨 蒙古(몽고)로 內寢(내침) 하랴난 馬賊(마적)을 防禦(방어)하는 樣[양]이겟다 露西亞[노서아] 管割[관할] 停車場[정차장]에는 出札口[출찰구]에 鐘[종]이 하나式[식] 매달녀 잇다 그리하야 汽車[기차]가 到着[도착]되면 其[기] 卽時[즉시] 鐘[종]을 한번만 린다 그러고 出發[출발]할 時[시]는 두 번 울니고 곳 회각을 불고 엇더케할 새 업시 박휘가 움지기々[기] 시작한다 이 鐘[종]소리와 회각 소리는 好意[호의]로 取[취]하랴면 簡單明白(간단명백)하고 惡意[악의]로 取[취]하라면 방정막고 부는 것 갓햇다 늘신한 아라사 사람과는 도모지 調和[조화]가 들녀지々[지]를 아니 한다 哈爾濱(합이빈) 停車場[정차장]에 到着[도착]하니 李象雨氏[이상우씨]가 出迎[출영]하엿다 그만해도 사람이 그리워 반가웟다 곳 北滿(북만)호텔에 投宿[투숙]하게 되엿다.
 
 
27
六日間 [육일간] 哈爾濱[합이빈]
 
28
哈爾濱(합이빈)은 北[북]으로 歐露及[구노급] 歐羅巴[구라파] 各國[각국]을 通[통]하야 世界的[세계적] 交通路[교통로]가 되여 잇고 南[남]으로 長春[장춘]과 續[속]하야 南滿洲(남만주) 鐵道[철도]와 連絡[연락]한 곳으로 世界人[세계인]의 出入[출입]이 不絶[부절]하고 露國[노국] 革命[혁명] 以後[이후] 舊派[구파] 卽[즉] 白軍派[백군파]가 亡命[망명]되여 이리로 多數[다수] 集合[집합]하게 되여섯다 當時[당시]는 世界的[세계적] 音樂家[음악가] 美術家[미술가] 其[기] 外[외] 各[각] 技術家[기술가]가 만히 모혀 드러 處々[처처]에서 조흔 求景[구경]을 할 수잇섯든 거슨 내가 본 事實[사실]이다 果然[과연] 哈爾濱[합이빈]은 市街[시가] 번々[번]하고 人物[인물]이 繁華[번화]한곳이다 그러나 道路[도로]에 사람머리만콤式[식]한 돌이 니여 굽 놉흔 구두로 거를냐면 매오 힘이 든다 는 마침 七月[칠월] 極炎(극염)에 處[처]한 라 突發的(돌발적)으로 검은 구름이 하눌을 덥흐면 大陸的[대륙적] 麽雨(마우)가 猛烈[맹렬]히 쏘다진다 곳 毛皮外套[모피외투]라도 입을만치 선々[선]하다가 삽시간에 벗이 쟁々[쟁]하게 나서 다시 푹々[푹] 다. 午後[오후] 四時[사시] 나가 보면 形々색々[형형색색] 帽子[모자]와 살비치난 옷을 입은 美人[미인]들이 길가에 느러섯다.
 
 
29
婦女生活[부녀생활]과 娛樂機關[오락기관]
 
