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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추운 겨울날, 바람 찬 길거리에서 발발 떨면서 오고가는 사람에게 성냥을 파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얼굴은 퍽 영리하면서 머리가 귀를 덮도록 깎지 못하고 버선도 신발도 못 신고 맨발로 앙상하게 걷는 것을 보아 몹시도 빈한한 집에 태어난 소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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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 좀 팔아 주십시오. 단 한 갑만이라도 팔아 주십시오. 저는 오늘도 아침을 굶어서 배고 고파 못 견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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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신사 옆에서 애걸하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서 글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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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부터 안 산다고 고개를 흔들던 신사도 그 불쌍한 애원을 듣고 돈 주머니를 꺼내었습니다. 그러나, 1전(錢)짜리 한 푼을 줄 터인데 5원(圓)짜리 지폐밖에 없으므로 잔돈이 없어서 못 사 주겠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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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가서 바꾸어다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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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소년은 다시 애걸하여 5원짜리를 받아 들고 길 건너편으로 뛰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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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7분! 10분이 지나도 소년이 돌아오지 않으므로 신사는 비로소 의심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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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내가 잘못하였다. 그 따위 아이들은 마음이 불량하여 도둑질도 한다는데 5원짜리를 그냥 주었으니 다시 돌아올 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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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후회하면서 또 5분, 또 10분 기다려 보아도 그래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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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단념하고 그냥 가려 하는데 그 때에 조그만 아주 조그만 어린아이 한 사람이 두리번두리번하면서 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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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십시오, 당신께서 조금 아까 성냥을 샀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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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종이에 싼 것을 내어 주므로 받아서 펴 보니까 잔돈으로 바꾼 것 5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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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애는 우리 언니인데 돈을 바꾸어 가지고 오다가 자동차에 치어서 못 오게 되고 제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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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터질 듯하면서 하는 말을 듣고 신사는 깜짝 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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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자기의 바쁜 시간도 잊어버리고 어린아이를 덥석 안고 황급히 뛰어갔습니다. 가 보니 도깨비집같이 다 쓰러져가는 집 속의 행랑방 속에 아까 성냥 팔아 달라고 조르던 소년이 자리 위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 불쌍한 얼굴, 그 뼈가 저리는 앓는 소리! 신사는 들어서자마자 눈물 먼저 고여서 아무 말도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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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버지, 어머니가 다 돌아가시고 형님도 아저씨도 없어서 우리끼리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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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쳐서 못 가게 되는 줄은 모르고 기다리실까봐 제 동생을 보냈습니다. 기다리고 계시지를 않거나 동생 아이를 찾지를 못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인제 정직하지 않은 아이라는 이름은 듣지 않게 되어서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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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는 한숨을 내어 쉬는데, 신사는 그 말을 들을 때 전신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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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소년은 어린 동생의 우는 얼굴을 바라보면서 웬일인지 눈물이 비오듯 흐르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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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우지 마라. 네 동생은 내가 보호해 줄 것이니 안심하고 어서 속히 병원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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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6권 7호, 1928년 12월호,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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