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비록 無識[무식]하나마 Y는 일즉이 經難(경난)을 만히 하엿슬 아니라 天性[천성]이 人情[인정]스럽고 씩々[씩]하야 남의 逆境[역경]을 잘 理解[이해]한다. 그는 自己[자기]의 生活[생활] 環境上[환경상] 엇절 수 업시 打算的[타산적]으로 사러스나 仁厚(인후)하고 德性(덕성)스럽고 哲學的[철학적] 言辭[언사]를 잘 쓰는 R의 人格[인격]을 尊敬[존경] 아닐 수 업다. R과 Y는 二十餘年間[이십여년간] 交友[교우]로 情[정]도 드럿거니와 Y의 生活[생활] 苦悶[고민]을 잘 理解[이해]해주는 者[자]도 R이오 R의 只今[지금] 當[당]하고 잇는 逆境[역경]을 불상히 아는 者[자]도 Y이엿다. 그럼으로 意思[의사]가 맛고 議論[의논]이 마저 서로 답々[답]할 한마듸식만 도아도 퍽 慰安[위안]을 엇엇다. R이 某[모] 寄宿舍房[기숙사방]을 엇어 잇슬 Y는 차자왓다.
4
「여보 Y氏[씨] 寄宿舍[기숙사] 學生[학생]들이 外人[외인]은 두지 말자는 同盟[동맹]이 되엿대여」
5
「그것 안됫구면 그럼 엇저나 우리 건넌방이 비엿스니 그리로 오지」
6
「그럼 그럴가 여긔서 내는 食價(식가)내고」
8
나는 不時[불시]로 ○○洞[동] 그의 집 거는방으로 옴겻다. 그의 집에는 어느 美男[미남] 靑年[청년]이 從々[종종] 놀너왓다. 어느 날도 그가 왓다. Y는 미리 그의 人格[인격]을 내게 紹介[소개]하엿고 그의게도 내 말을 하엿다.
16
「×××시라지요 혹 모르니 도조 요로시구」
19
「지금 개업수속 중이어서 아직 ○○旅館[여관]에 잇습니다」
20
「○○旅館[여관]이면 우리 집 근처러구먼요」
21
「네 그럿습니다. 늘 宅[댁]압흘 지나다니지요」
22
「그런대 여보 R氏[씨] 중매 하나 하라오」
29
「왜 그러섯습니가 별 사람 어디 잇나요 정든 사람이 제일이지요」
30
「중매하시라니 말삼을 하심니다그려」
31
나이 아직 三十四[삼십사] 五歲[오세] 되여보이는 美男子[미남자]는 情[정]이 듯는 語調[어조]로 비스듬이 안저 생글々々[생글] 우수며 말한다.
32
「아마 相對者[상대자]에 對[대]한 理想[이상]이 놉흐실걸요」
33
「무얼요 女子[여자]란 男便[남편]의게 順從[순종] 잘하면 고만이지요」
34
R과 Y는 그의 對答[대답]이 意外[의외]에 舊習[구습]인대 놀나지 아닐 수 업섯다. R은
35
「그러치 안을 사람인대 아마 이 사람은 세상 맛을 단々[단]이 본 사람인가보다」
36
하고 好奇心[호기심]이 生[생]겻다. Y는 이어
37
「個性[개성]을 尊重[존중]이 역이는 이 世上[세상]에 無條件[무조건]하고 順從[순종]할 女子[여자]가 어듸 잇담 그러치 안소 R氏[씨]」
38
「그러기에 그런 女性[여성]은 실탄 말이야요」
39
「그러면 그리 어려온 問題[문제]가 아님니다. 農村[농촌]에 가면 그런 女子[여자]가 싸엿는대요. 都會[도회] 女子[여자]로는 좀 어렵지요」
40
「其實[기실] 都會地[도회지]에 그런 女子[여자]가 잇서야 한담니다. 農村[농촌] 女子[여자]는 無意識的[무의식적]이지만 意識的[의식적]으로 男子[남자]에게 順從[순종]하는 女子[여자]가 잇서야 한단 말입니다. 그거시 卽[즉] 個性[개성]이오 사람이오 女子[여자]입넨다」
41
「그러면 하필 女子[여자]에게만 그런 사람을 요구할가요」
42
「男子[남자]도 勿論[물론] 意識[의식]을 가진 行動[행동]을 하난 사람이 되여야지요 그러나 男子[남자]는 所謂[소위] 돈버리 하너라고 精神的[정신적] 動搖(동요)를 만히 밧으니 家庭[가정]에서 集中[집중]을 엇지 안으면 아니되어요 안해가 이러고 저러고 제 意思[의사]를 말하면 아니되요 絶對[절대] 服從[복종]을 해야지요」
43
「아이고 무서워라 封建的[봉건적] 思想[사상]이 그대로 잇습니다그려」
44
「무슨 思想[사상] 무슨 思想[사상] 할 것 업시 사람 살기는 예나 지금이나 일반이니요」
46
「가겟습니다. 저녁에는 늘 잇스니 놀너들 오십쇼」
47
쾌활한 그는 이러서 나간다. R은 空然[공연]히 好奇心[호기심]을 갓게 되엿다.