30
婦女生活[부녀생활]의 一部分[일부분]을 쓰면 이러 하다 아침 九時[구시] 해 이러나서 食口[식구] 一同[일동]이  한 조각과 茶[차] 한잔으로 朝飯[조반]을 먹는다 主婦[주부]는 광주리를 엽헤 고 市場[시장]으로 간다 點心[점심]과 저녁에 必要[필요]한 食料品[식료품]을 사가지고 와서 곳 點心[점심] 準備[준비]를 한다 大槪[대개]는 牛肉[우육]을 만히 쓴다 十二時[십이시]로 午後[오후] 二時[이시]지 食卓[식탁]에 모혀 안저 閑談[한담]으로 盡蕩(진탕) 點心[점심]을 먹는다이 時間[시간]에는 各商店[각상점]은 鐵門[철문]을 々[] 닷는다. 그리하야 點心時間[점심시간]에는 人蹟(인적)이 端絶(단절)해진다 主婦[주부]는 家事[가사]를 整頓[정돈]해노코 낫잠을 한숨 잔다 夕飯[석반]은 點心[점심]에 남앗든 거스로 지내고 化粧[화장]을 하고 活動寫眞舘[활동사진관], 劇場[극장], 舞踏場(무답장)으로 가서 놀다가 早朝[조조] 五[오] 六時[육시] 頃[경]에도라온다 婦女[부녀]의 衣服[의복]은 自己[자기] 손으로도 해 입지마는 그보다도 商店[상점]에 해논 거슬 만히 사서 입는다 冬節[동절]에는 夏節[하절] 衣服[의복]에 外套(외투)만 입으면 고만이다 여름이면 다림질 겨울이면 다딈이질로 一生[일생]을 虛費(허비)하는 朝鮮婦人[조선부인]이 불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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娛樂機關[오락기관]이 만히 生[생]기는 原因[원인]은 求景軍[구경군]이 만허지는 거시다 그러면 求景軍[구경군] 中[중]에는 男子[남자]보다 女子[여자]가 만흔 거슨 어느 社會[사회]를 勿論[물론]하고 一般[일반]이다 西洋[서양] 各國[각국]의 娛樂機關[오락기관]이 繁昌(번창)해지는 거슨 오직 其[기] 婦女生活[부녀생활]이 그만치 餘裕[여유]가 잇고 時間[시간]이 잇는 거시다 내가 前[전]에 京城[경성]서 어느 劇場[극장] 압흘 지나면서 同行[동행]하든 親戚[친척]에게 말한 가 잇다 劇場[극장] 經營[경영]을 하랴면 根本問題[근본문제] 卽[즉] 朝鮮[조선] 婦女生活[부녀생활]을 急先務(급선무)로 改良[개량]할 必要[필요]가 잇다고 實[실]로 女子生活[여자생활]에 餘裕[여유]가 업는 社會[사회]에 娛樂機關[오락기관]이 繁榮(번영) 할 수 업는 거시다.
 
 
32
印度劇[인도극]과 英國寫眞[영국사진]을 보고
 
33
知友[지우] 數人[수인]으로 더부러 第一繁榮街[제일번영가]에 잇는 常務俱樂部(상무구락부) 埠頭公園(부두공원)에를 갓섯다 이 公園[공원]은 同胞[동포] 崔某[최모]와 露國人[노국인]과의 合資[합자] 經營[경영]인 關係上[관계상] 出札口[출찰구]에는 露國人[노국인]과 朝鮮人[조선인] 各[각] 一人式[일인식] 잇섯다.
 
34
庭園[정원]에는 이 紋[문]의 잇게 피여 잇고 劇場[극장]이 잇스며 食道樂(식도락) 舞踏場(무답장)이 잇고 저련 수풀 사이에는 活動寫眞[활동사진]이 잇서 觀衆[관중]으로 채워 잇다. 招人鐘(초인종)이 나자 서고 안고 것고 놀고 하든 사람들이 一時[일시]에 모혀 드러 劇場[극장]으로 드러간다. 劇場內[극장내] 椅子[의자]에는 入場券[입장권]에 라 안게 되엿다 劇[극]은 印度劇[인도극]이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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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度[인도] 王子[왕자]는 佛國[불국] 留學[유학]을 갓다가 卒業[졸업]을 하고 온다 印度[인도] 國民[국민] 全體[전체]의 歡迎[환영]이 잇섯다 그러나 오직 敎會[교회] 門[문]직이가 國法[국법]에 外國[외국] 出入[출입]하는 者[자]는 國賊[국적]이라 하엿다고 王子[왕자]를 嘲笑(조소)한다 王子[왕자]가 佛國美人[불국미인]을 데리고 와서 戀愛哲學[연애철학]을 父王[부왕] 알욀 父王[부왕]은 大怒[대노]하야 그 女子[여자]를 毆蹴(구축)하는 一面[일면]은 朝鮮[조선] 社會[사회] 過度期[과도기]를 連想[연상] 아닐 수 업섯다.
 