53
「어느 美男子[미남자]에게 보고 홀니지 마라」
55
○○旅館[여관]에 S를 차자갓다. 그는 마침 저녁밥을 먹고 잇섯다. 반색을 하야
56
「어서들 오십쇼 마침 쓸々[쓸]한 판에 잘 오섯습니다. 저녁들이나 잡수섯습니가」
63
K는 S의 상냥스러온 말對答[대답]에 취하야 초면인 것도 不顧[불고]하고 넉살을 부리고 요령업는 말노 주책을 부린다. 하여간 坐席[좌석]이 들석하야 조왓다. S는 그대로 對答[대답]을 잘해주엇다.
64
한참 놀다가 우리는 왓다. 몃칠 後[후]에 S가 R을 차자와서 잠간 놀다가면서 내일은 ○○洞[동] ○○番地[번지]로 이사를 하고 거긔 사무실을 내겟스니 자조 놀너와 달다고 하엿다. 어느날 R은 석양을 사가지고 S를 차자갓다. 큰 집은 쓸쓸하고 S는 큰 房[방]에 혼자 잇섯다. 그는 퍽 반가이 악수를 햇다. 그는 人情[인정]스러온 눈초리로
66
「淋[림]しいのが 面白[면백]い」(쓸쓸한게 재미있어요)
68
「淋[림]しいのが 樂[락]しくなつて來[래]た」(쓸쓸한게 즐거워졌어요)
69
「偉[위]いことを 云[운]つているね」(대단한 말을 하고 계신데)
71
「女[여]の 王國[왕국]は 失張[실장]り 家庭[가정]ですな」(여성의 왕국은 역시 가정일텐데)
72
「それは 考[고]へようによりますよ」(그건 생각하기에 달린거예요)
73
「いゅ 失張[실장]り 家庭[가정]から 離[이]れると 不幸[불행]ですな」(아니지 역시 가정을 떠나면 불행이지)
74
「幸福[행복]かも 知[지]らないよ」(행복일지도 몰라요)
75
「それは 所謂[소위] やせがまんですな」(그건 소위 억지 춘향이야)
76
「いや喜樂[희락]です」(천만에 속이 편안해요)
79
「失張[실장]り 人間[인간]は 人間[인간]ですからな」(역시 인간은 인간이니까)
80
「だから 幸福[행복]も 人間[인간]が 味[미]うことで ありますし 不幸[불행]も 人間[인간]が 味[미]ふものです」(그러니까 행복도 인간이 맛보는 것이고 불행도 인간이 맛보는 것이죠)
82
「其点考[기점고]へれぱ 獨身生活[독신생활]も大丈夫[대장부]で あるか 疑問[의문]ですな」(그럼 과연 독신생활도 해 볼만한 건지 의문이군요)
83
「どうです あなたわ 失張[실장]り 淋[림]しみを 感[감]じられますか」(어때요 당신은 역시 쓸쓸하게 느껴집니까)
84
「感[감]じられる 云[운]ふよりも(느껴진다기 보다도) 그냥 두고 볼수 업는 것 갓하야 엽헤서 못견대게 구는구려」
86
「막 강제로 졸느는대 대답하기가 구치 안아 못 견대겟소그래」
87
「천만의 말삼이지 선생갓흔 美男子[미남자]를 그냥 두다니」
88
「R 先生[선생]도 어지간이 성화를 밧을걸」
89
「천만에 그건 朝鮮[조선] 社會制度[사회제도]를 모르는 말삼이지 男子[남자]는 열번 장가를 들어도 새신랑이오 녀자는 한번만 파탈을 당해도 흔 게 집이오 그러니 새신랑을 찻는 사람이 만하도 흔게집을 찻는 사람이 업습넨다」
93
「그러케 갑이 싸니 무어시 조탐 女子[여자]처럼 좀 尊貴[존귀]한 맛이 잇
98
「참 조선도 장차 女[여]×××가 날걸」
99
「女子[여자]도 男子[남자]하는 일은 다 하게 되겟지」
102
「女子[여자]가 男子[남자]와 갓치 날니 家庭[가정]에 침착성이 업서진단 말이야」
103
「그거시 文明[문명]의 産物[산물]인대그래」
104
「個人[개인]々々[개인]이 다 自覺[자각]만 하면 그러치 안켓지」
105
「암을얌 그러기에 文明[문명]의 歷史[역사]가 븐 亞米利加[아미리가] 사람들은 社會[사회] 家庭[가정] 個人[개인]이 다 ウカウカ하지만 文明[문명] 歷史[역사]가 오랜 歐羅巴[구라파] 사람은 社會[사회]가 緊張[긴장]하면서 家庭[가정]과 個人[개인]이 썩 沈着[침착]하니 時日問題[시일문제]야」
106
「참 언제 ゆつくり(천천히) 歐米漫遊[구미만유] 感想談[감상담]이나 드러야겟는대」
107
「글노 말노 다 내서 남은 거시 업습니다. 그러고 갓든거시 마치 것 갓해요」
109
「날도 듯합니다. 우리 淸凉里(청량리)로 散步[산보]나가십세다」
110
S는 帽子[모자]를 들고 이러섯다. R도 이러섯다. 고다 公園[공원] 압헤서 東大門行[동대문행]을 탓다. 맑고 푸르고 놉흔 느진 봄날 오후에 淸凉里[청량리] 空氣[공기]는 시원하엿다. 수풀 사이로 大學[대학] 豫科[예과] 建物[건물]이 보이고 舍宅[사택]도 보엿다. 잠々[잠]이 잇든 S는
111
「大學[대학] 敎授[교수]로 生活[생활] 安定[안정]이나 되여 저런 곳에 살면 조흐렷다」
112
「조코 말고 그야말노 沙婆世界(사바세계)를 난 것 갓치」
113
두 사람은 限[한]업시 거러 막다른 골목이 되엿슬 다시 엽 山[산]을 넘어 僧房[승방] 잇는 뒤산 댁이에 올넛다. 거긔는 압히 탁 터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드러왓다. 두사람이 이마에 을 씨스며 휘 한숨을 쉬엇다.
114
「참 시원하다. 내 속은 언제나 이러케 시원하랴나」
115
R은 이러케 말하고 멀건이 서서 먼산을 건너다 본다.
118
R은 손을 대민다. S 두 손을 쥐며
119
「내가 엇더케 하면 R氏[씨]를 滿足[만족]히 해 듸릴가」
120
「千萬[천만]에 말삼 고맙습니다. 이 友情[우정]을 직혀나가면 만족해요」
123
두 사람 사이에는 쓸쓸한 긔운이 돌앗다.
126
老女僧[노여승]들과 처녀 녀승 사는 집으로 드러갓다.
127
「저녁 두 상 속히 좀 해주시오 배가 곱흐니」
130
「老[노]시님 지금 년세가 얼마나 되섯습니가」
131
S와 R 사이에는 별노 할말이 업든 차이라 S는 시님을 대하야 뭇는다.
134
「부처님이 데레가실 날이 얼마 아니 남앗지요」
137
「그런대 시님 몃살에 중이 되섯습니가」
142
「시집을 가면 친정과 시집에 다 절의지요 중이 되고 보니 이 다님니다 그려」
143
S와 R은 고개를 댁댁 하엿다. 그러고 그내들 人生觀[인생관]도 一理[일리]가 잇서보엿다. S는 다시
145
「그러면요 무어시 부러울 것 잇나요 한번 남의 가문에 드러가면 얼골을 들고 엇지 다녀요」
149
「하여간 마음 고생 만히 하섯겟습니다」
152
「마지기 잇는 것하고 각금 손님이 오시면 진지해 듸리고 하야 사러 가자니 오작 합니가」
153
「은 출가하실 가지고 나오신 거십닛가」
154
「누가 중되러 가라고 을 줄이 잇겟소 다 우리 도라가신 시님 상속이지요」
155
「그러면 시님 상속은 누가 합니가 제가 와서 할가요」
157
「온 천만에 말삼 저런 훌륭한 남편이 게신대」
161
「남과 달나 서로 의지가 되시겟구면요」
164
「그런대 나이가 아직 어려서 내가 죽으면 걱정이야요」
165
부억으로 들낙날낙하는 십오륙세 되염직한 중이 잇다.