36
 하나는 英國[영국] 寫眞[사진]이엿다 當時[당시] 名聲[명성]이 자々[자]하든 一流[일류] 女優[여우]가 公爵[공작]의 寵愛(총애)를 밧으면서 그것에 滿足[만족]지 못하고 一個[일개] 賤人(천인) 魚夫[어부]를 사랑한다 그 魚夫[어부]는 매우 率直(솔직)하고 天眞[천진]스러웟다 魚夫[어부]는 드디어 公爵[공작]을 죽이고 十年[십년] 懲役(징역)을 하는 동안에 女優[여우]를 잇지 아니하엿다 女優[여우]는 一時[일시] 惡魔窟(악마굴)에 젓섯스나 魚夫[어부]를 잇지 아니하엿섯다 그리하야 두사람은 깃브게 맛나게 되엿다 金錢[금전]이 萬能[만능]이 되고 外飾[외식]이 社交術[사교술]이 되여 가면 갈수록 不絶[부절]한 努力[노력]과 眞情[진정]한 사굄이 그리워진다.
 
 
37
松花江[송화강] 求景[구경]
 
38
三日[삼일]은 마침 日曜日[일요일]이라 日曜日[일요일]이면 거진 다 松花江[송화강]으로 모혀든다는 말을 듯고 求景[구경]을 갓섯다.
 
39
此岸(차안)에서 彼岸(피안)지 五町(오정) 되는 濁流(탁류)를 건넛다 江邊[강변]에는 休憩所[휴게소]가 無數[무수]이 잇슬  아니라 夏節[하절] 한  避署[피서]하는 木板[목판] 바락구와 帳幕(장막)이 려잇다 수풀 우에 眞味[진미] 잇는 飮食[음식]으로 家族一同[가족일동]이 즐겨하는 것, 두 다리를 엇겨노코 두손을 한 대 모아 情[정]답게 속살거리는 戀人[연인] 同志[동지] 포실々々[포실]한 裸體(나체)로 徘徊[배회]하는 女子[여자]들 小柳[소유]사이로 縱橫無盡(종횡무진)히 三々五々[삼삼오오] 作伴[작반]하야 거니는 者[자] 太陽島(태양도)를 덥헛다 實[실]로 이 松花江[송화강]은 할빈 市民[시민]에게 업지 못할 納凉地[납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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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은 朝鮮人會[조선인회] 々長[장장]집에서 지냇다 그러고 그 夫人[부인]과 求景[구경]을 갓섯다 그는 할빈 온 後[후] 求景[구경]이 처음이라 하고 매오 조와한다 나는 언제든지 조흔 求景[구경]만히 한 사람과 다니는 것보다 도모지 求景[구경] 못한 이하고 다니는 거슬 조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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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그사람이 조와하고 깃버하는 거슬 보면 퍽 愉快[유쾌]하다 이날도 매오 상쾌하엿섯다.
 