166
「내가 와서 시님 도라가신뒤 상속을 하랫더니 그것도 틀녓군」
168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老[노]시님은 중얼거리며 부엌으로 드러간다.
171
표주박에 기름을 치고 투각을 부서 늣고 고비나물 도라지 나물을 늣코 두부 소전골 국물을 처서 맛잇게 비볏다. 두 사람은 정답게 먹으며 웃방 미다지 틈으로 듸려다보는 상제 처녀의 얼골이 보이자 R은 S를 르며 눈짓을 하고 우섯다.
172
밥상은 나갓다. 밥갑을 치러주고 이러섯다.
176
하는 젊은 중의 목소리는 니엿고 그 얼골에는 수색이 엇다. S와 R은 뒤를 도라다보며 山[산]등생이를 넘엇다. 누엿누엿 저가는 석양은 발서 電燈[전등]불이 보일낙 말낙 하엿다. 두 사람은 동강동강 이야기가 만핫다. 淸凉里[청량리] 驛前[역전]에서 電車[전차]를 타고 쉬이 다시 맛나자는 約束[약속]으로 電車[전차] 속에서 作別[작별]하엿다.
177
其後[기후] 어느날 S 辯護士[변호사] 事務所[사무소] 사환 아해가 편지 한 장을 傳[전]한다. 그거슨 S의 필적이엇다.
178
日前[일전]에는 퍽 愉快[유쾌]하엿섯나이다. 只今[지금] 나는 感氣[감기]로 알어 드러누엇나이다. 별일 업스시거든 좀 와주십쇼
180
R은 옷을 밧구어 입고 사환을 압세고 갓다. S는 果然[과연] 한간 房[방]에 (큰 방은 두고) 자리를 펴고 드러누어 잇섯다.
181
「적어도 朝鮮[조선] 一流[일류]의 畵家[화가]요 文士[문사]를 오시라 해서 죄송스럽습니다」
183
「엇지 보고 십흔지」 S는 R의 손을 쥐엿다. R은 S의 머리를 집흐며
188
「나 죽으면 원통할 것 하나 업지만 R氏[씨]가 더옥 외로워질 터이니 안됫지」
189
「고맙소이다. 누가 나를 그러케 생각해주겟소」
190
「죽기가 그러케 쉬우면 사람마다 다 하게 나도 발서 죽엇게 죽기는 살기보다 어려운 거시라나」
191
R은 자긔 무릅에 S의 머리를 올녀 노앗다. S는 두 손으로 R을 어안고 숨소리가 커지고 씨근씨근 한다. S도 씨근씨근한다. 두 사람은 잠간 묵묵하엿다.
193
R은 벼개를 바로 잡아 노코 거긔 S의 머리를 노앗다.
195
「안되요 압흘는 그런 말과 그런 마음이 금물이야요」
196
「R氏[씨]는 넘오 カタイ(딱딱한)해」
197
「カタイ한 거시 아니라 カタイ해야 할 거시야요」
199
「그래야 友情[우정]을 게속하고 交際[교제]가 永續的[영속적]일 거시니 그런대 맛당한 대 잇거든 속히 장가를 드시지 이러케 혼자 알코 드러누엇스면 얻어케 해요」
202
「내가 장가를 들면 R氏[씨]는 더 외롭게 되지 안켓소」
203
「고맙소이다마는 두 사람이 결혼 못할 경우면 일즉이 누가 먼저 해결하난거시 됴켓지」
205
「나는 남편되는 사람에게 절대로 복종할 사람이 못되니 그럿치」
206
「그건 올흔 말이야 R氏[씨]와 갓치 個性[개성]이 强[강]한 女子[여자]는 내가 주체를 못할 터이니 그러치. R氏[씨] 내가 正直[정직]한 말을 하지」
208
「그러나 女子[여자] 친구로선 R氏[씨] 갓치 잘 理解[이해]해 줄 사람이 드물어」
209
「우리 求遠[구원]히 스트랜드가 되어 응」
211
「그런대 R氏[씨] Y氏[씨]가 M을 紹介[소개]하는대 R氏[씨]도 M을 잘 알지」
216
「先生[선생]의 要求[요구]하는 女性[여성]으로 適合[적합]하지」
218
「 그러치요 그러나 여보 장가 들나고 권고는 해소마는 아직 경제긔초도 잡히지 안코 식구만 늘니면 엇저겟쇼」
219
「그래 내 사정을 잘 아는 말이야 그러나 성가서 견딀수 잇서야지」
220
「그도 그래 속히 그 問題[문제]는 カタツケル(처리)하난 거시 조흘지도 몰나」
224
그 後[후] 몃 달 동안 가지도 오지도 아니 햇다. R은 그의 婚姻問題[혼인문제]에 방해업도록 エンリヨ(조심) 한 거시오. S는 M과 자미 보너라고 R을 차질 時間[시간]이 업섯든 닭이다.
225
어느날 郵便(우편) 配達夫(배달부)는 R의게 西洋[서양] 封套(봉투) 한 장을 傳[전]해 주엇다. 그거슨 S와 M이 某月[모월] 某日[모일] 某處[모처]에서 結婚式[결혼식]을 擧行[거행]한다는 청첩이엿다. R은 그거슬 들고 한참 서서 먼 山[산]을 바라보고 섯섯다.
226
그들은 과 갓흔 살님을 하고 잇다. 婚姻[혼인]한지 一年[일년]이자 둑 게비갓흔 아들을 나핫다. R은 타래버선을 사가지고 가서 축하하엿다. 언제든지 R이 차자가면 S內外[내외]는 반겨하엿다. S도 지나는 길에 혹 일부로 R을 차젓고 R도 혹 군색할 면 돈좀 우라고 S를 차자간다. 이와갓치 親密[친밀]하게 지내는 中[중]이엿다.
227
R은 Y의 동서내와 共同生活[공동생활]을 하고 잇든 中[중] Y의 시아버니가 도라가섯다. S는 그 조상으로 왓다. 조상을 마치고 二層[이층] Y에게로 왓다. S는
228
「어수선하니 우리 散步[산보]나 갑세다」
232
두 사람은 東大門行[동대문행] 電車[전차]를 타고 終点[종점]에서 내렷다. S는 압흘 서서 가고 R은 뒤를 라 採石場[채석장]을 지나 조고마한 山[산] 등생이를 넘어 탑골 승방으로 向[향]하엿다.
235
「그런대 얻어케 길을 그리 잘 아시오」
236
「내가 전에 두 달 동안 여긔 잇섯는대요」
237
두 사람은 탁 터진 山[산]등생이에 올나섯다.
238
「아 참 시원하다 공긔가 조탄 말이야」
240
「그런대 여보 내 사건 하나 맛하주랴오」
243
「인제서 겨오 다랏군 느젓지 느젓서」
244
「넘오 야속하게 하니 반항심이 生[생]기는구면」
246
「자네 스트를 ツクス(다하다) 해주랴나」
247
「물논 キミノコトナラ(자네의 일이라면)」
248
アリガトウ デワハジメテ 見[견]マシヨウ(고마워, 그럼 시작해볼까)
249
以來[이래] 두 사람 사이에는 無限[무한]한 苦痛[고통] 無限[무한]한 충돌이 거듭하엿스나 亦是[역시] 안 보면 보고십고 애연하고 맛나면 반가우며 이야기가 만하 는 피 는 가슴이 몃번이나 그 友情[우정]을 그릇칠 듯 하엿스나 아직지도 아람다온 남매로 지내나니 過去[과거] 現在[현재] 아니라 未來[미래]에도 그러할 거시라
251
한 男性[남성]에게 失信[실신]함은 萬人[만인] 男性[남성]에게 失信[실신]함이라 信義[신의] 잇게 옛 친구를 직혀가며 新生活[신생활]을 開拓[개척]하랸다
252
새 것은 옛 질을 버스며 發芽[발아]한다 새 胚種[배종]은 헌 皮殼[피각]의 內部[내부]에 存在[존재]하엿다 그럼으로 흔 皮殼[피각]을 말판삼아 이러나는 거시다 사랑하는 옵바야 네가 或[혹] 내 新生活[신생활]의 발판이될는지 누가 알니
253
(『三千里[삼천리]』, 193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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