42
여러 知友[지우]와 함 共同墓地[공동묘지]를 求景[구경] 갓섯다 正面[정면]에잇는 納骨堂(납골당) 屋上[옥상]에는 金色[금색] 十字架(십자가)가 번적이고 잇서 멀니서 오는 喪[상]여를 보고 鐘[종]을 울녀 歡迎[환영]의 意[의]를 表[표]한다 넓은 墓地[묘지]에는 形々色々[형형색색] 墓形[묘형]이 잇고 아직도 푸른 잔디로 잇는 곳은 누구의 主人[주인]이 될는지 를 기다리고잇다 오늘 길에는 中國式[중국식] 建物[건물]로 有名[유명]한 極樂寺[극락사]에 들엿다 靑黃色(청황색) 기와로부터 眞紅色(진홍색) 壁[벽], 藍色[남색] 紋[문]의 燦爛(찬란)한 强色[강색]이엿다 마치 내몸이 그안에 조려지는 듯 십헛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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哈爾濱[합이빈]에서 滿洲里[만주리]지 갈 동안에 지낼 準備[준비]를 하엿다. 六日[육일] 夜[야] 八時[팔시] 十分[십분]에 哈爾濱[합이빈]을 나게 되엿다 우리는 餞送[전송]해 주시는 二十餘人[이십여인]의 知友[지우]에게 謝意[사의]를 表[표]하면서 東支鐵道(동지철도) 一等室[일등실]에 오르게 되엇다 中國[중국]이 萬國[만국] 鐵道會議[철도회의]에 參加[참가]치 아니하엿슴으로 滿洲里[만주리]가서는 와고니 萬國寢臺車[만국침대차]로 乘換[승환]하게 되엿다 이 線路[선로]에는 機關手[기관수]가 驛長[역장]에게 傳[전]하는 불랫트의 模樣[모양]이 鐵棒[철봉]과 갓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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汽車[기차]는 一面[일면] 荒蕪地(황무지)로 限[한]업시 굴너가는대 左右[좌우] 수풀 속에는 白色[백색] 天然芍藥[천연작약]이 흐느러지게 피여 잇다. 茫々[망망] 曠野(광야) 잔디 우에 靑黃赤白[청황적백]가진 花草[화초] 混雜[혼잡]이 피여 잇서 마치 靑色天鵞戎(청색천아융)우에 鳳凰[봉황]으로 繡[수]를 논 것 갓하엿다 곳 여 내려가 데굴々々[데굴] 굴너보고 십흔대도 만핫섯다 河川[하천]이 드무니 農事[농사]에 不適[부적]함인가 山岳[산악]이 險惡(험악)하니 넘어오기가 困難[곤란]함인가 씨고 남은 이거든 우리나 주엇스면…… 우리 一行[일행]은 시베리아 自然[자연]에 醉[취]하엿슬  엽 콤판드멘트로부터 西洋人[서양인]의 流暢(유창)한 獨唱[독창]소리가난다 汽車[기차]나 汽船[기선] 旅行中[여행중]에 音樂[음악]처럼 조흔거시 업슬 것 갓다 實景[실경]을 보고 그거슬 讃美[찬미]하야 부르는 者[자]야말로 幸福[행복]스러올 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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午後[오후] 三時[삼시]에 有名[유명]한 興安嶺(흥안령)을 넘게 되엇다 여긔가 발서 海拔(해발) 數千[수천] 尺[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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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야] 八時[팔시]에 露支(노지) 國境[국경]인 滿洲里[만주리]에 倒着[도착] 하엿다 한 時間[시간] 동안 市街[시가]를 求景[구경]하엿다 國境[국경]인만치 軍營[군영]이 만코 조고마한 市街地[시가지]나마 朝鮮人[조선인] 密賣淫女(밀매음녀)지 具備[구비]해잇다 여긔서 稅關檢査[세관검사]가 잇섯스나 우리는 公用[공용] 旅行券[여행권]을가진 關係上[관계상] 언제 엇더케 지냇난지 몰낫다 左便車[좌편차]에서 右便車[우편차]로 짐을 옴기는 이가 行李[행이] 一個[일개]에 大洋[대양] 八十錢式[팔십전식] 밧는대는 아니 놀날 수 업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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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下[이하] 次號[차호] 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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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千里[삼천리]』, 1932. 12)
【원문】쏘비엣 로서아행(露西亞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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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비엣 로서아행 [제목]
 
  나혜석(羅蕙錫) [저자]
 
  삼천리(三千里) [출처]
 
  1932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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